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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알로에 사랑, 이젠 유기농까지

위기의 회사 변신 이끄는 ‘구원투수’… 대체의료 전문기업 거듭나기 시동

(주)김정문알로에 최연매 부회장

국내 알로에 기업의 원조격인 김정문알로에가 ‘탈(脫) 알로에’를 선언하고, 브랜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기존의 알로에 제품뿐 아니라 건강기능식품을 비롯 화장품, 이온수기, 유기농식품 등을 판매하는 ‘대체의료 전문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03년 부도 위기에 처한 회사에 ‘구원투수’로 투입돼 경영을 정상화시킨 최연매 부회장이 김정문알로에의 변신을 이끌고 있다.

김정문알로에는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1975년 김정문 창업주가 국내 최초로 알로에 아보레센스를 도입하고, 80년 아프리카가 원산지인 알로에의 국내 재배에 성공하면서 김정문알로에는 알로에 대중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일반인들에게 알로에 하면 김정문알로에를 떠올릴 정도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았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위상은 급격하게 추락했다. 98년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다는 차원에서 회사 경영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겼지만 외형만 키우다가 부도 직전까지 가는 상황을 맞았다. 그 사이 경쟁 회사들이 시장을 잠식해 김정문알로에는 시장 점유율 3위로 주저앉았다.

2003년 6월 창업주인 김정문(78) 회장이 복귀하고, 부인 최연매(45) 부회장이 경영을 맡으면서 회사는 빠른 속도로 안정을 되찾았다. 특히 최부회장은 무분별한 영업이나 불필요한 경비를 줄이는 등 원가를 절감하고,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해 1년 만에 회사를 정상궤도에 올려 놓았다. 또 현장과 밀착된 조직관리를 통해 느슨했던 방문판매조직을 강화하는 등 내실을 다졌다.

국내산 알로에 원료만 고집

지난해까지 경영 합리화에 주력한 김정문알로에는 올 들어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고 있다. 올해 경영방침은 ‘더블(double) 경영’. 기업 외형을 두 배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방문판매 조직을 확대하고, 신규 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최부회장은 “김정문알로에는 오래 전부터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왔다”면서 “알로에 전문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해 소비자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대체의료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탈 알로에 기업’을 선언했지만 여전히 알로에는 김정문알로에의 주력사업 부문이다. 알로에는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키토산, 클로렐라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시장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대부분의 알로에 기업들이 멕시코나 러시아 등 외국산 알로에를 쓰고 있는 반면 김정문알로에는 김제 생산본부(2만평)을 비롯해 제주 농·공장(5만평)에서 재배한 국내산 알로에만을 고집하고 있다. 생산원가가 비싸지만 그만큼 품질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최부회장은 “우리 땅에서 자란 알로에가 우리 몸에 가장 잘 맞는다”면서 “소비자들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김정문알로에 제품을 찾는다”고 말했다.

특히 김정문알로에의 김제 농·공장은 국립 농산물 품질관리원으로부터 친환경 농산물 인증을 획득한 유기농 농장으로, 농약·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퇴비를 사용해 알로에를 재배하고 있다. 또 현지에서 바로 가공하기 때문에 신선한 제품을 생산,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원료도 국내산을 고집하지만 제품을 만드는 공법에서도 다른 회사와 차별화된다. 김정문알로에는 저온살균 방식을 채택해 알로에 성분의 파괴를 최소화하고 있다. 또 국내에서 생산, 제조되기 때문에 제품에 방부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국내 알로에 기업의 원조답게 김정문알로에는 자체 자연과학연구소를 운영하며 연구개발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박사 1명, 석사 7명 등 12명으로 구성된 연구인력은 알로에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명공학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김정문알로에는 지난 93년 국내 최초로 합성 보존료를 첨가하지 않은 알로에 겔 ‘베라겔’ 용액의 제조 방법을 개발해 특허등록하는 등 8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김정문알로에는 연간 전체 매출액의 4%를 연구개발비로 투자하고 있는데 2010년까지 1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최부회장은 “지난해 1월부터 고려대·원광대·H&BT사와 협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기존의 알로에 기능성을 한층 더 발전시킨 차세대 알로에를 2007년까지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특정 병증에 효과가 있는 제품 등 기능성 알로에 제품개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김정문알로에는 주요 유통 채널인 방문판매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 300여개의 지점에서 약 5,000명의 카운슬러가 활동하고 있는데 올해 이를 8,0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최부회장은 “그동안 김정문알로에의 판매조직은 다소 보수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올해는 지점을 늘리고 카운슬러를 고급화·전문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현장의 목소리를 제품개발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신규 카운슬러의 교육을 강화해 전체적으로 영업능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유기농·휴양단지 등 사업 다각화

김정문알로에는 지난해 11월, 유기농 사업법인인 (주)김정문테크를 설립하고 유기농 식품 전문 브랜드 ‘내안의 자연’을 론칭했다. ‘내안의 자연’은 화학비료와 농약을 배제한 자연 그대로의 청정 유기농 식품을 인터넷쇼핑몰(www.natural62.com)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김정문알로에는 유기농 프랜차이즈 기업인 ‘신시’와 제휴를 맺고 오프라인으로 진출한다. 신시가 유기농 식품 공급을 맡고, 김정문알로에는 영업과 경영을 지원하는 형태다. 현재 신시는 전국적으로 6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부회장은 “친환경 유기농 사업은 인간사랑·자연주의를 지향하는 김정문알로에의 기업이념과도 부합되는 사업”이라면서 “이익도 중요하지만 기업이념을 실현하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화장품 사업도 사업 다각화의 한 축이다. 전체 매출에서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5%선. 올해 이 비중을 30%대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화장품의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기능인 보습은 알로에의 효능 가운데 하나다.

효능이나 약리적인 효과에 힘입어 특별한 광고 없이도 구전을 통해 형성된 알로에 화장품 마니아층은 두터운 편이다. 특히 김정문알로에의 화장품은 제주산 알로에베라를 원료로 사용해 우리 여성 피부에 잘 맞는다는 점 때문에 경쟁력이 충분하다.

하지만 아직 소비자들에게 인지도가 낮은 것이 한계로 지적되어 왔다. 김정문알로에가 화장품을 만든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회사 측은 그동안 알로에 전문기업이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화장품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부회장은 “고가 기능성 화장품을 꾸준히 개발하는 한편 광고 등을 통해 브랜드 노출을 확대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정문알로에는 제주도 농장을 대형 리조트로 개발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 농장에서는 450여 종의 알로에를 재배하고 있는데 전시관과 식물관 등을 갖추고 있다. 이를 보완해 2007년까지 스파·명상센터·세미나실 등을 갖춘 건강휴양단지로 탈바꿈시킨다는 것이다. 방문객들에게 알로에 체험 프로그램이나 유기농 자연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러한 사업 다각화를 통해 김정문알로에는 대체의료 전문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비전을 세워놓고 있다. 대체의료는 쉽게 말해 ‘자연치유 행위’로 물치료·식이요법 등이 대체의료의 범주에 속한다. 김정문알로에는 이온수기·기능식품·유기농식품 사업을 통해 고객들이 자연치유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해외 진출로 불황 타개

국내 시장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국내 알로에 기업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전세계 알로에 원료시장(5,000만 달러)의 40%를 공급하는 회사도 국내 기업이다. 김정문알로에도 일찍부터 해외에 진출했다. 지난 93년부터 본격적인 수출을 시작해 미국·중국·호주 등 세계 주요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 99년에는 미국 기업과 300만 달러 수출 계약을 체결해 알로에 본고장에 역수출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2001년에는 호주의 세계적인 알로에 업체인 ‘하이테크 알로에 베라’ 사와 연구개발 및 마케팅 등 업무전반에 관한 제휴를 체결했다. 2001년에는 미국 LA 지사를 설립하고 현지인들을 위한 마케팅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지에서 새로운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는 히스패닉계를 겨냥한 스페인어 카탈로그를 제작하기도 했다.

불황으로 인해 내수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김정문알로에 역시 지난해부터 해외시장 개척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알로에 센스가 일본 후생성 심사를 통과해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올해는 일본 수출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중국 내 현지 미용실을 대상으로 한 알로에 제품 판매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심양·상해·북경 등 대도시에 이어 내륙 쪽으로도 진출해 활발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김정문알로에의 화장품은 중국 백화점 400여 곳에 입점돼 있다. 최부회장은 “김정문알로에의 화장품은 중국 백화점에서 명품 대접을 받고 있다”면서 “홍콩, 대만 등 아시아 거점 도시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정문알로에는 30년의 역사 동안 큰 위기가 여러 번 있었다. 80년대 초 불량 알로에가 범람하고, 가격 덤핑이 만연하면서 회사가 존폐 기로에 놓인 적도 있었고, IMF 외환위기 때도 제품 판매가 급감하고 운영자금이 부족해 휘청거렸다. 전국 판매조직이 “회사만은 살려야 한다”며 물건을 받기도 전에 회사에 대금을 지급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김정문알로에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2003년에도 부도 직전까지 갔지만 현 경영진과 직원·판매조직의 노력으로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 최부회장은 “지금의 김정문알로에를 있게 한 것은 바로 고객들”이라면서 “진실되고 정직한 제품으로 보답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업계 1위 탈환 목표”

김정문알로에는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생활보호 대상자들에게 건강기능식품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산수유꽃’ 제도와 굶주려 죽어가는 빈민국의 아동을 구제하기 위해 1만명이 매달 1만원씩 보태 1만명을 돕는다는 취지의 ‘만만만(萬萬萬)생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만만만생명운동은 20여개국의 약 300여명의 아동을 매달 돕고 있다.

최부회장은 “아직 목표했던 수치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만만만생명운동을 보다 활성화하는 것도 주요한 경영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김정문알로에는 알로에 묘목 나눠주기 캠페인이나 알로에와 국화축제를 개최하는 등 환경운동에도 적극적이다.

현재 국내 알로에 시장 규모는 약 5,000억원대다. 남양알로에가 약 2,000억원의 매출로 1위 업체다. 김정문알로에는 지난해 6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목표는 700억원. 아직 상당한 격차가 나지만 최연매 부회장은 몇년 내 업계 1위를 다시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다. 지사장으로 10여 년을 현장에서 보낸 경험을 바탕으로 위기에 빠진 회사를 구해내 최고경영자(CEO)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은 최부회장은 “시련을 겪으면서 자신감을 회복했다”면서 “반드시 알로에 원조기업의 자존심을 다시 찾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 김정문알로에 연혁

1975 국내 최초로 알로에 아보레센스 보급
1976 한국 최초의 알로에 전문회사 (주)알로에의 집 설립
1980 알로에 베라 수입·재배 시작
1983 김정문알로에 연구소 설립
1987 김제 농장 설립
1989 제주 알로에 농장 설립
1990 (주)김정문알로에 법인 전환, 김제공장 설립
1991 천안 화장품 공장 준공
1995 미국 현지법인 그린웨이브(GREEN WAVE) 설립
1996 알카리온 이온수기 및 헬시큐어 판매,
건식업계 최초로 ISO 9001 인증 획득
2002 부설 자연의학연구원 개원
2003 최연매 부회장 취임(현 대표이사)
2004 유기농 식품 브랜드 ‘내안의자연’론칭

[유기농 브랜드 '내안의 자연']‘신시’와 제휴해 프랜차이즈 사업 본격화

유기농 식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유기농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보니 가짜 유기농 사건이 심심찮게 터져 나올 정도다. 그동안 한살림 등 생협 위주로 유통되던 유기농식품은 백화점과 할인점 식품매장을 차지한 지 오래고, 풀무원과 같은 대기업도 속속 뛰어들고 있다.

김정문알로에도 지난해 11월 유기농 사업법인인 (주)김정문테크를 설립하고 ‘내안의 자연’이라는 브랜드로 유기농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는 자체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100여종의 유기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는데 조만간 오프라인 매장을 낼 계획이다.

현재 국내 유기농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한겨레초록마을, 신시, 무공이네집, 올가 등이 있다. 김정문알로에는 신시와 제휴를 맺고 ‘내안의 자연-신시’라는 브랜드로 로드숍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신시가 유기농산물의 유통을 맡고, 김정문알로에는 영업과 경영을 지원할 계획이다.

내안의 자연-신시는 기존 유기농산물에 1차 가공식품 등을 갖춘 유기농 전문매장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문혜영 부장은 “두 회사의 장점을 잘 살린다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유기농 프랜차이즈 시장의 1위 브랜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연매 부회장은…] 위기관리능력 뛰어난 지사장 출신

최연매 부회장이 알로에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1991년. 평소 미용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교직 생활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찾던 중 알로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청주의 한 알로에 대리점을 인수했다. 물론 김정문알로에를 판매하는 곳이었다. 500명의 회원이 있다는 이야기만 믿고 대리점을 인수했지만 정작 회원은 단 3명에 불과했다고. 대리점 위치도 외진 곳에 있어 영업환경이 최악이었지만, 최부회장은 ‘고객이 고객을 낳는다’는 신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한 결과 매출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다. 전국 지부에서 1등을 할 정도로 탁월한 영업 성과를 거두면서 충청지역 대표로 발탁되기도 했다.

97년 김정문 회장과 결혼 후 전업주부로 생활하던 최부회장이 다시 사업가로 나서게 된 것은 지난 2003년, 김정문알로에가 경영위기에 봉착하게 되면서부터다. 김회장과 함께 경영일선에 나선 최부회장은 빠른 시간에 회사 경영을 정상화시키면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최부회장은 부회장에 취임한 뒤 칭찬하기 운동을 펼쳐 직원들의 기를 살리고, 매월 1회 새벽 6시에 관리자급 직원들과 ‘제안 미팅’을 개최하는 등 침체된 기업 분위기를 일신하는 데 주력했다. 실현 가능성이 있는 아이디어와 여러 부서의 협력이 있어야만 추진할 수 있는 다양한 의견이 이 미팅을 통해 제안되고 있다.

최부회장이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이자 김회장은 거의 모든 회사 경영을 그에게 일임한 상태다. 최부회장은 “자연주의·인간존중·사회기여라는 회사의 경영철학을 실천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대체의료 전문기업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비즈넷타임스 출판호수 114호 | 입력날짜 2005.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