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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유전자 조작으로 동물 수컷의 바람기를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이 바람기 치료법이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일간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는 16일 미 에모리대 래리 영 교수팀이 유전자 조작으로 ‘바람둥이’ 들쥐를 조강지처에 충실한 ‘가정적인’ 들쥐로 바꾸는 방법을 발견했다고 과학잡지 네이처를 인용해 보도했다.
영 교수팀은 평생 암컷 한마리와 사는 평원 들쥐와 여러 암컷과 난잡한 짝짓기를 하는 목초지 들쥐를 비교한 결과, 목초지 들쥐에게는 전뇌의 ‘배쪽창백(ventral pallidum)’이라는 부위에 바소프레신 수용체가 거의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바소프레신은 뇌하수체 후엽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항이뇨작용과 혈압상승작용 등을 한다.
연구팀은 이 바소프레신 수용체 유무가 들쥐의 바람기를 결정한다고 보고, 목초지 들쥐의 전뇌에 바소프레신 수용체를 함유한 바이러스를 투여하는 실험을 했다.
실험 결과 바이러스가 투여된 목초지 들쥐는 한번 가정을 꾸민 뒤에는 다른 암컷에 노출되더라도 ‘조강지처’하고만 짝짓기를 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연구진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짝짓기를 할 때 분비된 바소프레신이 전뇌의 배쪽창백과 작용해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고, 수컷은 이 행복감을 처음 짝짓기한 암컷과 연관시킴으로써 상대에게 충실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바소프레신 시스템은 인간을 포함한 대부분의 포유동물에게도 작용한다.
안석호기자 [세계일보 2004-06-17 19:1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