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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6가지 법칙 -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 다이제스트·권춘오 북코스모스
어 미 칠면조에게 있어서 새끼 칠면조의 냄새나 신체 접촉, 그리고 생김새는 아무런 자극을 주지 않는다. 오직 새끼 칠면조의 ‘칩칩’ 소리가 있어야만 어미 칠면조는 자기의 새끼를 돌보기 시작한다.
심지어는 칠면조와 천적관계에 있는 족제비의 박제에 녹음기를 내장하여 새끼 칠면조의 ‘칩칩’ 소리를 내면 어미 칠면조는 박제 족제비를 자기 새끼라고 생각하고 품에 안기까지 한다.
프롤로그 - 설득 심리학으로의 초대
어미 칠면조의 모성적 본능은 ‘칩칩’이라는 소리 하나에 마치 자동인형처럼 작동한다. 그런데 이러한 자동화된 행동은 어미 칠면조에만 국한된 현상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고정행동유형이라고 불리는 이러한 특이한 행동은 언제나 똑같은 순서로 그리고 변함 없이 일정한 방식으로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고정행동을 유발하는 ‘칩칩’ 소리와 같은 특정한 ‘유발인자’가 존재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우리 인간에게도 미리 프로그램된 고정화된 행동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고정화된 행동을 유발시키는 유발인자가 작동하면 우리는 상황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기도 한다.
‘열려라 참깨’라는 암호에 의해 육중한 동굴 문이 자동으로 열리듯이 적절한 유발인자가 작동하면 우리는 정해진 행동을 순서에 따라 자동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한 인디언 보석 가게에서 지배인이 평소 가격의 1/2로 판매할 예정이었던 터키옥의 가격을 실수로 2배로 매겼다.
그런데 그렇게 가격이 오르자 관광객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어서는 삽시간에 터키옥을 매진시키고 말았다. 이는 ‘비싼 것 = 좋은 것’이라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고정관념에 터무니없는 터키옥의 가격이 유발인자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동화되고 고정관념화된 행동들은 인간의 삶을 유지하기 위하여 꼭 필요한 행동일 뿐만 아니라 많은 경우에 효과적이기도 하다. 우리는 지금 쉴 새 없이 변화하는 복잡다단한 환경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빠르게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고정관념에 기대고 어림짐작에 따라 행동할 수밖에 없다. 물론, 고정관념이나 유발인자가 요구하는 행동이 항상 주어진 상황에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고정관념이나 유발인자가 요구하는 행동의 불완전성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1. 상호성의 법칙
어떤 대학교수가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실험을 한 적이 있다. 성탄절을 맞아 자신이 전혀 알지 못하는 낯선 사람들의 이름과 주소를 전화번호부에서 무작위로 선정하여, 그들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냈다.
그리고는 낯선 사람들로부터 얼마만큼의 답장이 올까 궁금해했는데 놀랍게도 엄청난 양의 카드가 답신되었다. 카드를 받은 사람들은 카드를 받으면 무조건 답신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따라 행동하였던 것이다.
상호성의 비밀
심리학자인 리건은 두 사람씩 짝을 지어 다양한 그림을 감상하고 그것을 평가하도록 하였다. 리건의 실험 조교인 피터는 실험 중 휴식시간마다 잠시 자리를 비우고는 옆방에서 콜라를 가져와 자기 상대가 되는 피실험자들 중 절반에게는 콜라를 선사하였지만, 나머지 절반에게는 아무런 호의를 베풀지 않았다.
그리고는 그림에 대한 평가 작업이 모두 끝나기 직전에, 피터는 실험에서 자신의 상대가 되었던 피실험자들에게 넌지시 자선 모금을 위해 1달러짜리 행운권을 사줄 수 없겠느냐고 요청하였다.
이 실험의 결과, 피터에게 콜라를 얻어먹었던 피실험자들이 아무런 호의를 받지 않은 피실험자들보다 놀랍게도 무려 2배나 많은 행운권을 구입해 주었다. 이는 상호성의 법칙이 얼마나 막강한 설득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는가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호성의 법칙을 활용한 마케팅의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공짜 샘플의 제공이다.
공짜 샘플이 가장 많이 제공되고 있는 장소는 슈퍼마켓이다. 슈퍼마켓?가면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음식을 시식하는 장면이 눈에 띈다. 여기서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 조금 더 들어 보라고 권하는 판매원의 면전에서 공짜 음식을 시식하는 데 사용했던 이쑤시개만을 휑하니 남겨둔 채 아무런 제품도 구입하지 않고 유유히 사라지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상호성의 속임수
어느 날 내가 연구실로 가고 있을 때 11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가 다가왔다. 그 소년은 보이스카우트 단원이라고 말하면서 기부금 모금을 위해 서커스를 여는데 한 장에 5달러 하는 입장권을 사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서커스를 싫어했기 때문에 한마디로 거절했다. 그러자 소년은 ‘정 그러시다면, 대신 하나에 1달러 하는 초콜릿 캔디라도 몇개 사 주세요’라고 하였다. 나는 하는 수 없이 초콜릿 캔디 2개를 샀다.
상호성의 법칙은 다른 사람이 우리에게 베푼 대로 우리도 그에게 되갚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논리로, 상대방이 양보하면 나도 양보해야 한다는 주장은 어떨까? 놀랍게도 내가 처했던 입장이 바로 이와 똑같은 상황이었다.
소년은 처음에 5달러 입장권을 팔려 하였다가 거절당한 후 1달러짜리 초콜릿 캔디를 파는 것으로 양보하였다. 이번에는 내 차례였다. 상호성의 법칙에 따라 나도 무언가 양보를 해야만 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캔디를 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상호성의 법칙이 상호간의 양보를 이끌어내는 이유는 두 가지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이유는 상대방이 양보하면 상호성의 법칙에 따라서 우리는 보답이라는 심리적 부담을 느끼게 되며 이러한 불유쾌한 느낌을 없애기 위해 양보하게 된다는 것이다.
둘째 이유는 마치 우리가 선물, 호의, 그리고 도움 등을 주고받는 것처럼 상대방의 양보에 따라 우리도 양보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2. 일관성의 법칙
캐나다의 한 심리학자는 경마장에서 사람들의 행동을 연구하던 중,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그것은 사람들이 특정 말에 돈을 건 후에는 돈을 걸기 전과 비교하여 그 말이 경마에서 우승할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물론, 돈을 걸기 전이나 돈을 건 후나 특정 말의 우승 확률에는 변함이 없다. 그런데도 일단 특정 말의 경마권을 사게 되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또 하나의 설득 도구인 일관성의 법칙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일관성의 법칙은 간단히 말해서, 우리가 지금까지 행동해온 것과 일관되게 혹은 일관되게 보이도록 행동하려 하는, 거의 맹목적인 욕구를 말한다. 일단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거나 입장을 취하게 되면, 그러한 선택이나 입장과 일치되게 행동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하여 그러한 부담감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가 이전에 취한 선택이나 입장을 정당화하는 방향으로 행동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기계화된 일관성의 함정
심리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이러한 일관성의 욕구가 인간 행동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동기 상태라고 주장해왔다. 그렇다면 이 일관성의 법칙은 우리로 하여금 평소에 우리가 하지 않던 행동도 하게 만들 만큼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을까? 그 대답은 물론 ‘그렇다’이다.
일관성의 동기나 일관성 있게 보이고자 하는 동기는 엄청난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하여 우리로 하여금 경우에 따라서는 스스로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게도 만든다.
왜 일관성의 욕구가 강력한 동기 상태를 내포하고 있을까? 일반적으로 일관성이 없는 것은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성격적 요소로 간주된다. 끊임없이 자기의 마음을 바꾸는 사람은 변덕쟁이로,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은 이중인격자라거나 심지어는 정신병자라고까지 불리기도 한다.
이처럼 심리적 일관성은 우리 사회에서 높은 가치를 부여받고 있다. 물론 그래야 마땅할 것이다. 이 세상에 일관성이 없다면 우리의 삶은 뒤죽박죽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 일관성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는 바로 그 믿음 때문에, 간혹 일관성 있게 행동하는 것이 주어진 상황에 적절하지 않을 때에도 우리는 아무런 생각 없이 자동화된 일관성의 습관에 따라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우에는 오히려 일관성의 법칙 때문에 큰 봉변을 당할 수도 있게 된다.
개입과 일관성의 심리전
일관성의 법칙이 우리의 행동을 결정짓는 데 만만찮은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사실을 인식할 때, 우리는 그 힘이 대체 어디서부터 시작되는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사회심리학자들은 그것은 개입 때문이라고 말한다.
내가 만약 당신을 어떤 일에 개입하게 만들 수 있다면, 나는 당신을 일관성의 포로로 만들어서 그 이후의 행동들을 자동적으로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당신이 어떤 일에 개입하여 특정한 입장을 취하기만 하면, 그때부터 당신은 결정된 입장에 따라 일관적으로 행동하게 되기 때문이다.
개입의 전략은 매우 효과적이다. 한국전쟁 중 많은 미군 병사들이 중공군의 포로 수용소에 수용되어 있었는데, 중공군은 어렵지 않게 미군 포로들이 서로 감시하고 고발하도록 만들었으며, 이로 인해 미군 포로들의 수용소 탈출 계획은 번번이 사전에 탄로가 나서 대부분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미군들의 이러한 행동은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었던 행동 유형이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이는 중공군이 개입과 일관성의 심리전을 사용하였기 때문이다. 처음에 미군 포로들은 매우 하찮은 것으로 보이는 예를 들어 ‘미국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라는 등의 주제를 가지고 작문하도록 요청받는다. 일단 이러한 가벼운 요청을 승낙하게 되면, 다음 단계는 조금 더 심각해진다.
즉, 어떤 측면에서 미국이 완벽한 나라가 아닌가에 대해 조목조목 나열하기를 요청받는다. 그리고 나중에는 포로들의 토론 시간에 자신의 이름이 서명된 미국의 문제점에 대한 자기의 작문을 정식으로 직접 공개하게 한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포로는 미국이 완벽한 나라가 되지 못하는 이유를 계속해서 생각해내게 되고, 공개 토론에도 더욱 활발히 참여하게 된다.
그때쯤 되어서 중공군은 이 가엾은 미군 포로들의 반미국적인 작문 내용을 그의 이름과 함께 그들과 대치하고 있는 미군 부대를 향하여 라디오 방송을 한다. 갑자기 이 포로는 적에게 협력하는 자로 변신해 버렸다.
그런데 자신의 작문이 어떠한 외부적 강압에 의해 억지로 강요되어 작성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포로는, 자신의 생각이 자발적으로 반미국적으로 변했다고 생각하게 되고 변해버린 자신의 새로운 이미지에 충실하기 위하여 나중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적에게 협조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3. 사회적 증거의 법칙
스탠드 바의 바텐더들은 영업 시작 전에 팁을 담는 유리병에 미리 1달러짜리 지폐 몇장을 넣어둔다. 이렇게 바텐더에게 팁을 남기는 것이 적절한 행동이라는 인상을 손님에게 의도적으로 주입시키기 위해서이다. ‘가장 많이 팔린’, ‘무섭게 성장하는’ 등과 같은 광고 카피들도 사회적 증거를 이용하여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코미디 프로가 들려주는 가짜 웃음
TV 코미디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가짜 웃음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설문조사를 해본 결과 대다수의 사람들은 가짜 웃음에 대하여 매우 비판적이었다. 그들은 가짜 웃음이 바보스러우며 어색하고 또한 그것이 가짜라는 것이 너무도 명백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V 제작자들이 가짜 웃음을 프로그램에 그토록 자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가짜 웃음을 사용하면 사람들이 그 프로그램이 더 재미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가짜 웃음이 왜 그토록 효과적인가를 이해하기 위하여, 우리는 ‘사회적 증거’라는 세번째의 설득 법칙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이것에 의하면, 무엇이 옳은가를 결정하기 위해서 우리가 사용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다른 사람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것이라고 한다.
즉, 특별히 주어진 상황에서 우리 행동의 옳고 그름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행동을 같이 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대로 행동하는 경향은 여러모로 매우 유용하다.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들이 하는 대로 행동하게 되면, 즉 사회적 증거에 따라 행동하면 실수할 확률이 줄어든다.
그러나 사회적 증거의 이러한 특성은 장점인 동시에 약점이 되고 있다. 사회적 증거의 법칙을 맹목적으로 따르게 되면 이를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에 의해 이용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짜 웃음의 예는 우리가 사회적 증거에 따라 아무 생각 없이 반응했을 때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는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우리가 사회적 증거의 법칙에 따라 언제 웃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단서로 다른 사람들의 실제 웃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명백한 가짜 웃음에 반응한다는 데 있다.
즉, 유머 그 자체에 반응하여 웃는 것이 아니라, 유머를 구성하는 일부분에 불과한 웃음소리에 반응하여 웃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다수의 무지’가 부른 길거리 살인사건
일반적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상황이 애매모호하고 불확실성이 높아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쉽게 알 수 없을 때,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보고 그대로 따라 행동하는, 즉 사회적 증거에 따라 행동하는 경향이 매우 높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증거에 의한 행동유형은 대단히 애매모호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모든 사람들이 타인의 행동대로 행동하려 하는 경향을 보이는 ‘다수의 무지’라는 매우 흥미 있는 현상을 만들어낸다.
뉴욕시의 퀸스(Queen’s)구에서 벌어진, 처음에는 평범한 살인사건에 불과했던 한 사건은 그 사건을 목격한 구경꾼들의 무관심 때문에 전국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제노베스라는 이름의 20대 후반의 여성이 밤늦게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집 근처에서 괴한에게 습격을 당하여 살해되었다. 뉴욕처럼 거대하고 번잡한 대도시에서 이러한 종류의 사건은 <뉴욕타임스>의 짤막한 기삿거리에 불과하였다.
그런데 사건 발생 일주일 후 <뉴욕타임스> 편집국장인 로젠탈이 경찰국장과 점심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살해된 제노베스가 오랜 시간 고통을 당하면서 수많은 목격자 앞에서 서서히 숨을 거두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습격자는 무려 35분 동안이나 대로에서 그녀를 쫓아다니면서 3번씩이나 그녀를 칼로 찔렀고, 그녀가 습격당하고 있는 동안 38명이나 되는 그녀의 이웃들이 아파트 창을 통하여 그녀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어느 누구도 경찰에 연락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로젠탈은 이 이야기를 듣고는 <뉴욕타임스> 1면 톱 기사로 그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는 기사를 게재하였는데 그로 인하여 전국은 온통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그 소식을 접한 사람은 누구나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그 상황에서 38명의 선량한 시민이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구경꾼들 자신도 스스로 헤아리지 못하고 있던 어떤 이유가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이 사건을 사회심리학적인 차원에서 설명하고 있다. 첫째는 너무도 많은 사람이 그 상황에 함께 있기 때문에 위기에 처해 있는 사람을 도와줄 개인의 책임감이 분산된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도와주겠지’ 혹은 ‘이미 누군가가 경찰에 신고하였을 거야’라고 모든 사람이 생각한다면 위기에 처해 있는 사람은 결국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지 못하게 된다.
둘째는 사회적 증거의 법칙 중 ‘다수의 무지’라는 현상과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많은 경우에 위기 상황으로 보이는 사건이 사실은 위기 상황이 아닐 수도 있다.
옆집에서 요란스럽게 싸우는 소리는 강도가 침입했기 때문인가, 아니면 유난히 시끄러운 부부의 말다툼인가? 괜히 잘못 끼어들어서 욕먹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혹시 정말로 강도가 들었다면 도대체 어찌할 것인가? 이러한 불확실한 상황에서 개인은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조심스레 살펴본다는 것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도 그 사람처럼 사회적 증거를 찾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가급적 당황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서 주위 사람들을 냉정한 모습으로 살피게 되는데, 모두가 이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 비록 내부적으로는 당황하고 있어도 외부적으로는 모두가 침착하게 위기 상황을 바라만 보고 있는 모습을 연출하게 된다.
그 결과, 사회적 증거 법칙에 따라서 그 상황은 위기 상황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다수의 무지라는 현상이라고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다음호에 계속)
[저자 소개]다양한 설득 상황 사례 분석해 일반화
<설득의 심리학>의 저자 로버트 치알디니는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심리학과 석좌교수이며, 대학원 담당 연구 교수직도 겸임하고 있다. 위스콘신 대학,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컬럼비아 대학에서 각각 심리학과와 대학원 박사 과정을 마쳤으며, 인성과사회심리학협회의 회장을 지낸 바 있다.
저자는 설득 상황에 대한 다양한 사례들을 분석한 결과, 어떤 일정한 심리학의 법칙들이 상대의 승낙을 받아내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물론 설득전문가들만이 소기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이러한 법칙들을 알고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인들도 일상생활에서 어느 정도는 이웃과 친구와 연인과 가족과의 상호관계에서 이 법칙들을 이용하기도 하고 이 원리의 희생자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은 저자가 설득 과정에서 영향을 끼치는 6가지 심리학의 법칙, 즉 상호성의 법칙, 일관성의 법칙, 사회적 증거의 법칙, 호감의 법칙, 권위의 법칙, 희귀성의 법칙이라는 여섯 가지 설득의 법칙들이 사회에서 어떤 기능을 담당하는지, 또한 얼마나 상대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지를 상세하게 밝혀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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