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키운 봄꽃하나 열 꽃밭 안부럽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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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키운 봄꽃하나 열 꽃밭 안부럽다
정성을 쏟아 애지중지 기른 봄 화초가 며칠 만에 시들어 죽어버린다면 서운한 마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꽃을 처음 기르는 이들에게 한두 번쯤의 실패는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기본적인 요령 몇 가지만 터득한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꽃 전문가들에게서 꽃을 건강하고 오랫동안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았다.
꽃·잎 색깔 선명 탄탄한 줄기에 좋은 화초 고르기=꽃을 잘 키우려면 싱싱한 화초를 구입하는 것이 첫째다. 농수산물유통공사 화훼공판장의 김병철 경매사는 “꽃과 잎의 색깔이 선명하고 이파리에 시듬현상이 없으며 줄기에 힘이 강한 것이 좋다”고 말한다. 줄기 아랫쪽에 하얀 곰팡이 가루가 묻어있는 것은 피해야 하고, 꽃봉오리가 만개한 것보다 망울져 있는 것이 집에 가져가서 꽃을 오래 볼 수 있다. 화초 자체에 흠집이 없는 것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물이 심어져 있는 흙의 건강상태도 따져보아야 한다. 한국화훼협회 김현창 사무국장은 “일반 흙에는 세균이나 벌레의 유충이 섞여 집 안의 다른 화초에까지 병균을 옮길 우려가 있으나, 열 처리를 한 인조토양은 잡균을 없애 식물의 감염 가능성을 줄여준다”고 말한다. 인조토양을 사용했다는 것은 화훼농가가 화초의 품질 향상에 그만큼 신경을 쓴다는 증거로 받아들여도 좋다. 인조토양은 일반 흙보다 무게가 가볍고 밝은 색깔을 띤다. 화초의 뿌리가 화분에 밀착돼 있는지 여부도 짚어보아야 한다. 간혹 농장에서 화초를 맨땅에 심었다가 출하할 때 화분에 옮겨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화초는 외관상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뿌리가 정착이 안 돼 몸살을 앓다가 죽는 일이 흔하다. 식물의 몸체를 잡고 위로 약간 들어올렸을 때 식물이 뽑힌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피한다.
옮겨심을 때 물빠짐 신경 꽃 심는 요령=사온 꽃을 마음에 드는 화분에 옮기려고 할 때는 특히 물 빠짐에 신경써야 한다. 화분 바닥에는 굵은 자갈이나 잘게 부순 스티로폼을 깔아 배수가 잘 되도록 한다. 아파트 베란다에 실내 화단을 꾸미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에도 밑바닥에는 자갈, 모래 등으로 배수층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그 위에 부엽토, 모래, 흙을 1:1:2의 비율로 섞은 배양토를 채운다. 꽃가게에 가면 무게별로 1천~3천원 정도에 파는 분갈이용 흙을 구할 수 있다.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화초는 뿌리에 붙은 흙을 털지 말고 그대로 옮기는 것이 좋다. 화초를 심은 뒤 주변의 흙을 손으로 꾹꾹 눌러 다지는 것은 금기다. 흙이 뭉쳐져 배수가 안 될 뿐더러 뿌리의 호흡도 방해하기 때문이다. 흙을 작은 나무꼬챙이로 두드려주거나, 물을 준 뒤 흙이 꺼지는 부분에 흙을 보충해주는 방법이 바람직하다.
화초도 바람 자주 쐬어야 건강 꽃 관리의 지혜=각 가정마다 실내 환경이 다르고 화초의 습성도 다르므로 물 주는 간격을 일률적으로 정하기는 어렵다. 서울 양재동 꽃시장의 가브리엘농원 대표 장기순씨는 “대체로 화분 표면의 흙이 마르는 때가 물을 주는 시기”라고 말한다. 꽃을 살 때 주인에게 그 화초가 물을 좋아하는 습성인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 임파챈스, 국화, 시네라리아, 장미 등은 물을 자주 주어야 하는 반면 수선화, 히아신스 등 알뿌리 식물은 물 주는 간격이 길어도 된다. 물을 너무 자주 주어도 식물이 뿌리가 썩어 죽게 된다. 실내에서 화초를 기를 때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통풍문제다. 공기 역시 식물의 생육을 좌우하는 요소이므로 하루에 한두 번은 창문을 활짝 열어 바깥의 신선한 공기를 쐬도록 하고 필요하다면 선풍기를 틀어주는 것도 괜찮다. 거실이나 방에 있는 화분은 낮에 베란다 창가 쪽에 내놓아 햇빛을 충분히 받도록 하는 게 좋다. 화초를 오래도록 키우려면 영양분을 공급해 줘야 하는데, 알사탕 모양의 퇴비는 냄새가 안 나고 물을 줄 때 함께 녹아 간편하게 쓸 수 있다.
밑바닥 작잘 등 배수층을 미니 정원 꾸미려면=최근 유행하고 있는 미니 정원을 아파트 베란다에 손쉽게 꾸밀 수 있다. 먼저 바닥에 물과 흙이 새지 않도록 비닐을 깔고 그 위에 관엽식물과 화초의 화분을 색깔이나 높이가 조화를 이루도록 배열한다. 화분 주변의 테두리는 붉은 벽돌이나 나무토막으로 둘러준다. 한쪽에 물레방아, 맷돌, 개울식 조경물을 설치하면 자연의 운치가 느껴지는 정원이 완성된다. 조경물은 복잡한 설비 없이 전원만 연결하면 작동하는데, 15만원 안팎이면 살 수 있다. 계절이 바뀔 때 화분만 몇 개 교체하면 집 안에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