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공개소스 SW 부상
MySQL AB·J보스·버클리DB·톰캣자바서브렛엔진…
차세대 공개소스 프로그램 업체들이 뜨고 있다.
올해들어 미국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현상이라면 상업용 프로그램보다 공개소스 프로그램들이 뜨고 있다는 사실이다.
톰캣자바서브렛엔진, J보스(Boss), MySQL AB, PostgreSQL, 버클리DB 등 다소 생소하게 들리는 이들 공개소스 프로그램은 기존 리눅스나 아파치의 범주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역의 공개소스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을 가리켜 차세대 공개소스 프로그램이라고 부른다.
몇해전까지만 해도 절대 다수의 기업들이 마이크로소프트 `윈도'로 대표되는 상업용 프로그램들에 의존해왔지만 이제는 생각이 크게 달라지게 됐다. 공개소스 프로그램들의 안정성과 편리성이 입증되면서 어느 특정기업에 종속돼 비싼 값을 지불해야 하는 상업용 프로그램보다는 자체적으로 제작과 개조가 가능한 공개소스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공격적이고 진보적인 기업들은 이제 차세대 공개소스 프로그램들을 거리낌없이 사용하고 있다. 이들 차세대 공개소스 프로그램 특징이라면 실행능력과 응용성이 우수하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호텔체인점인 `라 퀸타 인스(La Quinta Inns)'는 새로운 온라인 예약시스템 구축을 위해 지금까지 사용해온 BEA시스템의 웹로직 응용서버 대신에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J보스라는 프로그램을 채택하기로 결정했다. J보스는 IBM의 웹스피어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고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자바2 엔터프라이즈판 프로그램과 호환이 가능하다.
MySQL은 차세대 공개소스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소프트웨어. 이는 PostgreSQL, 버클리DB처럼 IBM의 DB2와 오라클의 플래그십시스템과 같은 타입이다.
SAP는 지난해 자사의 SAP DB를 MySQL AB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아직 완료되지는 않았지만 80여명의 개발자들이 이전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연간 매출이 10억달러를 웃도는 미국 굴지의 패키지 여행업체인 내셔널레저그룹도 MySQL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이다. 오라클 제품을 구매해 사용해왔던 이 회사는 이미 항공편ㆍ호텔 예약부터 자동차 임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정보망을 J보스 프로그램으로 구축했다. 이 회사 재미 캐시 기술아키텍처 담당이사는 이렇게 토로하고 있다. "1년 6개월 전까지만 해도 누가 나더러 오픈소스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겠느냐고 물었다면 아마 나는 비웃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미국 최대의 여행예약 프로그램 공급업체이자 트래벨로시티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사브르홀딩스는 기존 콤팩 히말라야 서버를 포기하고 인텔서버 기반의 리눅스와 MySQL 혼합형 프로그램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 회사의 크레이그 머피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우리가 시스템을 바꾸려는 가장 주된 이유는 경비절감과 효율적인 프로그램 운영 때문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최소한 비용을 40% 정도 줄일 것으로 기대한다. 이는 수천만달러에 해당하는 엄청난 금액이다"고 말한다. 회사는 아직 공개소스 프로그램에 대해 100% 확신을 하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가장 핵심적인 재정거래 부문의 경우 상업용 프로그램인 휼렛패커드의 논스톱 시스템을 쓰고 있다.
공개소스가 보편화되면서 가장 위협을 받고 있는 업체가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이다. 몇해전까지 소프트웨어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해온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불길처럼 번지고 있는 공개소스에 대해 적잖은 위협을 느끼고 있다.
이 회사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책임자는 최근 "공개소스에 대항해 값은 기존 제품보다 훨씬 저렴하면서도 효율성은 크게 향상된 새로운 제품들을 공급하겠다"고 공언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SCO그룹이 제기한 공개소스 위헌과 특허권 침해 소송문제가 매듭지어지면 공개소스를 사용하는 기업들이 봇물을 이룰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미국의 전문 기술투자자들도 이들 차세대 공개소스 업체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이다. 공개소스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지난해 MySQL AB는 벤처캐피털사로부터 1900만달러를 끌어들였다. 130여명의 임직원으로 구성된 이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직원 30여명에 불과한 J보스도 지난달 별 어려움없이 1000만달러를 유치했다. 이 회사는 자사 J보스 계열 프로그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차세대 공개소스 업체들이 "누구나 자유롭게, 그리고 공짜로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리눅스의 본래 취지를 어느 정도 지킬 지는 의문이다.
이들은 현재 리눅스의 GPL(General Public Licence;일반공개라이선스) 범주안에서 제한된 상업활동을 하고 있지만 영리를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들인 만큼 리눅스의 이단자로 꼽히는 SCO그룹처럼 새로운 보호장벽을 쌓으려 들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LA=강일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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