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꾸물럭한 일욜, 아니 우리식 표현에 의하면 주일날
오전에 온 식구 모여 예배를 드리고 기분전환겸 웅이,환이
출동시켜 집주변 마당, 옥상 정리를 했다.
남편도 한 팔 걷어 부치고 큰 항아리 제멋대로 뒹굴는 걸
옥상으로 옮기고 앞마당 잔디 정리도 했다.
한 곁엔 잡초속에 파가 보일듯 말듯 싹은 텃지만
눈을 크고 뜨고 보아야 할 정도 잡초속에 묻혀
숨을 못 쉬고 있었다.
아이구 이 놈들 얼마나 숨통이 막힐꼬
내친 김에 호미들고 파 모종 고르느라 쭈그리고 앉아 두 줄
정리 했을까 두녀석 배 고파 죽겠다고 아우성 쳐
그래 점심 묵고 하자
오후에 할 일이 많은 듯 했는데 갑자기 다 해치운 것처럼 머리가 텅 비면서
갑자기 머리나 해야겠단 생각이 났는지 모르겠다.
대충 때우고 설거지 임무를 세 남자에게 남긴 뒤 영훈네로 향했다.
가겔 자주 비우고 돌아다닌다고 핀잔을 주었더니만 좀 샐죽해 진 모양이다.
아무리 촌 미용실이지만 전방을 벌려놨으면 진득하니 지키고 있을 양이건만
찾아 오는이 없고 수다떠는 이웃조차 코빼기도 안 보이면 궁둥이가 들썩 들썩
나갈 궁리만 찾는 영훈엄마였다.
그렇다고 어디 갔는지 모를 리 없는 동네이기에 금방 알 수야 있지만 맘 먹고
왔다가 문 걸어 있으면 왠지 서운하다.
책을 좋아한다면서 갈때마다 도서관에서 빌려다 쌓아 논 책들이 즐비하다.
그래도 취미 하나는 봐 줄만하다.
환타지 소설을 읽든 무협지를 읽든 다른 잡기에 빠진 거에 대랴
바란다면 부부가 좀 더 이해의 폭을 넓혔으면 좋겠다.
너는 너 나는 나 - 끝없는 평행선
한 사람 한사람 들여다 보면 정말 괜찮은 사람들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