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왜 이렇게 우울한지요?
사실은 남의 말에 귀가 얇은 남편 땜에 속상한 마음에 한 바탕 했답니다.
남편은 건설 임대업을 하는데 요즘 다 아시잖아요.건설 경기나 바닥을 기는 것을요~
일은 어찌 조금씩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두렵고 무서운 건 돈줄이 막혀서 아무리
새벽 부터 세 빠지게 일해줘도 비싼 기름값 내 돈 들여서 일해 줘도 수금을 안 되니
정말 죽을 노릇이지요.
근데 한 달전쯤 제법 큰 회사에서 약속어음 한 장을 수금 대신 들고 왔더라구요.
어려운 것은 크고 작고를 떠나서 똑같은 사정인것같아요.외환위기 이후 좀처럼
보기 드물었던 '어음'쪼가리를 다 받게 됐으니 말이예요~
대금 결제일은 10월 중순! 그 때만 해도 몇 개월 남은 어음이라서 불안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날까지 아무탈만 없다면 쓸모 없는 휴지가 될 일은 없을 거라고 믿으며
잘 보관하고 있었는데 남편이 전번에 어음을 달라고해서 전 또 별 생각없이 내준
적이 있었지요.솔직히 내주면서도 잘 알아 보고 하라며 신신당부를 했었답니다.
남편은 급한 대로 5백만원이 넘는 어음으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이지만 돈을 미리
땡겨 쓰는 '어음깡'이라도 한다며 그걸 아는 사람에게 인계를 한 모양입니다.
근데 오늘까지 돈을 주겠다던 업자는 돈이 없다며 배째라식으로 나온답니다~
남편은 오늘 그런 이유로 업자랑 대판 싸우는 바람에 기분이 개똥 밟은 날이 된 겁니다.
남편은 하도 화가 나서 내준 어음을 다시 달라고 했다지만 이미 어음은 나쁜 마음을
먹은 사람의 호주머니 깊숙이 들어간 지 오래인데...어떻게 그걸 다시 찾을 수가
있겠어요?
아무래도 불가능한 싸움이 될 것같아서 오늘밤 너무 저까지 너무 화가 납니다.
비록 어음 한 장이었지만 아직 날짜가 남아 있는 가치를 지닌 채권인데 그걸 남의
주머니에 넣어준 남편이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평소엔 똑똑한 줄 알았는데 금전적인 면에선 왜 이리도 무르고 어리숙한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잠도 오지 않습니다.남의 말에 귀 얇아서 또 사고친 신랑도 좀 전에
갈증이 나는지 냉장고에 있던 맥주 한 병을 비우더니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정말 그업자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우리는 꼼짝없이 큰 돈을 날리게 됐습니다.
제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