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탄불에 계란 삶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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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렸을때...그때는 연탄불로 난방도하고, 물도 데워쓰고, 간단한 요리도 연탄불로 하곤 했었지요. 가끔은 엄마의 심부름으로 빨래를 삶다가 홀라당 다 태워 먹고는 혼나기도 했었는데... 고등학생이 되었을때쯤 연탄불 사용도 점점 줄어 들었던것 같습니다. 연탄불하니 지금도 잊을수없는 기억이 있는데요... 제가 어렸을때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가정형편이 썩 좋지는 않았답니다. 엄마께서 맞벌이를 하시면서 가정의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지요. 지금은 과자며, 빵이며, 과일이며...군것질 거리도 많지만, 그 당시에는 간식거리도 많이 없을때라 입이 늘 궁금하곤 했었답니다. 어느날, 엄마께서 반찬하시려고 계란 한판을 사 놓으셨는데요... 간식을 먹고는 싶은데...먹을만한게 없어서 계란을 삶아 먹기로 했었답니다. 잘 삶아진 계란을 소금에 찍어 먹는 생각만으로도 군침이 절로 삼켜졌었지요. 그날 연탄불에는 저녁에 가족들이 씻을 물이 양동이에 담긴채 데워지고 있었답니다. 노는 연탄불이 아까워서 활용하는 방법이었지요. 어린 생각에 그냥 물에 계란을 넣고 익히면 되겠다 싶어서 그 많은 물에다가 계란 한개를 풍덩~하고 던져 놓았답니다. 아주 약하게 열어 놓은 연탄불에 그 물이 데워지려면 한참이 걸리는데...팔팔 끓는 물에 넣어야 익는 계란을 넣어 놓았으니 삶아지기야 했을까요.. 친구들과 잠시 놀다가 계란이 다 삶아진줄 알고 국자로 계란을 건져서 벽에 세게 부딪히는 순간 속의 노란자며 흰자가 퍽~하고 퍼지는데...정말 뒷 감당이 안 되더군요. 연탄 불에 올려진 물에까지 계란물이 튀어서는...저녁에 엄마 오시면 혼나겠다는 생각만 들더군요. 어린 고사리 손으로 대충 뒷수습을 하긴 했지만, 일을 마치고 돌아오신 엄마의 눈에 흔적들이 딱~ 걸리고 말았었답니다. 제가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엄마께서는 혹시나 뜨거운 양동이에 데이지는 않았냐며...오히려 저를 걱정해 주셨답니다. 그러고는 석유 가스불위에서 계란을 삶아 주셨지요. 계란 삶는 일은 제 나이에는 어려운 일이니 먹고 싶으면 다음에는 미리 말을 하라고 하셨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는 없어서 불편한것도 많았지만, 연탄처럼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훈훈하고 행복했던 일이 더 많았던것 같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