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회복
생명의 삶 2004/06/09 11:39   http://blog.azoomma.com/hiswife/135756
며칠 전 어느 권사님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권사님에게는 세 살 터울의 두 딸이 있는데 큰 딸이 장애인이랍니다. 권사님은 자연히 큰 딸을 세심하게 보살피고 많은 시간을 큰 딸과 보냈으며 모든 생활의 중심은 큰 딸이었답니다. 작은 딸은 그런 엄마를 잘 이해해주었고 불평은커녕 오히려 언니를 돌봐주는 따뜻한 마음을 보였답니다. 권사님은 작은 딸을 안쓰러워할 겨를도 없었고 단지 참으로 기특하고 감사하다고만 여겼답니다.
그렇게 수십 년이 지났고 얼마 전 이 권사님은 미국에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작은 딸에게 가서 작은 딸과 밤을 새워 이야기를 하게 되었답니다. 그날 밤, 작은 딸은 자랄 때 받았던 많은 상처를 끄집어냈고 권사님은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들을 들으며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바다를 이루었답니다.
“엄마, 내가 얼마나 많은 시간, 눈물을 참았는지 알아? 엄마는 내가 학교에서 다녀와도 반갑게 맞아준 적도, 아니 눈길 한번 준적도 없어. 따뜻한 밥 한 끼도 차려준적 없고 나랑 외출은커녕 소풍 한번 같이 간적도 없어. 엄마는 언제나 언니 곁에만 있었어. 내가 학교에서 선생님께 억울하게 야단맞고 돌아와서 엄마한테 말하고 싶었는데 엄마는 그때도 언니만 쳐다보고 있었어. 그래서 나는 이를 악물며 생각했어, ‘참자, 내가 참지 않고 울면 엄마가 더 마음 아플 거야’ 라고.” 그리고 덧붙이기를 “나도 엄마가 사준 옷 입어보고 싶었고 엄마랑 쇼핑도 하고 싶었고 엄마 품에서 자고 싶었단 말이야.” 하더랍니다.
작은 딸의 울부짖음을 들으면서 권사님도 함께 펑펑 울면서 말했답니다. “미안하다, 엄마는 네가 하도 잘해주기에 네가 그렇게 아파하는 줄 몰랐단다. 네가 다 이해하고 있는 것이 기특하고 감사하기만 했단다. 엄마가 몰랐다, 용서해라, 엄마가 잘못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이 무척 아프기도 했지만 한편 이렇게 문제를 풀 수 있었던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작은 딸의 상처는 치유되었고 어머니와의 관계는 회복되었습니다. 벽은 무너졌습니다.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얼마나 많은 가정이 아직도 치유되지 못하고 회복되지 못하고 허물어지지 않은 벽을 사이에 두고 있습니까? 문제를 가진 부모와 자녀 중 60%가 관계의 단절 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