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며느리
살아가는 이야기 2004/09/09 17:30   http://blog.azoomma.com/hemang03/158540

저번날 시누이 들이랑 시엄니 모시고 점심 먹으러 나갔었지요.

큰 시누이 쇼핑백 하나 주면서

"이거 친구가 미국 다녀오면서 친구들 한테 하나씩 준건데 우리집에 조금 남기고

 가져왔어"

"뭔데요?"

"응, 고사리"

"어머~미국사람도 고사리 먹어요? 난 미국사람은 이런거 안 먹는줄 알았는데"

 

저 정말 무식하죠 ㅎㅎ

그런데 오늘 그 고사리 삶아봤네요.

우와~~~

미국 넘들꺼 뭐든지 다 큰 가봐요 삶아놓은 고사리가 고구마 순 처럼 굵은거있죠.

그러고 보니 언젠가 시어머니께서 하시던 말이 생각나네요.

 

신혼시절 이었지요.

제가 오이를 사오면

"이건 조선 오이가 아니다 조선 오이 없냐?"

열무를 사오면

"이건 조선 열무가 아니다 조선 열무 없냐?"

배추를 사오면

"이건 조선 배추가 아니다 조선 배추 없냐?"

부추를 사오면

"이건 조선 부추가 아니다 조선 부추 없냐?"

(조선, 조선, 으휴~지겨워~~)

그냥 무조건 작아야 하는거예요.

듣다 못한 막내 시누이

"엄마, 아무거나 잡수시면 어때~ 부추는 작으면 다듬기도 귀찮더구만"

"이년아, 그래도 조선게 맛있지"

"으이구~하여튼 우리 엄만 못말려~"

그런데 막내 시누이의 결정적인 한마디,

"엄마! 그럼 엄마 둘째 며느리는 조선 며느리우?"

ㅎㅎ 저요 키가 아주 작걸랑요.

그 한마디에 시어머니 암말도 못 하시더라구요.

얼마나 속이 후련 하던지ㅎㅎ

이제 결혼한지 이십여년...

조선 에서 나는거 당연히 좋은줄 알지만 앞을봐도 뒤를봐도 옆을봐도 조선꺼 찾기가

힘드네요.

설사 찾았다해도 너무 비싸 들었다 놓았다 하다가 슬그머니 싼거 장바구니에 담아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