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비가 오는데도 설 번개팅이 인사동에서 있었죠.
비가 오는 날씨에도 인사동 거리는 아줌마들의 물결이더군요.
친구들과의 약속장소로 걸어가는데 군데군데 그룹으로 모여서 있는
아줌마들 곁을 지날려니
"어~00야"
"어~000구?"
해가며 저마다 이름아닌 요상한 이름을 불러대는것이 분명 아, 이 사람들도
사이버 공간에서 만난 우정을 다지려 나왔구나 하는걸 직감할수 있었죠.
사실 서울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들은 동창회라는 것이 참 힘들더라구요.
시골에서 학창시절을 보낸사람들은 동창회가 잘 되는것같은데..
그러다보니 사이버 공간에서 같은세대, 같은띠등 서로의 공감대를 가질수 있는
사람들과의 모임도 만들고 우정을 다져나가는것 같아요.
불혹의나이를 넘긴지 훨~씬, 오십대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소녀같은 감성은 남아있어
아직도 노래방 가면 젤 먼저 김정호, 윤형주, 어니온스, 송창식, 양희은, 장현, 김세환....
노래로 시작 테이프를 끊고 한껏 학창시절을 회상하며 그시절로 돌아가 절로 입가에
함박웃음 지어보이고....
인사동 골목으로 들어가 만나기로 한 장소에 도착해 점심을 먹으며 주위를 둘러보니
방마다 아줌마들로 채워져있고 남자래야 종업원뿐, 비 오는날 친구들과의 만남은 소녀적 감성을 되살리기에 충분했었죠.
서로에게 부담주지 않으려 가격낮은 음식시켜 먹는데 옆에 우리보다 한 십년쯤 더 나이를 드셨을라나? 상이 푸짐해 살짝 건네다보니 조기구이에 나물에 제법 상이 화려해보이더라구요. 우리도 십년쯤 뒤엔 저렇게 먹을수있겠지 라는 우스개 소리 해가며 즐거운시간을 가졌지요. 아마 그분들도 우리쪽을 살짝살짝 건네다 보는것이 우리 나이를 부러워 했겠지요? 우리도 십년만 젊었으면...하고요. 아닐까요? ㅎㅎ
어떻게 닉네임도 자기얼굴과 비슷하게 잘도 지어놨는지 신기하지요?
어떤 뜻이있는 닉도있도 아무 생각없이 지어낸 닉도 있지만 저마다 개성이 있구요.
식당을 나와 아쟁소리 흐르는 찻집에 들어가 차를 마시고 시계의 긴 바늘이 아라비아
숫자4에 다 다를무렵 우리의 뇌세포는 서서히 아줌마의 감성으로 돌아가고 있었지요.
친구들과 정모때 만날 기약을 하고 돌아서 오는데 나의 발걸음은 다시 아줌마 특유의
종종 걸음으로 바뀌어 시장통 인파속으로 휩쓸려 들어가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