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친구들한테 골무를 만들어 주기로 약속 한것이 생각나
골무 만들기에 들어갔다.
예쁜 천 조각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다 할만한 조각천도 없고 해서
장롱을 뒤지기 시작했다.
결혼식에 입었던 한복이며 어머니께서 함에 함께 넣어주신 공단이 장롱 에서 나왔다.
얼마나 통풍을 시키지 않았던지 군데 군데 누렇게 색이 바란것도 아니고,
아마 장롱의 나무에서 물이 든것 같았다.
요즘 누가 이런걸로 한복 해입나?.. 생각하며 속치마며 고쟁이, 여름에 잘때
입으면 시원하다고 친정엄마가 만들어주신 인조 고쟁이를 차곡차곡 쌓아
놓았다.
그런데 저~구석에서 딸려 나오는 것이 있었다.
'버선'
버선이었다.
버선은 여인의 구속을 뜻하기도 한다. 중국에는 전족 이라는것이 있었지만...
버선은 신기가 어렵다.
어렸을때 엄마가 버선을 신으면 꼭 신문이나 얇은 종이를 발에 감싸고 버선을
신은 기억이난다. 그래야만 잘 들어갔다.
벗을때도 여간 힘들지 않아 혼자 벗다가 둘이 용을 쓰면서 서로 벗겨 주기도 하였다.
그러다 두사람이 뒤로 발랑 넘어지기도 하며....
버선의 아름다움은 버선목 에서 수눅을 따라 내려오던 곡선이 버선코에서 하늘을
향해 사뿐히 올라가는데 있다.
버선의 곡선은 기와집의 추녀 허리에서 보이는 조로의 곡선을 닮았다.
하늘로 날아가지만 가파르지 않은 기와집의 추녀허리, 어떤 방식으로도 그려낼 수
없는 기하학의 곡선을 우리 여인들은 두 발에 담고 살았다.
많은 억압을 참고 견디어 온 옛 여인의 대표적인 증거 이기도 하다.
그 버선을 나는 지금 버리려고 한다....
옛 여인들이 자유로워 졌듯이 나도 이제 자유로워 지고싶다.
자유로워 진다고 해서 아름답지 못할 이유는 없지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