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없는 우리집...
주부라면 누구나 한 두번씩은 상상 아니 한 두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3일전 부터 냉장고에서 덜덜 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어제는 새벽잠을 깨울 정도로 심하게 소리가 났다. (아이씨...오늘 할일이 많은데 냉장고 까지 속을 썩히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우선 아침 일찍 AS 센터에 전화를 넣어 AS 신청을 하였다.
10시40분쯤 기사님이 방문 하신다고 해서 약간의 공백 시간이 있어 삶는 빨래를 하였다.
기사님이 다녀가시고 다 삶아진 빨래를 헹구고 나니 점심때가 되었다.
어머님 점심상을 봐드리고 외출준비를 하였다.
오늘일을 내일로 미루지 못하는, 씽크대에 컵 하나 담궈져 있는꼴을 못보는 못된성격 (?)때문에 점심식사를 마친 설겆이까지 마무리 해놓고 나갔다.
그리고 내가 가야할곳은 핸드폰 AS 센터...
동네에 있는것도 아니고 전철을타고 다섯 정거장을 가야 한다.
아침에 메세지가 왔는데 액정이 뒤엉켜 확인을 할수가 없었다.
핸폰 액정이 이렇게 속을 썩이는것이 벌써 세번째이다.
이번엔 꼭 다른것으로 교환 해달라고 하리라 마음 먹고 AS센터 문을 열고 들어섰다.
접수 받는 아가씨한테 같은 고장으로 벌써 세번째인데 교환이 안되냐고 했더니 기사님 하고 말씀을 해보란다. 하면서 40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처음엔 2시간씩 기다렸는데 40분 이라고 하기에 기다리고 앉아 있었다.
20분후 기사가 나와서 하는 말이 지금 서비스가 세번째이니 세번 서비스 받은후 또 고장이나면 그때가서 교환 문제는 얘기 해보자고 한다.
그것이 나와 합의가 이루어 져야 수리가 들어간다나 뭐라나...
실갱이 하고 싶지않아 머리속에는 할말이 많았지만 (물론 내가 이야기 해봤자 씨알도 안 먹히겠지만) 알겠다고 했더니 "30분만 기다려 주세요" 한다. (으휴~~부글부글)
그리고 내가 가야할곳은 한의원...
딸 아이가 친구들과 헌혈을 하러 가면 철 결핍이라 퇴짜를 맞은게 여덟번째...
딸 아이는 창피해 죽겠다고 한다.
사실 고3올라 가기 전에 언제한번 약을 해먹이고 싶었지만 어머님이 계셔서 눈치가 보였었다. (어른이 있는데 제자식 한약해 먹이나....하고 섭섭해 하실까봐)
가족이 모두 식사 하는자리에서 자연스럽게 그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남편은 그럼 한약을 한번 지어먹여 보라고 하여 자연 스럽게 딸의 한약을 지을수 있었다.남편도 언젠가 나에게 그런말을 한적이 있었다. 예진이 한약 한번 해먹이고 싶은데 노인네 눈치가 보여서 말이야...하고.
한약을 찾아가지고 집에오니 야간근무인 남편은 아직 자고 있었고 어머님은 산에 가시고 안계셨다.
시계를 보니 4시30분...
보통 점심 먹고 헬스장을 가는데 저녁밥도 있겠다. 헬스장을 갔다와도 될것같았다.
남편은 5시40분에 나간다. 남편 한테 운동 갔다온다고 쪽지를 써놓고 운동을하러 갔다왔다.
집에오니 6시30분...
집에 들어오자 마자 어머니,
"제 아범이 차 마실려고 찾다 찾다 그냥갔다" 하신다.
"무슨 차를 찾아요?"
"아~매일 마시고 나가는 차"
"저기 전자렌지 위에 있잖아요. 자기도 거기 있는거 아는데요 뭘.. 새삼스럽게..."
"그리고, 너 내가 먹던 빵 어디다 뒀니?"
여기 있잖아요 하면서 냉장고 문을 열었다. 바로 코앞에 프라스틱 통이 보였다.
"문 열면 바로 보이는데 못 보셨어요?"
"제 아범이랑 나랑 찾다 찾다 못 찾았다."하신다.
참 나, 기가 막히다. 아니 내가 없으면 모두 어떻게 살아갈 사람들인지 궁금하다.
오늘 뿐만이 아니다, 언젠가 딸아이 한테 그런말을 한적이있다.
"엄마가 죽어서 혼이되어 우리집 천정에 딱 붙어가지고 우리집 식구들 나 없이 어떻게 사는지 한번 보고싶다" 하고..
오후 그 운동간 두시간 그 두시간도 내시간을 가질수 없다는 서글픔에 가슴이 또 쓰리고 아프다. 서글프다. 가슴이 또 쿵당쿵당 뛰기 시작한다..
오늘 아침, 어머님 듣는앞에 남편한테 바가지를 긁었다.
"매일 마시는차를 왜 못찾아?
그리구 냉장고 문열면 바로 코앞에있는 빵도 눈에 안 보이니?
어떻게 꼭~내 손만 필요로 하니?
나 없으면 모두 어떻게 살거니?
어떻게 똥누고 혼자서는 닦니?"
남편 한테 퍼부었지만 어머니도 들으라는 무언의 그것이 었다.
핸폰 고치러 가는건 되고,
한약 찾으러 가는건 되고,
내가 운동 가는건 내 사생활이니 안 된다는것인가...
어제 너무 화가나 오늘 억지 한번 부려보고있다....
날씨 만큼이나 마음이 꿀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