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을 끓여 섭씨 100도가 되면 수증기로 변해 공기 중으로 날아간다. 이 상태를 ‘물이 끓는다’고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공기의 압력(1기압)에서 끓는 물 자체는 100도를 넘지 못한다. 하지만 수증기의 온도는 100도를 넘어 설 수 있다.
바람이 빠져 물렁한 테니스 공을 따뜻하게 해 주면 탱탱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온도가 올라가면서 공 속 공기의 분자운동이 활발해져 압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늘어나지 않는 밀폐된 용기 속의 온도를 높여 주면 용기 내의 압력이 올라가고 압력이 올라간 만큼 물을 끓일 때 증발하기가 어려워져 끓는 온도가 올라가게 된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한 것이 압력솥이다. 일반 솥은 아무리 끓는 상태라 하더라도 100도 이상으로 온도가 올라가지 않지만 압력솥은 밀폐되어 있기 때문에 가열하면 분자운동이 활발해지고 내부의 압력이 상승해 100도보다 높은 온도에서 끓게 된다.
압력솥은 높은 온도에서 요리하기 때문에 질긴 고기도 순식간에 부드럽게, 단단한 뼈도 씹을 수 있을 정도로 익힐 수 있다. 같은 쌀로 더욱 윤기가 흐르는 밥을 해 낼 수 있다. 압력솥을 가열하면 압력이 계속 올라가 솥이 파열될 위험이 있어 이를 막기 위해 위험한 압력에 이르기 전에 압력을 바깥으로 빼 주는 이중의 안전장치가 있다. 조리하는 음식에 따라서 적당하게 압력을 조절할 수 있는 제품도 있다. 압력솥을 사용하면 높은 온도에서 조리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짧아져 에너지 절약의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전관수(국립중앙과학관 이공학전시연구팀장)
□ 탐구응용퀴즈
1. 대기압이 작아지는 산에 올라가면 물의 끓는 온도는 100도보다 낮을까? 높을까?
2. 압력솥에 가열하던 불을 끄고 바로 솥뚜껑을 열어도 될까?
답 1. 대기압이 작아지기 때문에 물의 끓는 온도는 100도보다 낮게 되어 밥이 설익게 되므로 솥뚜껑에 돌을 얹는다든지 하여 수증기가 새지 않도록 한다.
답 2. 불을 끄더라도 솥 내부의 온도는 100도 이상으로 물이 계속 끓고 있기 때문에 뚜껑을 열면 폭발하듯이 압력이 새 나온다. 온도가 내려가 내부의 압력이 바깥 기압과 같아졌을 때 뚜껑을 열어야 한다.
/ 전관수(국립중앙과학관 이공학전시연구팀장)
소년조선일보ㆍ국립중앙과학관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