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황사도 없고
따라서 바람도 없는 아주 전형적인 봄날씨이다.
절기로도 춘분이니 이 얼마나 적당한 기온으로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그러니 봄처녀 가슴은 더욱 설레이겠지.
그래써~~~~
가양동에 사는 20년지기 이웃인 형님을 우리 동네로 놀러 오라고 해서
냉이 캐러 가기로 했다
이형님은 나물에 관한한 박사감이다
점심으로 된장찌게와 무우 짠지와 생채로 밥을 비벼먹고
모자쓰고 비닐 장갑끼고 검은 봉지 하나씩 들고 과도도 챙기고 운동화 신고
뒷산 으로 향했다
가는 길목엔 벌써 돗나물들이 삐죽거리며 여기저기에서 아우성치며 나오고 있고
쑥도 드문드문 자기를 잊을까봐 얼굴을 내밀고 있다
그리고 여기저기 밭두렁사이에 겨우내 버티어온 냉이들이 올망졸망
보라빛을 띠우며 흙인지 냉이인지 구분할수 없게 다닥다닥 붙어있다
여기서 정신없이 한참을 캐다보니 어느새 비닐봉지의 반이 차 올랐다
어찌나 재미있던지.......
또한 지난 옛시절 얘기에 시간 가는줄 모르고 행복에 젖어서
코흘리게 뛰어놀던 생각에 마냥 어려진다
그리고 이젠 장소 이동.....여기엔 냉이는 하나도 안보이고
꽃다지만 널려있다 ..형님의 말에 의하면 꽃다지도 먹는데 이것은 털이 있어서
먹기에 약간 불편하단다.난 보기는 많이 봤지만 이것이 꽃다지인줄 처음 알앗다
또 조금 앞서가던 형님이 그런다 ..소리쟁이가 나왔다고..
엉?.. 이것도 우리가 흔히 볼수있는 들풀이다
싱아같이 생긴풀인데 한 여름에는 아이들 키만큼 자라는 잎파리가 길고 넙적하다
예전에 엄마들이 그러셨다"저녁에 된장국 끓이게 소리쟁이좀 뜯어와라..."
그때도 동네 도랑옆이나 논둑과 밭고랑이에 널려 있던 나물이었다
그래서 소리쟁이를 뜯으며 또 얼마나 즐겁던지...
또한 그 옆엔 고기나물이 소복소복 나와있고 씀바귀도 지천으로 있는게 아닌가....
지금은 웰빙이다 뭐다 해서 일부러 찾아 다니지만
그 배고프던 시절의 애절함이 손끝을 타고 전해온다.
그렇게 시간 가는줄 모르고 춘분의 바람의 간지럼을 받으며
바구니대신 검은 비닐 봉지를 흔들며 집으로 돌아왔다.
부지런히 오늘 저녁 반찬으로 소리쟁이 된장국을 바글바글 끓이고 냉이와 고기나물은 데쳐서 된장넣고 조물조물 무치니 파란 봄나물이 한접시이다
씀바귀는 야생이라 어찌나 쓴지 살짝 삶아서 이삼일 우려서 시금치 나물과 함께 고추장을 넣고 무쳐먹으면 봄의 원기회복에 아주 좋은 식품이다
그리고 아침에 사놓은 부두 부쳐서 조리고 꽁치 세마리 굽고나니
우리집 오늘 저녁 메뉴로 봄동산으로 한상 차리기 끝.......
그 형님 왈 ..우리나라 나물들은 순해서 봄에 나는 풀은 다 먹을수 있다고 .....
예전엔 배고프던 시절엔 안 먹은게 없다고....그래서 이렇게 건강하다고....
다 맞는 말인것 같다.
이젠 옛것들이 좋고 그 시절만 생각하면 미소가 절로 나고
또한 그 향수가 그리워서 코?P이 찡해 오는것을 보니
나도 이렇게 늙어가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