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리
채은선 님

주렁주렁 매달리더니
연일 비 맞으며 툭툭
조금씩 더 큰소리로 떨어지는 감,
어려움을 이겨내고 잘 익은 감을 보니
순종이 자라서 무르익은 것 같다
떨어져 자리 비워준 덕분에
다른 부실한 것들도 잘 익어
매달린 모양이 탐스럽기만 하다
살아오면서 잃었다는 것
직장 잃고 서럽고
친구 잃고 서럽고
돈 떼이고 분하고
사랑 잃고 병들고
기실은 그 많은 아픔들 때문에
인생의 단맛을 알게 된 듯
감이 익은 걸 보는 건
하늘의 커다란 인내와 사랑을 깨닫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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