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꽃
멋진글들소개-스크랩 2008/07/25 12:04   http://blog.azoomma.com/heeks/281237
 
 

 

                   

                   

                  감자꽃 / 채은선

                   

                   

                  겨우내 어두운 창고에서

                  감자는 홀로 울었다

                  시집갈 대지를 꿈꾸면서

                  봄처녀 어서와

                  나를 땅속에 묻어달라고

                   

                  매운바람에 시린 손

                  쪼글쪼글한 피부 감추면서

                  떼구르르 구르면서

                  성질 급해 튀어나온 속내 감추면서

                   

                  넓은 세상 향해

                  푸른 싹 밀어올려놓고

                  비바람 맞으며

                  도도한 꿈을 펼치려고

                   

                  누가 널 꽃이라 부르더냐

                  수반에 오를 순 없어도

                  붉은 정맥 드러내고

                  푸른 잎 피울날 기다리며

                   

                  생명의 그릇만큼한

                  피워 볼거다

                  사랑의 양분만큼만

                  피워 볼거다

                   

                  가슴속 풍요로운 열매

                  만물의 영장에게

                  유익함을 주는

                  당당한 그 꽃에 대해 더 이상 수근대지 말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