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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꽃 / 채은선
겨우내 어두운 창고에서
감자는 홀로 울었다
시집갈 대지를 꿈꾸면서
봄처녀 어서와
나를 땅속에 묻어달라고
매운바람에 시린 손
쪼글쪼글한 피부 감추면서
떼구르르 구르면서
성질 급해 튀어나온 속내 감추면서
넓은 세상 향해
푸른 싹 밀어올려놓고
비바람 맞으며
도도한 꿈을 펼치려고
누가 널 꽃이라 부르더냐
수반에 오를 순 없어도
붉은 정맥 드러내고
푸른 잎 피울날 기다리며
생명의 그릇만큼한
피워 볼거다
사랑의 양분만큼만
피워 볼거다
가슴속 풍요로운 열매
만물의 영장에게
유익함을 주는
당당한 그 꽃에 대해 더 이상 수근대지 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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