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일찍부터 신랑 혼자 부산스레 이방 저방으로 오가며
"란아 일어나라... 웅아 일어나야지, 아빠랑 어여가자... 야 임마 일나라 일나라"
아유... 송신 스럽게 왜 저러나 싶다.
일요일인데.. 늦잠 좀 자자는데 왜 저렇게 정신없게 구는지 원..
버틸 때까지 버티다 겨우 일어나서 멀청히 앉아 있는 날, 뒤로 안아 일으켜 세운다.
"아............유 진짜 왜 그러는데?, 잠 좀 자자, 어디 가자고 그러는데?"
"날씨가 좋잖아 산에 가던지, 바다 가던지, 일단 나가보자는거지"
애들도 후다닥 씻고, 작은 것은 옷 내 놓으으라고 난리고, 어느새 옷 다 입고
내가 씻기만을 기다리는 세 사람.
대충 양치하고, 머리도 감지 못한체 세수만 대충,
청바지에 티 쪼가리 얼렁뚱땅 걸치기가 무섭게 이미 현관 문을 밀고 나서는 세사람,
그런데, 왜 이렇게 영 내키지가 않는 걸까.... 짜증이 밀려와 죽겠다.
그냥 애들 데리고 갔다 오라고 할까?
어휴... 이왕 옷은 입었으니, 애들 사진이나 좀 찍어 주고 오지뭐 하는 기분으로 나섰다.
외각 도로를 달려 어느 토담집 앞에 차를 세우는 신랑.
"이집에 메밀 칼국수 괜찮드라 아침 먹고가자"
아담하게 지어진 흙집, 마당엔 들 꽃을 모양 좋게 심어 놓은 식당이 참 예브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들어서면서 그 고풍스러움에...여기가 칼국수집이 맞아? 싶다.
벽은 붉은 항토로 지어졌고 천장엔 굵직한 기둥대가 드러나 있으며, 조명을 감싼
죽통(얼기설기 대나무로 만든)이며 칸칸이 나뉘어진 파티션은 어디서 구했는지..
창호지가 발린 예전 나무 문 그대로이고.. 아.. 4천운짜리 칼국수 팔면서
엄청 공이 많이 든 인테리어에 가히 칼국수 맛이 어디 특별해서 이겠는가.
요즘은 맛도 맛이지만 식당의 풍치 또한 맛을 좌우하니..
일단 잘 먹고 일어나서 드라이브에 나서는데 왠 잠이 그리 오던지 가는 내내 졸고,
어디엔가 당도했는데.. 영 움직이기가 싫어서 애들하고 신랑만 내 보내고,
난 차에서 정신없이 잔다.
다른 한곳에서도 마찬가지... 급기야 신랑 화를 내기 시작,
"니 잘라면 집에가라, 나와서 내도록 잠만 자노"
그러더니 온 길을 한시간 넘게 달려 정말 집 앞에다 나를 내려놓고 애만 태우고
휭하니.........
실은 엄청 좋았다.. 집에서 청소 싹 해놓고 컴퓨터나 하던지,
이불 푹 덮고 잠이나 실컷 자야지 싶어서 얼른 엘리베이터에 올라 타 버렸다.
요사이 계속 기분이 안좋은 나를 위해 일부러 아침부터 부지런을 떤 남편에겐
미안하지만 오늘은 정말 움직이기 싫은걸 어떻 하란 말인가.
나를 내려 놓고 애들을 데리고 나간 신랑은 몇시간이나 어디를 다녔는지..
들어 오자마자 내 머리를 한대 쥐어 박는다.
"니 그거 할때됬지?... 딱 하는 품이 그렇네"
그거란?...... 여자들이 한달에 한번은 하는거를 말한다.
그거든, 저거든 여튼 제발 건들지말고 가만 좀 내버려 뒀음 좋겠다.
만사가 귀찮은 몸이니... 한 이틀 깨지 않고 푹 자고 일어났음 좋겠다.
왜 이렇게 나른한 걸까...
아픈데도 없는데 몸살이 난듯 온 만신이 노곤하다.
"참 유별나기도 하다, 다른 여자들도 다 그러나?... 참 비유마추기 힘들다"
신랑이 그리 투덜되든, 말든 혼자 떡 못 얻어 먹은 아이마냥 심드렁하다.
"아....쫌. 그거든, 저거든 상관하지도 말고, 내 쫌 가만 내비두라고........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