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에서 당산역까지
내생활속의 아이들 2004/03/05 11:50   http://blog.azoomma.com/haram8682/119108

학원에서 애들가르치는 것도 힘든데 밖은 처량하게 눈이 내리고 애들은 좋아라 수업 못한다고 떼쓰는데 난 죽어라 소리지르고...

수업도 제대로 안되고 해서 일찍 끝내줬더니 완전 눈싸움이 아니라 전쟁을 방불케 한다.  목숨부지도 용하겠구만...

애들은 종아라하고 나는 집에 어찌가나 밤은 깊은데 한숨만 나오고...

그래도 쪼끔은 들떠서 신랑한테 전화했더니 아들하고 밖에서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중이라고 전화끊으란다...

애고공...

 

밤 10시 귀가할때가 됬는데 차 운행안한다고 그냥 가란다.

눈은 거세게 오는디.. 영등포를 넘어오면서 노숙자들 한번 쳐다보고 얼마나 추울까 정말 갈데가 없어서 저럴까 하는 생각을 뒤로 접고 누가 눈사람인지도 모를정도로 눈을 흠뻑 맞고 버스를 타려 했더니 하염없이 버스는 안오고 눈만 퍼붓고 온갖 차들은 내 걸음보다 느리네....

에고공

 

큰맘먹고 그래 버스가 빠른가 내가 빠른가보자 하는 심정으로 눈을 맞으며 걷기 시작했는데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걷는건 남녀 얼싸안고 눈맞으며 걷는 커플뿐...

이따만한 가방에 눈사람모양새에 웅크리고 걷는건 나 아줌마하나네,,,

에고공

 

시간은 흐르는데 체력의 한계를 여기서 느끼니...

가까스로 롯데마트까지 걸어오니 이젠 고지가 보인다.

집에 들어오니 신랑하고 아들은 놀다가 목욕하고 깊은 잠삼매경에 빠져서 오는줄도 모르네...

애고 삭신이야.

이눈은 언제쯤 그치려나...

눈이 오는 기쁨보다 내일 또 어떻게 출근할까가 걱정이니 내 나이도 우습기만 하다.

항상 30만 넘어봐 금새 40되고 자고나면 몸이 부치지 라고 말하시던 주위분들이 생각난다. 그때는 그말의 의미를 몰랐는데 이젠 뼈가 저리게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