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불------
경상북도 경주 모량에서태어난 박목월 시인은 1932년 대구에 있는 계성중학교에 입학하면서 고향을 떠나 자취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2학년이 되었을 때 집안 형편이 나빠져 집에서 돈을 보내주지 못했다.
결국 몇 달치 방세를 내지 못해 자취방에서 쫓겨나게 되었다. 그는 공부가 하고 싶었지만 지낼 곳이 없어 고향으로 내려가야 할 형편이었다. 딱한 사정을 알게된 담임 선생님은 교장선생님과 의논하여 그를 학교 온실에서 방학까지 지내도록 해 주었다.
어린 그는 온실 한구석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밤이면 가마니 위에 요를 펴고 이불을 덮고 누웠는데 온통 유리로 된 온실 천장으로 수많은 별들이 초롱초롱 빛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별은 금방이라도 그의 이마위에 쏟아질 것만 같았다. 그렇게 수없이 많은 별을 헤아리고 있으면 별들이 그의 가슴으로 내려와 속삭이곤 했다. 그는 눈물어린 눈으로 별들을 맞이하고 밤새 별과 친구처럼 이야기를 나누었다.
많은 세월이 흐른 뒤 그는 장성한 자식들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는데, 어느날 대학생 아들이 뜬금없이 물었다.
"아버지 방세 낼 돈이 없어 온실에서 잠을 자야하는 것에 화가 나지 않았나요?"
그러자 그는 웃으며 아들에게 대답했다.
"이놈아, 유리창 위로 빛나는 별 이불을 덮고 누워 있는데 무엇이 서러웠겠느냐. 만약 그랬다면 시인이 되지 못했겠지. 가난한 서러움을 벗어던지려고 돈을 버는 사람이 되지 않았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