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기본 주제방 2006/02/02 12:40   http://blog.azoomma.com/gandt1003/217665

직장생활을 하는 내게 빨간날은 내 삶을 새로 시작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냥 빨간날이 아닌 "명절"이라는 탈을 쓰고 나타난 빨간날은 제발 오지 않았으면 하는 적이 되기도 한다.

 

명절연휴를 하루 앞둔 금요일도 정해진 시간대로 근무하고 퇴근해서 시댁에 갈 준비로 바빴다.

아이들이 있는 엄마들의 비슷비슷한 문제이기는 하겠지만 뭐 그리 챙겨야 할 짐은 많은지...

그렇게 꼼꼼히 챙긴다고 해도 꼭 뭐 하나쯤은 빠지기 마련이니...

그 때마다 "아이 둘 수술해서 낳아봐라~"라는 위로의 말을 하기는 하지만 그 비참함도 한 몫을 하기고 한다.

 

큰며느리다보니 시댁에 가면 여기저기 쌓여진 일들.

손크고 통이 크신 시어머님은 나물 한가지만 해도 한 냄비씩이다.

씻어도 씻어도 끝이 없는 설거지 그릇들, 하루에도 몇번씩 상을 차렸다가 치우고...

 

왠지 할머니집에 가면 피곤해 보이는 엄마를 봐온 탓일까.

아들이 묻는다.

"엄마, 외할머니집에는 언제 가?"

"응, 설날 저녁에나 갈거야"

"그런 외할머니집에 갔다가 언제 집에 갈건데?"

"하룻밤 자고 다음날 바로 가야지."

"안돼!!왜 할머니집에서는 오래 있고 외할머니집에서는 조금만 있어야돼. 똑같은 할머니니까 똑같이 해야지..."

 

그래..니 말이 맞기는 하지.

하지만 머무는 시간과 들이는 노력들이 왜 시댁은 더 많아야하고, 친정은 더 적어야 하는지를 너도 크면 알게 될거다.

이 녀석...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씀씀이가 고맙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다음에 너 장가가서 똑같이 해야 한다고 처가에 빨리 간다고 하면 혼낼껴~~~

으이구~~~도둑놈심보...

 

돌고 돌아가는 심리전을 어찌 설명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