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엄마에 그 아들,
이런 표현을 쓰면 안되는줄 알면서......
여기서 말하는 그 아들은 바로 우리 남편,
그렇다면 그 엄마는 바로....내 시어머니....
결혼초에는 유별난 시어머님에 비해 수더분한 남편을 보며 어떻게 시어머니가 저런 남편을 낳았을까 하면 나름대로 만족하던때가 있었죠.
내 남편만큼은 까탈스럽지 않고 여유만만으로 아주 멋지게만 보였거든요.
그런데 살아보니 역시 "모전자전"이더구만요.
우리 시어머님은 운전면허 딴지 1주일만에 새 차를 주문하셨답니다.
물론 결혼 전 일이니 남편한테 전해 들은 이야기지요.
그런데 연애하던 언젠가 갑자기 집앞으로 나오라는 남편이 삐까삐까한 새차를 몰고 나타났더군요.
어머님의 차를 몰고서...
알고보니 어머님 차 키를 몰래 복사해서 운전조 모르는 생초보가 1시간을 넘는 거리를 차를 몰아 왔더 거였구요.
통 큰 엄마에 간 큰 아들이죠.
지난 주말 또 "그 엄마에 그 아들"이라는 말이 나올만한 행동을 하더군요.
우리 어머님 특기가 줬다가 뺐는 것인지라 결혼하자마자 집에 놔둘곳이 없다며 주셨던 군자란이 수북하니 꽃이 피어 있었는데 느닷없이 전화하셔서는 장장 6년을 넘게 키워 온 화분을 갖다주라고 하시더군요.
투덜거리면서 시댁에 가면서도 명색이 며느리랍시고 어머님 좋아하시는 오렌지며 딸기, 그리고 MBP우유까지 사가지고 갔었죠.
군자란 꽃에 반해서 기분만 좋은 시어머님,
받았다가 뺏긴 기분으로 씁쓸한 나,
그저 빨리 오렌지 깍아달라는 남편,
목마르다며 MBP우유 달라는 아들,
한참 꽃에 빠져 있다가는 다이아앤골드 우유팬인 시어머님이 "MBP우유"를 보시더니 뭐냐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새로나온 우유인데 칼슘도 많이 들어 있어서 좋아요. 어머님 시원하게 한 잔 드세요~~~"했더니...
우유 따르는 내 손을 얼른 새치기 하는 손이 있었으니......바로 남편.....
"엄마도 줬다가 뺐었으니까 나도 뺏어서 마실라네~~~"하더군요...
참나,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해서 사람 무안하게 만들기는....
어머님이나 남편이나 매한가지이기는한데...
왠지 내 편을 들어주는 것 같은 남편의 말이 아주 고맙더구만요...
철없는 며느리죠^^
그 엄마에 그 아들이니 뭐라 할말은 없지만...
"MBP우유"니 부담없는 농담을 해도 괜찮고 다 용서가 되니....
우리 어머님도 좋아하시던걸요~
워낙에 까다로운 분이라 우리 입에 들어가는 것도 어머님 허락을 맡고 먹는 판인데 의외로 "좋은거네"하시니...
또 임무완수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