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고등학교1학년때부터 그림자처럼 붙어다니는 친구가 있다.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는 당시 이 지역에서는 명문고등학교로 면단위 중학교에서는 1명이 들어오면 프랭카드가 붙을 정도의 학교였다.
당시에 그 친구가 그 프랭카드에 이름을 날리며 우리 학교에 입학했었다.
나야 시내의 중학교를 졸업했으니 고등학교의 첫 시작이 그리 낯설지도 않았고,
은근히 사람을 좋아해서 어울리기도 좋아했는데...
그 친구는 정말 항상 그 자리에 항상 그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그 친구와 친해진 계기도 그냥 우연이었다.
중학교때의 친구가 그 면에 살다가 도시로 유학을 왔었는데,
같은 고향 친구라며 친하게 지내달라는 부탁을 듣고 부터였다...
그 친구를 알고부터 우리는 너무도 많이 통하고 닮아 있음을 알았다.
소위 텔레파시가 잘 통하는 친구다.
식당에 가서도 동시어 먹을 것을 말하면 똑같은 메뉴를 고르고,
글씨쓰는 자세나 글씨체, 옷 입는 취향, 좋아하는 가수 등.
제일 많이 닮은 부분은 생일이다.
내 생일은 음력 8월 20일,
그 친구 생일은 음력 8월 21일.
하루차이다.
그 때부터 우리는 언제 어디에서 살든 우리 둘만의 생일을 꼭 챙겨줬다.
여자에게 있어서 "친구"는 때로는 사치일수도 있다.
애써 만남을 지속하다가도 어느 순간 토라지면 영영 이별이고,
진학이나 결혼 등의 사유로 본의 아니게 자연스럽게 멀어지기도 한다.
나도 물론 그런 친구가 여럿 있는 편이고.
하지만 이 친구와의 인연이 이렇게 길게 이어지는 것에 너무도 감사를 느낀다.
서로 결혼을 해서 멀지 않은 곳에 살면서도 서로의 일을 가지고 있어서 자주 만나지 못하는데...
그래도 생일을 기념해서 꼭 이루어지던 우리의 만찬은 끊이지 않았다.
이번주 토요일에 가족끼리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는 우리 둘다 웃었다.
그냥 웃었다.
너무 좋아서...
그냥 감사해서...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많고 많은 인연들을 스치고 또 그 중에 몇은 더 깊은 감정으로 만나지겠지만,
이 친구와의 오래되고 속깊은 우정만은 변치않았으면 한다.
나처럼 이기적이고 욕심꾸러기를 항상 그렇게 같은 자리에서 이해하고 지켜봐주는 친구에게 너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