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는 일은 프로젝트 관리 총괄기관 행정이다.
우리과제에 참여하고 있는 기관은 학교와 회사등을 포함해서 약 15기관이다.
이 기관들이 문의하는 것에 나는 대답하고 전담기관에서 오는 내용등을 공지하며,
분배받은 예산을 관리한다.
내 말 한 마디에, 예산사용 쓰임이 달라질 수도 있고 잘못된 규정에 따라 적용될 수도 있으므로 난 항상 불안하다.
상급기관에 문의를 해 보지만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말이 다르고, 그래서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매번 질문을 해 보면 두리뭉실하게 말하거나 짜증을 낸다.
그때마다 별로 기분은 좋지 않지만 그래도 책임감에 반복을 한다.
규정을 들어서 설명을 해 주어도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다 다르다.
물론 정산할 때 보니 그다지 문제가 되진 않는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혹시라도 있을 지 모르는 문제에 대비하는 거다.
그냥 내 회사고 나만 책임지는 선에서 끝나면 모르겠는데 나 땜에 다른 곳에 피해가 가면 안되므로 항상 불안하고 초초하다.
도망가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고 자고 나서 눈을 뜨고 싶지 않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그만 둘까도 해 봤다. 내가 그만두고 싶을 때는 책임자가 만류했다.
어제는 꿈이 별로 안 좋았다.
그냥 알고 있던 규정대로 진행하고 있다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텐데,
우리와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기관들의 문의내용들을 읽다가,
규정내용 중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른 해석을 내린 것을 보고 또 나는 조마조마해졌다.
상급기관 담당자에게 묻자니 만약 예전의 해석을 따르면 안된다고 하면, 우리를 포함한 15개 기관의 재 정산이 필요하게 되고 그냥 가도 될 것 같은데 묻지 않고 가자니 좀 찜찜하다.
도망가고 싶다. 왜 이런건지...
일을 가졌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해야 하는건지...
나는 두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