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못된 걸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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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시엄마는 입원하셨다. 8인실.. 식사는 병원식사 안하신다고 하셨다고 했다.
영상촬영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영상촬영값만 50만원.. 그외 확장수술을 해야 할 경우, 한 혈관당 200만원이라고 했다. 한 혈관만 의료보험혜택을 받아 40만원이라고 했고, 그 혈관에 한해 평생 3번까지 의료보험혜택이 가능하다고 했다.
내 머리 속엔 시엄마의 건강과 함께 의료비가 떠올랐다. 이번 입원비와 수술비는 가능하면 아가씨 도움을 안 받고 우리가 해결할 생각이었다. 8인실 입원비는 하루당 7천원 최소 2박 3일은 입원하셔야 하고, 피검사와 초음파 검사, 엑스레이, 그리고 영상촬영비.. 적어도 70~80만원선이 될 듯하다. 식이요법을 고려해서 다시 병원식사를 하기로 했다. 나는 처음에 시엄마보고 병원밥 드시라고 했는데 병원에서도 그다지 권하는 분위기가 아닌데다가 한끼당 6500원이라는 말에 잠깐 움찔했고 시엄마 의견을 다시 한번 묻고 신청했다. 여기서 나는 한번 내 자신에게 실망했다. 움찔했던 내 자신에 대해서...
오늘 아침 나는 신랑한테 연락을 받았다. 시엄마 병실을 옮기셨다고.. 8인실에서 2인실로.. 아가씨가 시엄마한테 옮기라고 했다고 한다.
아가씨 생각이 맞기도 했다. 심신이 안정되어야 하는데, 자리 바뀌면 잠도 잘 못 주무시고 자는 시간을 무지 아까워하시는 데 어젯밤 잘 못 주무셨을 거라 생각된다. 잘했다고 신랑한테 말했다.
그러면서도 머리 속은 계산하기 바빴다. 이런 내 자신이 한심스럽기도 했다.
마음 같아서는 특실에 간병인도 붙이고 싶지만.. 내가 변명하고 있는 거라고 말해도 할 수 없다.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친정부모님이 이런 상황이라고 해도 그랬을까? 나는 똑같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일깨워주거나 행동에 옮긴다고 반대하지는 않았겠지만 내가 나서진 않았을 것 같다.
이런 내가 못된 걸까?
어쨌든 내 바램은 시엄마가 큰 수술없이 건강하게 퇴원하시길 바랄 뿐이다. 첫째는 시엄마의 건강이고, 둘째는 병원비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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