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연경 이창동·권선영 기자
정부는 수도권이 아파트 투기로 과열 양상을 보이자 올해 초 1·11부동산종합대책에 이어 1·31부동산종합대책을 발표했다.
1·11대책은 정부의 11번째 부동산대책으로 주요 대책을 살펴보면 분양가 상한제와 청약 가점제를 비롯해 민간주택분양원가공개, 투기지역 담보대출 1인1건 제한, 전매제한 기간 연장 등이 있다. 또 현재 개정 중인 후분양 로드맵 조정과 환매조건부 시범사업, 오피스텔 규제완화 등이 대책에 속해 있다.
1·11대책이 시행되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들에게 크게 유리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전매제한 강화, 재당첨 금지 등의 강력한 규제로 한 해 동안 고가주택 및 재건축 위주의 시장 등이 침체를 면치 못했다.
곧이어 발표된 1·31부동산종합대책은 비축용 임대주택을 매년 5만 가구를 지어 공급하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었으나 후속 법안이 2월, 4월, 6월 국회에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실패해 표류 중이다.
2008년 시행예정이었던 청약가점제는 1·11대책에 포함 올해 9월로 앞당겨 전격 도입됐다.
청약 가점제는 기존 추첨제에서 ‘청약가점제’를 추가한 것으로 부양가족 수가 많거나 무주택 기간이 오랜 사람들에게 청약우선권을 주는 제도이다. 항목별로 점수를 매겨 합산한 뒤 점수가 높은 청약자들에게 우선적으로 아파트를 분양해준다. 이는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길수록 유리한 제도이다.청약가점제는 민간에게 공급하는 전용면적 85㎡ 이하의 아파트와 85㎡ 초과 아파트에 청약할 수 있는 청약부금과 청약예금 가입자에게만 해당된다.
하지만 시행 초기 가점제도가 익숙치 않은 청약자들에게 적지 않은 혼란을 가져다주고 있다. 특히 청약가점제가 도입되면서 쏠림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일단 당첨이 되면 최고 10년까지 청약할 수 없기 때문에 청약통장 사용에 신중을 기하는 수요자가 늘면서 ‘지역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더 심화되고 있다.
정부가 과도한 분양가 상승을 막기 위해 지난 9월 공공 택지지구에만 적용해 오던 분양가상한제를 민간택지로 확대했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분양가격이 다소 낮아지긴 했지만 아파트건설 위축, 전매제한에 따른 과도한 재산권 침해라는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다.건설업체 입장에서는 수익과 직결되는 분양가를 정부가 통제할 경우 아파트의 품질이 저하되고 사업성 악화로 공급이 위축돼 결국 장기적으론 아파트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아파트 분양가격은 공급자인 건설회사 전체는 물론 수요자들의 주택 구입 패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분양가는 다소 저렴해진다는 장점이 있으나 향후 아파트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분양가 상한제 여파로 올해 안에 건설사들의 분양 승인신청과 밀어내기 분양 러시로 10월 이후 대규모 분양이 이루어지고 있다.
올해 지방 미분양 적체가 더욱 심각해졌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아 전매 제한 기간이 길어지거나 고가 배짱 분양을 한 단지가 청약자들의 외면을 받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방의 경우 수요가 부족한 곳에 과잉공급이 이뤄지면서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빚었다.일부 지방에서는 청약률 0%아파트까지 등장했다. 12월 건설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10월 말 현재 10만 가구를 돌파한 10만3331가구로 집계됐다.
이 중 90% 이상이 지방 미분양 물량으로 집계됐다. 지방 미분양 물량 증가로 인해 중견 건설업체들의 연쇄부도가 현실로 가시화된 한 해 였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는 데다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인 분양가상한제 등을 피해 물량을 집중 분양하면서 건설사들의 자금유동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5월 한승종합건설이 최종 부도난 이후 6월 (주)신일건설, 9월 세종건설 부도에 11월은 인천의 효명건설, 충남 KT건설 등 5개 건설사가 최종 부도처리됐다. 올 들어 부도난 일반건설업체는 모두 107개사로, 2006년 106개사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송도 코오롱 더 프라우 오피스텔 분양 현장에서 지난 3월 12일 청약 신청을 받자마자 1만5000여 명이 한꺼번에 몰려 4명이 다치고 모델하우스 인근 갈대밭이 불타는 등 아수라장을 연출해 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됐다.
오피스텔 123가구를 모델하우스 현장에서 단 하루만 청약한다는 업체의 일정으로 인해 청약 3일전에 모델하우스에 몰린 대기자가 2000여 명이 넘어서고 청약당일 1만5000여 명의 청약자가 몰렸다. 급기야는 수많은 인파들로 인해 청약대기 줄이 무너지면서 초유의 청약 중단사태가 발생했다.
청약 중단사태로 인해 당일 청약신청분은 모두 취소되고 한달 후 인터넷 청약으로 전환해 무려 5000:1의 경쟁률, 청약증거금 5조원 등 수많은 청약 신기록을 경신하며 다시 한번 더 프라우 청약 광풍을 불러 일으켰다.
광풍의 시발점은 주변 시세보다 300만원 낮게 책정된 분양가와 전매가 가능하다는 조건, 그리고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으로 시중에 풀린 유동자금의 투자처가 상실된 여파와 청약만 하면 수억원대의 프리미엄이 붙을 것이라는 일부 투기 세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했다.
청약광풍 사태이후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오르지 않는 프리미엄으로 인해 거품 논란이 크게 일었고 지난 11월 오피스텔도 분양권 전매와 해당지역 거주자에게 우선 공급하는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지난 7월 1일부터 법적계량형 사용이 의무화되면서 주택, 토지 등 크기를 설명할 때는 ‘㎡’를 사용하게 됐다.
건설업체 분양공고 및 부동산정보업체 인터넷 사이트 등 관련 업체와 업무에서는 그동안 사용해오던 ‘평’단위는 지난 7월부터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산업자원부는 일정규모 이상 업체의 위반 사례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강력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향후 추이를 보면서 단속 단위 및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는 평형에 익숙해 있는 소비자들에게 아파트 분양면적 등을 ㎡로 알릴 경우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판단,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평’의 병행이나 ‘형’의 사용 ‘P’같은 비규격 단위를 일부 사용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10월 강남 수요를 대체한다는 목표를 삼고 분당급 신도시를 예고한 뒤 용인모현, 광주오포 등 수도권 유망 후보지를 중심으로 투기 열풍이 일고 각종 언론과 전문가들이 저마다의 기준으로 신도시 예정지를 찍어 발표하는 등 수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또한 발표 직전까지도 분당급 신도시가 한곳인지 두곳인지 확정되지 않는 등 많은 사람들에게 혼돈과 후유증을 남기며 6월1일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맞은 편의 동탄2신도시 확정발표로 마무리 됐다.
발표 직후 동탄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지들의 가격이 급락했다. 또한 동탄신도시 수혜 지역에서 발표이전 아파트 거래를 한 50대 가장이 자살을 하기도 하고 보상을 노린 빈 상가 건물이 대거 등장하는 등 대규모 신도시 건설에 따른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기도 했다. 또한 당초 취지와는 달리 동탄의 입지가 분당을 대체할 수 있는지 여부는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다.
민간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4월 SH공사는 강서구 발산택지개발지구 2단지 및 송파구 장지택지지구 10,11단지 분양아파트의 세부 분양원가 및 분양가를 공개했다.
주택법 기준으로는 용지비, 조성비, 직접인건비, 이주대책비, 판매비, 일반관리비, 자본비용, 기타비용 등 8개 항목만 공개하면 되지만 서울시는 58개 세부항목과 분양수익까지 자세히 공개했다. 이어서 은평뉴타운도 분양원가를 61개 항목에 걸쳐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일반에 공개했다.
지난해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의 일명 반값 아파트(대지임대부 특별법안)를 당론으로 채택하며 논란이 일기 시작, 분양가를 낮춰야 한다는 요구에 기댄 채 토지임대부(한나라당 홍준표 의원 안)와 환매조건부(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 안) 주택이 반값 아파트란 이름으로 급조됐다.
정부는 당초 이들 제안에 시큰둥한 반응이었지만 집값 급등을 잡지 못한 여론의 압력에 밀려 올해 5월 정부가 반값 아파트를 도입하는 주택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개정해 입법 예고했다.
이에 따라 이른바 ‘반값아파트’로 불린 환매조건부주택과 토지임대부주택이 군포 부곡지구에서 10월 초 첫 시행됐지만 청약결과 청약률이 15%에 그치는 등 수요자들의 외면으로 추후 반값아파트 추가 공급에 대해 재검토하기에 이르렀다.
집 한 채로 평생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주택연금이 7월 11일 시행됐다.
주택연금은 장기주택저당대출이라고도 하며 주택은 있으나 특별한 소득원이 없는 경우, 고령자가 주택을 담보로 사망할 때까지 자택에 거주하면서 노후 생활자금을 연금 형태로 지급받고, 사망하면 금융기관이 주택을 처분하여 그동안의 대출금과 이자를 상환 받는 방식이다.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하는 주택연금은 부부가 모두 만 65세 이상인 고령자로, 1가구 1주택자에 한한다. 아파트, 단독주택, 다가구 등 6억 원 이하 주택이면 가능하며 1년 이상 거주해야 한다.
주택연금은 시중 은행의 상품과 달리 종신 지급을 원칙으로 하고 이용자 부부가 모두 사망할 때까지 주택에 거주할 수 있으므로 기존의 역모기지론보다 안정적이다.주택연금에 가입하려면 우선 주택금융공사와의 상담을 거친 후 주택가격평가 및 보증심사 등을 거쳐 보증서를 발급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