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시장을 보는 "2가지 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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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금 시장은 극히 정상적입니다. 가격이 높고 투기 분양을 유도하는 게 정상화인가요? 현 주택가격(PIR)은 여전히 높고 거래두절 상황도 아닙니다. 지난 2002년을 비롯해 2003, 2005년 다음으로 올해 거래량이 많은 편입니다. 미분양이 많다고 하지만 미국도 재고주택이 18만가구에 달하고 있습니다. 양도세 개선을 적극적으로 촉구하고 있지만 현재 시장은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 사이의 가격 격차가 커 거래가 안 되는 것입니다. 공급자 시각이 아닌 서민이나 수요자 측면에서 시장을 본다면 지금 정상화를 얘기할 단계가 아니라고 봅니다. 판을 바꿔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건교부 주택정책 담당자) #2. 주택건설업체들이 숨겨 놓은 미분양까지 감안하면 미분양 아파트는 이미 18만여가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입주 세대가 급증하면서 유령도시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현금흐름이 깨지면서 주택건설업이 위기로 치닫고 있습니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을 해야 하는데 그렇치 못한 이유가 참여정부 규제 탓입니다. 정부가 직접 개입함으로써 정책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것입니다. 징벌적 성격의 세제, 분양가 상한제와 전매제한 등 반시장적 정책이 시장을 황폐시키고 있습니다. 주택산업이 하향 평준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시장 정상화가 시급합니다. (주택건설업계 대표) 최근 정부와 업계, 연구소 관계자가 참여한 ‘주택시장 진단과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현재의 부동산시장을 보는 정부 측 관계자와 주택건설업계 대표의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정부 측은 현재의 미분양 급증이나 거래두절 등은 전혀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인 반면 주택건설업계는 시장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현재의 상황을 최대 위기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시장을 고려치 않고 무분별하게 공급 위주로 사업을 펼친 주택건설업계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 또 시장이 어려우면 정부에 기대려는 업계의 관행은 과감히 청소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시장을 뜯어보면 주택건설업계 잘못으로만 돌리기엔 문제가 많다.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룰과 국민 편의 위주의 정책이 집행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과다한 규제와 반시장적 정책으로 시장이 경색되고 국민이 불편하다면 이는 정부에 책임이 있다는 얘기이다. 모델하우스만 해도 그렇다. 지난해 판교 신도시 분양을 앞두고 수십억원을 들여 지은 모델하우스를 놔두고 사이버 가상 공간에서 구경하고 청약을 하도록 했다. 수만명이 몰리는 청약과열 사태를 막는다는 명분이었다. 그러나 재산 목록 1호인 수억원대의 주택을 마련하면서 가상공간에서 골라잡으라는 규제는 그야말로 국민 편익을 무시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청약열기가 급랭하면서 수요층을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려운 현재의 상황에서 완벽하게 지어진 모델하우스를 닫아두고 마케팅을 하는 것은 가히 코미디이다. 인터넷 전산망 청약과 청약가점제도 마찬가지. 미분양이 지천이고 무순위 청약이 대다수인 상황에서 전산망이나 가점제는 무용지물이다. 괜한 절차를 만들어 공급자나 수요자 모두에게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선착순 물량이 남아도는 판에 고등수학을 할 정도로 복잡한 가점 우선 청약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미분양 급증에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전매 제한도 그렇다. 초등학교 학생 때 분양받은 주택을 중학교, 고등학교 때까지 보유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기간 단축이 시급하다. 10년씩이나 재산권 행사를 할 수 없다면 이는 투기를 잡는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꼴이 아닐 수 없다. 건전한 실수요자는 시장에서 철저하게 보호받아야 한다. 분양가 상한제나 원가공시 등도 고분양가를 잡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하다. 지난 88~98년 사이에 시행된 원가 연동제는 오늘날 아파트 재건축 붐을 불러온 원흉이다. 대량공급시대를 벗어나 국민소득 3만달러시대의 주택을 건설해야 하는 현 상황에서 가격에 모자를 씌우는 상한제는 재차 많은 폐단을 불러올 게 뻔하다. 입주 시 저품질 주택의 내부는 뜯어고쳐 고급화할 수 있지만 싸구려 단지 조경이나 커뮤니티 시설은 어찌해야 할 것인가. 국민들이 부동산정책이 친시장적으로 다시 회귀할 것으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선판이 격렬해질수록 부동산정책의 개선 공약이 더 약발을 받고 이로 인해 시장 기대감이 더욱 부풀려지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귀결이다. ch100@heraldm.com 장용동 헤럴드경제신문 생활경제부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