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삶이 피어나는 아파트

시험을 봤다면 모범답안처럼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개조 사례가 있다. 집주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해 기능적이고 스타일리시하게 꾸민, 새댁 홍현주씨의 작은 집의 리모델링.

오렌지·그린·레드 등 상큼한 캔디 컬러로 가득한 이 집은 예상하다시피 신혼집이다. 직장 생활 경험 없이 스물여섯 어린 나이에 결혼 하는지라 혼수 준비만으로도 예산이 빠듯하던 홍현주씨. 그러나 여자 마음이 어디 쉽게 포기되는가 오래 살 생각으로 마련한 첫 내 집만큼은 두 사람의 스타일이 묻어나는 개성 있는 공간으로 꾸미고 싶었다. 혼수 비용을 제외하면 남는 여윳돈은 1000만원. 개조와 마감재 등 원하는 대로 밑그림을 그려보니 아무리 발품을 팔아 고쳐도 예산 초과였다. 욕망의 리스트가 가득 담긴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의 블로그를 문턱 닳게 드나들며 군침만 흘리다 전화를 걸었다. “1000만원으로 고쳐주세요!” 공사 내용으로는 터무니없는 예산을 들이댄 예비 신부. 그러나 이 귀여운 요구에 스타일리스트는 흔쾌히 미팅 시간을 잡았다.

◎ 가구보다 개조에 힘주다
신혼부부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 한 가지가 가구에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투자한다는 것. 혼수와 개조, 두 가지 사이에서 고민하던 그녀에게 리빙스타일리스트 조희선씨는 명쾌하게 해답을 내려주었다. 조희선씨 역시 66㎡(20평)대에서 시작해 두 아이 낳고, 넓은 집으로 옮긴 경험이 있는지라 인테리어에 욕심을 내는 새신부들의 마음을 거울 보듯 읽는다.
예산부터 다시 잡고 개조 리스트를 체크했다. 신혼 가구는 디자인만 보고 선택하면 싫증나기 쉽고, 아이를 낳으면 가구의 용도나 개념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큰돈 들일 필요 없다는 생각에 동의, 브랜드 대신 짜맞춤과 온라인 쇼핑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당초보다 예산이 늘자 공간 계획도 자유로워졌다. 집 전체는 산뜻한 컬러로 포인트를 주되 수납공간을 최대한 확보해 캐주얼하면서 영리한 공간으로 컨셉트를 잡았다.

◎ 초절약 혼수 구입, 기능 살린 알짜 개조
부실에 따라 드레스 룸과 서재 붙박이장, 선반장을 설치하고 화장대와 협탁, 의자 등은 원하는 사이즈와 기능으로 맞춤 제작했다. 그러고 나니 필요한 가구는 침대와 소파뿐. 평소 갖고 싶던 수입 가구 브랜드 홈페이지와 카탈로그에서 원하는 디자인을 찜한 뒤 온라인 쇼핑몰에서 비슷한 디자인으로 두 개 합쳐 120만원대에 해결했다. 불필요하게 넓던 베란다와 다용도실은 확장한 뒤 실내로 끌어들였다. 살림이 늘고, 아이가 생기기 전 미리 수납공간을 확보할 목적으로 공간마다 붙박이장과 무지주 선반, 붙박이 선반 등을 배치했다. 덩치 큰 가구 대신 효율적으로 수납공간을 만든 것. 탄탄하게 밑그림을 완성한 다음 컬러로 색을 입혔다. 그린과 오렌지를 메인으로 몇 가지 파스텔 색을 추가했더니 경쾌한 팝 스타일 공간이 되었다.

1 _이 집은 기둥, 선반, 가벽 등 벽면을 제외한 모든 벽 구조물에 색을 입힌 것이 특징이다. 확장 후 넓어진 거실은 데코 선반과 디자인이 깔끔한 블랙 소파, MDF로 짜 맞춤하고 시트지를 입힌 원형 테이블만으로 군더더기 없이 꾸몄다. 그린 컬러의 패널 스타일 커튼, 컬러풀 쿠션, 스트라이프 패턴의 러그로 경쾌하게 스타일링했다. 커튼·테이블은 ‘조희선 by 꾸밈’에서 제작한 것, 데이 베드 겸용의 심플한 소파는 본비비(www.bonvivi.com)에서 48만원대에 구입했다.

2 _레드 컬러로 포인트를 준 침실. 집 전체에서 단 두 군데에 수입 벽지를 사용했는데 그중 한 곳이 침대 머리맡 벽면이다. 스퀘어 프린트가 모던하면서 경쾌한 느낌을 준다. 커튼과 침구, 협탁 모두 조희선 by 꾸밈에서 제작한 것, 벽지는 독일 리빙월 제품, 좌식 스타일로 키가 낮은 심플한 화이트 침대는 매트리스 포함해 옥션(www.auction.co.kr)에서 58만원대에 구입했다.

3 _침대 반대편 공간에는 화장대를 놓았다. 거울과 레드 페인팅으로 마감한 상부장은 수납은 물론 데커레이션 효과도 톡톡히 한다. 화장대·수납장·의자 모두 제작한 것.

◎ 자투리 공간을 모두 활용해 기능적으로 고친 집
생활하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실이 어딜까? 바로 주방과 욕실이다. 살림하다 보면 좁은 집의 주방과 욕실은 늘 물건으로 넘쳐나게 마련. 아이를 낳으면 짐은 더욱 많아질 터라 쓸모 있으면서 효율적인 공간을 만들기 위해 구석까지 알뜰하게 활용 했다. 거실 반대편에 있는 주방은 욕실 뒤 다용도실과 연결된 ㄱ자 구조. 짧은 일자 싱크대와 불필요하게 넓은 다용도실로 구성되어 불편하고 비효율적이었다. 다용도실을 확장한 뒤 세탁실을 겸비한 자투리 수납공간을 마련했더니 주방이 훨씬 넓어졌다. 공간을 확보한 주방은 상부장을 생략하고, 식탁 대신 아일랜드 조리대를 설치했다. 하나로 연결된 아일랜드 조리대와 싱크대 하부장은 모두 짱짱한 수납공간으로 사용한다. 욕실 공간도 마찬가지. 쓸모없는 창을 철거하고, 선반장을 만들어 수납공간을 최대한 확보했다.

4 _주방은 다용도실 확장 후 이전보다 훨씬 넓고 수납공간도 많아졌다. 오렌지 컬러 포인트 타일, 데코 선반, 널찍한 창 때문에 답답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원래 주방 입구에 아치형 목공 장식이 되어 있었는데, 이를 제거한 대신 아일랜드 조리대의 높이를 일반 사이즈보다 높게 제작해 공간도 구분되면서 개수대를 가리는 효과도 주었다.

5 _다용도실과 연결되는 창이 있던 욕실은 벽을 막고 선반장을 만들어 수납할 수 있게 했다. 세면대 위 수납장도 제작한 것. 그린 컬러 타일로 톤온톤해 쾌적한 느낌을 살렸다. 타일은 엘세라믹 제품.

홍현주씨 집에서 찾은 66㎡(20평)대 신혼집 개조 포인트

① 컬러 컨셉트만 정해도 반은 디자인한 셈 공간 제약이 있는 66㎡(20평)대에서 스타일을 살리는 건 마감재 몫일 경우가 많다. 먼저 컬러 컨셉트를 정한 뒤 벽지, 타일, 페인팅, 시트지, 포인트 월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재미를 주어보자. 저렴한 비용과 간단한 아이디어로 최대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다.

②수납공간은 미리, 최대한 확보하라 좁은 침실에 덩치 큰 가구를 들여놓는 대신 벽 안쪽으로 드레스 룸을 마련하면 훨씬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새 아파트라 원래 드레스 룸으로 나와 있던 공간에 레일을 달아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했다. 닫아두면 감쪽같고, 수납은 말끔히 해결되었다.

③요즘 개조 트렌드, 코드리스 복잡하게 연결된 전선만 가려도 집이 훨씬 넓어 보인다. 미리 가전제품과 가구 배치를 꼼꼼하게 계획하고 배선 작업을 마친 뒤 벽 뒤로 가벽을 하나 더 설치해 코드를 연결할 자리를 만들었다. 짜 맞춤한 TV장 안으로도 지나가는 선을 숨겨 거실이 깔끔해졌다.

④좁은 집에서 더 쓸모 많은 가벽 공간을 짜임새 있게 구성할 때 가벽의 역할은 생각보다 크다. 좁은 집일수록 가벽은 더 쓸모 있게 활용된다. 비좁은 주방에 놓을 데가 마땅치 않았던 냉장고는 신발장 옆에 가벽을 설치해 효과적으로 수납했다.

⑤노는 공간 없이 200% 활용하라 개조 후 3.3㎡(1평) 남짓한 이 작은 공간이 하는 역할은 무엇보다 크다. 수납장과 세탁기 등을 두어 그야말로 다용도로 사용하는 알짜 스페이스. 주방에 미처 수납하지 못한 그릇과 가전제품을 수납하고 세탁실 역할도 겸한다.

⑥쓸모 있는 현관 개조 66㎡(20평)대는 대부분 현관이 중문 없이 바로 집 안과 연결되기 때문에 조금만 신경 쓰면 집 안 분위기가 확 달라질 수 있다. 더러움이 쉽게 타는 방화문은 페인팅 대신 시트지를 붙여 꾸몄다. 신발장은 화이트와 오렌지 컬러의 하이글로시 문으로 마감해 산뜻하고 깔끔해 보인다.

*출처-우먼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