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삶이 피어나는 아파트

곽은희

재건축 규제 손댈지 주목
정권 바뀌어도 부동산정책 큰변화 없을듯
세금제도 변화ㆍ지방 미분양 해소책 관심

■내년 키워드는 침체 혹은 안정

올해 주택 가격은 전반적으로 상승세가 크게 둔화됐다. 수도권에서는 연립주택과 소형 아파트 가격이 올랐으나 상승 폭은 크지 않았다. 지방 부동산시장은 침체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의 제도적 규제와 세금 강화가 시장에 반영되는 것이 올해 부동산시장의 특징으로 볼 수 있다.

부동산시장의 이러한 모습은 내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정부가 등장해도 부동산정책의 큰 틀을 바꾸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매일경제신문이 부동산 전문가 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내년 부동산시장 특징은 `침체 혹은 안정`이었다.

지규현 주택도시연구원 부동산시장분석팀장은 "부동산정책이 크게 효과를 발휘하면서 수요가 탄탄하지 못한 지방 시장은 침체 심화 정도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 세금 규제 완화 여부가 관심

= 내년에 부동산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요인은 양도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 규제 완화 여부다.

전문가(복수응답 포함) 6명이 세금제도 변화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라고 응답했다. 그 밖에 재건축 아파트의 규제 완화 여부와 대출규제 완화 여부도 부동산 가격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주택시장 특징은 서울 강북의 가격상승률이 강남을 앞질렀다는 것. 이러한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지거나 강남ㆍ북이 비슷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다만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강남 부동산 가격상승률이 더 높을 것으로 응답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전문가들은 내년에 부동산 가격이 가장 크게 오를 만한 지역으로 `용산을 1순위, 강북 뉴타운을 2순위`로 꼽았다. 내년에도 부동산 뉴스의 초점이 상당 부분 강북에 쏠릴 것임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올해 주택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소형 아파트 가격상승률이 시장을 주도했던 대형 아파트를 앞질렀다는 것.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내년에는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했다.

◆ 재건축 아파트는 제도 변화가 변수

= 2008년 부동산시장에서 관심의 초점이 되는 재건축 아파트 상승률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규제 완화에 따라 가격 변동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새 정부가 구성돼) 재건축에 대한 규제가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해 20%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소폭 상승하거나 아예 소폭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규제 완화 여부에 의해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좌우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택시장의 관심사로 새롭게 부각된 사안은 전세금 상승률. 정부는 내년에 전세금이 안정될 것이라고 단언하지만 시장에서는 불안감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전세난이 심각하지는 않지만 국지적 전세난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 9명 가운데 7명이 국지적 전세난을 염려했다.

이들은 전세난 발생 염려의 가장 큰 이유로 `주택 구매 수요 위축으로 인한 임대 수요 증가`를 꼽았다. 청약가점제나 분양가 상한제 등에 따라 내집 마련의 눈치를 보는 사람들이 전세에 머무르면서 전세시장 수요가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소형 아파트의 공급 감소에 따른 소형 전세난을 염려하기도 했다.

◆ 분양가 상한제 악영향 염려

= 건설업계가 내년에 걱정하는 가장 큰 현안은 분양가 상한제다. 수익성을 맞추기 힘든 민간 건설사가 아파트 공급을 대폭 줄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가 민간 건설사의 아파트 공급을 줄일 것이냐는 물음에 모두 그럴 것이라고 응답했다. 전체 9명의 전문가 중 20% 이상 축소가 2명, 10~20% 축소가 3명, 5~10% 축소가 3명, 5% 미만 축소가 1명이었다. `영향이 없다`고 답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분양가 상한제가 집값 안정에 기여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의견이 엇갈렸다. `민간 공급 축소로 집값이 소폭 상승한다`는 의견이 5명이었고, `집값 안정에 조금 기여할 것`이라는 응답도 4명이나 됐기 때문이다.

◆ 부동산 제도 큰 틀은 유지될 것

= 최근 건설업계가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은 새 정부의 부동산정책 기조가 바뀔 것인지 여부. 하지만 대부분 전문가가 `정책 틀은 유지하며 미세조정에 그칠 것`이라고 답변했다. 부동산정책에서 큰 폭의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움을 엿보게 하는 부분이다. 다만 새 대통령이 집권하면 `1주택자의 양도세 완화(6명)` `1주택자 노인의 종합부동산세 완화(5명, 2명은 복수응답)` 등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지방을 중심으로 건설업 계는 요즘 미분양 물량의 급증을 크게 걱정하고 있다. 내년에는 이러한 미분양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는 업체가 많다.

전문가 가운데 4명은 미분양 물량의 경우 `서울ㆍ수도권 감소, 지방 증가`로 예상했다. 반면 4명은 `서울ㆍ수도권 소폭 증가, 지방 대폭 증가`로 전망했다.

지방 미분양 해소책에 대해 전문가 6명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이들은 미분양을 줄이기 위해 지방의 투기지역 혹은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해제한다거나 지방 아파트의 양도세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내년 토지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양도세 부담 등으로 위축된 상태가 지속되거나 약간 거래가 활성화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김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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