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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안정세 연말까지 간다”
추석 이후 집값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에도 주택시장이 현재의 관망 장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해 가을처럼 아파트값이 급등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대출 규제ㆍ세금 압박ㆍ금리 상승 등이 가격 상승에 악재로 버티고 있는 데다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시행으로 집값 하락 기대감에 매수 심리도 크게 위축된 때문이란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7~8%대를 넘보고 있는 데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무주택자는 기존 주택 구입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이 집값 향방의 변곡점 될까
여기에다 지난해 기존 주택 처분을 조건으로 새로 집을 구입했던 수요자들은 연말까지 기존 주택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도 커졌다. 서울부동산경제연구소 최문섭 소장은 “매수세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매물이 늘면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올 연말 대통령선거라는 변수가 있긴 하지만 단기적으로 큰 변수로 작용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워낙 강해 대선 분위기로는 반전될 힘이 미약하다는 것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재테크팀장은 “2000년 이후 거의 6년 이상 대세 상승을 해 온 서울ㆍ수도권 주택시장이 또다시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에 상승기로 접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선 이후 규제 완화가 현실화하는 시점에선 시장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면서 부동산시장도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전무는 “지금까지 대선 이후 집값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이어왔다”며 “다만 대선 기대감보다는 실제로 규제 완화나 개발 공약이 시행되는 시점에 집값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서울 강북권과 수도권 외곽지역의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추석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매매시장,극심한 ‘눈치보기’ 예상
집값 안정세와 함께 거래시장에선 매도자와 매수자간 극심한 눈치보기가 더 심해질 것 같다. 집주인들은 12월 대선 이후 부동산 규제가 완화될 경우 집값도 덩달아 오를 것으로 생각해 매물을 내놓지 않는 것이고, 반면 대기 매수세는 분양가 상한제 실시 등으로 집값이 더 빠질 것으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RE멤버스 고종완 사장은 “이같은 매도ㆍ 매수세들의 ‘동상이몽’으로 거래는 더 위축되고 가격 움직임 역시 더욱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창석 전무도 “정권 교체 가능성과 이에 따른 규제완화 기대감이 크게 작용해 집주인들이 집을 처분하기보다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집값이 추석 이후 반등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집값 반등론자들은 따라서 지금이 ‘매수 적기’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와이플래닝 황용천 사장은 “재건축단지를 비롯한 강남권 아파트 매매시장이 각종 규제들에 어느 정도 내성을 갖췄다”며 “올해 안에 확실을 바닥을 찍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시간과공간 한광호 사장은 “분양가상한제와 청약가점제 등 나올 만한 규제는 모두 나온 상황에서 남아있는 건 대선 이후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 뿐”이라고 말했다.
집값 소외지역 상승세 지속 전망
주택 상품별 가격 차별화도 예상된다. 고가 주택과 중저가 주택, 서울 강남권과 비강남권간 양극화가 더 심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셋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강북권 및 서울 외곽지역의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움직임이 활발해 가격이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한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서울 강북권과 수도권 외곽지역, 개발 호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소형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실수요 거래로 소폭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정 신한은행 재테크팀장은 “강남 등 버블세븐 지역의 중대형 아파트는 당분간 약세가 지속되고 강북지역을 비롯한 수도권 중소형 아파트는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방의 경우 투기과열지구나 투기지역 해제 등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공급 과잉에다 수요 위축 등으로 당분간 시장이 살아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청약 가점 낮다면 기존 주택 매입으로 눈 돌려볼 만 청약 가점이 낮은 수요자들은 급매물이나 미분양 아파트 등으로 눈길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 하반기 집값이 보합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그렇다고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정부 정책이 바뀔 가능성이 있어 내년 중반부터는 상승세가 점쳐진다”며 “특히 가점이 낮은 젊은 부부나 유주택자는 추석 이후 기존아파트 급매물을 노리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와이플래닝 황용천 사장은 “가점이 낮다면 하반기 처분조건부 물량이 늘어나는 시점에 관심 지역 매물을 겨냥해 볼만하다”고 조언했다. 미분양아파트의 경우 유망 지역에 있거나 교통 편이 좋아지는 곳을 선별한다면 향후 일정 수준의 프리미엄(웃돈)도 기대볼 수 있다.
전셋값은 강북권ㆍ수도권 중심으로 상승세 예상 서울ㆍ수도권 전셋값은 오름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주로 강북권과 수도권 외곽지역 중소형 전셋값이 꾸준히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들 지역에선 이사철과 결혼 시즌을 맞아 전세수요는 늘어난 반면 전세 물건이 줄어들면서 전세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무주택자들이 청약 점수를 높이기 위해 주택 매입 시기를 늦추고 전세를 재계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우선 공급물량을 노리고 전입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경기 화성 동탄ㆍ인천 청라ㆍ수원 광교 등의 주변 전세시장도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전세대란으로까지는 확산되지 않을 것 같다. 최근의 전셋값 오름세는 일부 지역에 국한된 측면이 많고 이사철 및 결혼시즌이라는 계절적 요인도 많이 작용한 때문이다. 조철현 기자 choc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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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