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서구에 사는 김모(51)씨가 보유하고 있던 농지가 조만간 국가에 수용될 예정이다. 김씨는 이 땅에 살면서 농사도 지었다. 총 보상가격이 15억원이어서 어림잡아 세금이 3억200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가에 수용된 토지이므로 세금 감면 혜택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씨가 최대한 세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세법에서는 8년 이상 자경한 농지를 양도하거나 공익사업 등을 위해 수용될 경우 양도소득세를 깎아 주고 있다. 이 제도는 양도세를 무제한적으로 감면해 주는 것은 아니다. 한도를 두고 있다.
우선 ①8년 이상 자경농지 감면 ②농지대토(농민이 경작상 필요에 의해 농지를 양도하고 다른 곳의 농지를 사서 경작하는 것)에 의한 감면 ③공익사업용 토지 등에 대해 감면 받을 양도세액의 합계액은 과세기간별(1년 단위)로 1억원까지다. 이와 별도로 8년 이상 자경농지 감면과 농지대토에 의해 감면 받는 양도세액은 5개 과세 기간(5년)의 합계액으로 1억원까지만 감면 받을 수 있다.
김씨의 경우 농지 소재지에 거주하면서 8년 이상 농사를 지었으므로 ‘8년 이상 자경농지 감면’ 규정에 의해 1억원 한도로 감면 받을 수 있다. 또 땅이 수용됐으니 ‘공익사업용 토지 등에 대한 양도세 감면’ 규정에 따라 10%(현금보상)의 세액을 감면 받을 수 있다.
올해 만약 보유 중인 토지가 수용돼 모두 양도할 경우 발생되는 양도세 3억2000만원 중 자경농지 감면에 의해 1억원은 감면 받을 수 있지만 나머지 부분에 대한 양도세 2억2000만원은 내야 한다. 왜냐하면 8년 이상 자경농지 감면과 공익사업용 토지 등에 대한 양도세 감면을 합쳐 1년에 1억원까지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미 자경농지 감면으로 1억원 한도만큼 감면 받았다. 따라서 공익사업용 토지 등에 대한 감면은 적용받을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양도 시기를 조절해 올해 토지 중 일부만 양도해 양도세액이 1억원까지만 나오면 양도세 1억원을 전부 감면 받을 수 있다. 그런 다음 나머지 토지를 내년에 양도한다면 ‘자경농지로 인한 감면’은 이미 한도(5년간 1억원)를 적용받아 더 이상 감면이 되지 않지만, 매년 1억원까지 받을 수 있는 ‘공익사업용 토지 등에 대한 감면’은 적용돼 산출세액의 10%에 해당하는 세금을 줄일 수 있다.
임용천 우리은행 PB사업단 세무사
[중앙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