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상승을 위한 에너지 축적 기간‘. 2008년 주택시장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전체적으로 펀드 붐 등으로 부동산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줄어드는데다 대출, 세금 압박이 심해지면서 투자수요가 감소하고 시장에너지도 허약해 가격이 크게 오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2008년 수도권 주택가격의 경우 소비자 물가 상승률 정도의 오름세를 예상한다. 필자가 예상하는 집값은 국민은행 기준으로 3~4% 상승률 정도다. 강남 고가주택의 약세는 계속되겠지만 외곽지역의 아파트가 가격 갭 메우기에 나서면서 전체적으로는 강보합 장세가 예상된다.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낮은 것은 주택 신규 및 대체수요층인 30~40대가 인구구조상 두터운 허리층을 형성하고 있어 가격이 떨어져 가격메리트가 부각되면 대기매수세가 붙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각종 지역 개발 호재로 국지적 상승 가능성은 상존해 있다. 하지만 지방의 경우 인구감소와 지역경제 침체 등으로 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전국 주택가격은 강보합(1~2% 상승)정도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시기적으로 집권초기인 상반기에는 약세, 하반기 들어 강보합세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6월 1일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일 앞두고 매물 출회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내년 차기정부의 정책기조가 크게 달라지지 힘들다는 전망이 나올 경우 실망에 따른 종부세 회피 매물 출회는 많아질 수 있다. 거꾸로 세금이나 재건축 관련 제도가 완화되는 움직임이 있을 경우 그 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달리 말하면 내년 주택시장은 차기정부의 정책기조에 따라 향배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주택시장에서 정책변수의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2008년 주택 전세가격은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약간 높은 3~5% 상승(국민은행 통계기준)이 예상된다. 내년 이사가 많은 짝수해인데다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 올해보다 25%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상한제 아파트를 배정받기 위한 전세 눌러앉기 수요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전세시장도 지역분화 현상, 지역 차별화 현상이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강북은 재개발, 뉴타운 철거 수요로 주변 아파트 전세가격이 강세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강남은 잠실 저밀도지구 주공 1,2단지와 시영 등 1만8100여 가구의 입주가 쏟아져 입주쇼크에 따른 전세가격 약세가 예상된다. 지방은 집값이 잘 오르지 않아 집을 사기보다 전세로 거주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미뤄 강세가 예상된다.
*박원갑 칼럼니스트--한경 출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