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까지 주택가격이 물가상승률 수준에서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메리츠증권 부동산금융연구소는 14일 '주택시장 안정국면에 접어드나'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주택시장이 장기 안정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2010년까지는 주택 매매가격은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올 들어 주택시장은 확연한 안정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에 수도권 지역의 매매가격은 11.6% 상승했지만 올 들어 10월까지는 2.7% 상승에 그쳤다.
연구소는 "내년에도 주택시장의 안정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전국적으로 3% 이내 상승률을 기록하는 가운데 수도권은 3% 정도 오르고 지방은 2~3%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소는 또한 "정부가 계획한 내년 주택공급이 예정대로 이루어진다면 시장은 장기적인 안정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지역별 차별화가 심화되면서 일부 지역은 비교적 큰 폭의 하락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낮은 수요여력이 낮은 데다 최근 8만호까지 치솟은 미분양 물량 해소도 쉽지 않아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소는 내다봤다.
연구소가 주택시장의 장기 안정세를 점치는 이유는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현재 주택가격이 1990년 초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2000년 이후 2004년을 제외하면 매년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지속적으로 상회했다"면서 "아파트 가격지수를 물가상승률로 보정해보면 서울지역은 2006년부터 1990년대 초 가격수준을 웃돌고 있다"고 전했다.
1990년대 초 정점에 달했던 주택가격은 일산과 분당 등 5대 신도시 입주를 계기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연구소는 "그러나 1990년대 초와 같은 주택가격의 급격한 하락 가능성은 낮다"면서 "오히려 민간주택시장이 위축되면서 수도권에 공급물량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경우 국지적인 시장불안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