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아파트 값이 내리면서 10억원 이상 아파트 가구 수도 5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 규제와 부동산 세금 강화 등으로 고가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8일 부동산 정보 업계와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이달 5일 현재 1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매도 호가 기준)는 14만6940가구로 연초 15만1287가구보다 2.87%(4347가구) 줄었다. 10억원 이상 아파트가 감소한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이다.
서울이 연초 12만956가구에서 현재 11만9234가구로 1.4%(1722가구) 줄었다. 집값이 비싼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은 9만477가구로 연초(9만3638가구) 대비 3.38%(3161가구) 감소했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공인 채은희 사장은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와 종합부동산세 증가로 매수세가 줄면서 올해 초 10억원을 웃돌던 아파트가 9억원대로 떨어진 곳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수도권 5개 신도시도 10억원 이상 아파트가 많이 사라졌다. 연초 2만3154가구에서 현재 1만9972가구로 무려 13.74%(3182가구) 준 것이다. 평촌은 1590가구에서 1664가구로 74가구 늘었으나 분당(2만998가구→1만7746가구)은 11개월 새 3252가구가 10억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신도시를 제외한 경기도는 6743가구에서 6636가구로 1.59%(107가구) 줄었다. 특히 과천(3628가구→3217가구)·용인시(2277가구→2296)의 감소세가 뚜렷했다.
와이플래닝 황용천 대표는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시행으로 집값 하락 기대감에 매수 심리도 많이 꺾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