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치시장 서민음식 상어두투와 개복치
기본 주제방 2016/05/18 02:55   http://blog.azoomma.com/finger310/288288
 
 자갈치시장 서민음식 상어두투와 개복치
 
 상어 부산물 부위별로 삶은 수육
- 특유의 맛에 꼬들함 더한 내장
- 껍질 진피 살 맛 각각 다른 꼬리
- 힘줄 하나하나 씹히는 지느러미
- 깔끔 담백한 개복치 수육은 덤
- 고급 식재료 싸게 맛 볼 수 있어

자갈치시장 입구.

싱싱한 생선들이 진열된 어물전 근처에 천막으로 얼기설기 지어놓은 노천 상점이 몇 집 있다.
 한 집은 고래고기를 파는 집이고, 세 집은 '두투'를 파는 집이다.

두투? 상어의 부산물을 부위별로 삶아 수육으로 만든 음식이다.

상어지느러미, 상어꼬리, 상어내장이 주된 재료다. 돼지로 치자면 머릿고기, 돼지껍데기,
내장수육 등속이다
. 게다가 개복치와 '꼼장어묵'까지 파니, 그야말로 자갈치시장 갯것 음식 종합세트다.
이들을 오랜 시간 삶아 수육처럼 소스에 찍어 먹는데,
 단백질이 많고 지방이 적어 건강식품으로 꼽힌다.
두투는 지방마다 유사한 음식이 있는데,
가장 흡사한 것이 경주의 '두치'이다.
두치는 주로 고양이 눈을 닮은 '괭이상어'의 머리, 내장, 꼬리, 살코기 등을 찜통에 삶아
 초고추장에 수육처럼 찍어 먹는 음식이다. 일부 식문화가는 두치를
'부산경남 일부지역에서는 두투라 부른다'고 기술하기도 한다.
 
두투 와 개복치 ,곰장어묵 (1606 page ).jpg
                      두투와 개복치, 꼼장어묵 등 전통의 자갈치시장 길거리 음식을 장만하여 파는 노점 음식점 풍경.
 
상어 내장·꼬리, 두투가 되다

경북지역에서는 영천을 중심으로 토막 낸 상어고기를 소금에 절인 '돔배기'를 즐겨 먹는다.

상어의 '토막고기'를 뜻하는 경북지역 말에서 유래했다.
제사나 잔칫상에 올리지 않으면 안 되는 음식으로 전라도의 잔치음식인 홍어의
'경북판'이라 보면 되겠다.

주로 산적으로 해서 먹는데 경북에서는 '돔배기산적',

경남에서는 '두투산적', 제주도에서는 '상어적갈'이라고 한다.
그 외 탕수, 구이, 조림 등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그리고 남은 돔배기 껍질은 솥에서 푹 곤 후 묵처럼 굳혀 초고추장에 찍어 먹었는데,
이를 '두투머리'라 한다.

이처럼 부산의 '두투'는 경북의 상어음식 문화와 그 어원에서 일정한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물론 이견도 있다. 일단의 지역 어문학자들은 '두투'를 '상어의 머리 고기'가 아니라
 '두툽상어' '개상어'와 관련하여, '두꺼비'를 의미하는 '두툽'이 변화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두툽상어는 크기 50㎝ 소형 상어로, 부산지역에서는 '개상어'로 부르며 횟감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현재 부산에서 식용하는 '두투'는 그 내장이나 지느러미, 꼬리 등이 크며,
검은빛이 도는 껍질의 색깔 등을 볼 때 두툽상어는 아니라는 개인적인 견해다.
주로 경북지역에서 소비되는 돔배기용 상어가 부산에서 위판되고,
그 종류가 귀상어와 청상아리, 악상어 등 중대형 상어인 점을 봤을 때
두투는 이들의 부산물로 만든 식재료로 생각한다.


■개복치 수육은 어떤 맛일까

상어지느러미 (1606).jpg
노점 식당에서 맛볼 수 있는 상어 요리. 젓가락으로 든 것은 지느러미 부위다.


40여 년을 한 자리에서 두투를 팔아온 김영숙(79) 씨 가게에 앉아 두투 한 접시 시킨다.
상어 내장 썬 것과 꼬리, 지느러미 그리고 개복치 수육과 꼼장어묵 등이 소복하게 나온다.
한 점씩 맛보는데, 각각의 식감과 맛이 전혀 달라 흥미롭기까지 하다.

'내장'은 적당히 꼬들하다. 내장 특유의 진한 맛이 돌지만, 제대로 삶아서인지 담담하다.

일행이 잘 삶았다고 하자 "우리 아들이 삶았는데, 잘 삶는다"며 은근한 아들 자랑이다.
"내장은 삶기 전에 칼로 찐득한 진을 긁어줘야 한다꼬. 그래야 비린내가 안난다 아이가."

'꼬리'는 껍질과 껍질 밑의 진피와 살 등 세 겹이 함께 붙어있는데

각 부위별로 오돌오돌, 쫀득쫀득, 보들보들 그 맛이 달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샥스핀이라 불리는 '지느러미'는 낚싯줄처럼 생긴 힘줄이 생선가시처럼 정렬된 형태이다.
포슬포슬하게 생겼는데 씹으면 힘줄 하나하나가 입안에서 각기 독립된 식감으로 자유롭다.
오래도록 끓여 조리한 중국음식 샥스핀 스프와 달리 꼬들꼬들한 식감을 최대한 살렸다.

개복치 수육도 한 점 맛본다. 우선 보기에는 하얀색을 띠는 청포묵과도 닮았다.

그러나 식감은 오돌도돌 하면서도 잡내가 없고, 맛이 깨끗하면서도 담백하다.
부산에서는 이 개복치까지 두투의 영역에 두고 즐기고 있는 것이다.

원래 개복치는 몸길이 약 4m, 몸무게 평균 1t인 거대한 물고기이다.
 최대 2t까지 나가기도 한다.
몸은 타원형이고 꼬리는 퇴화했으며 몸은 옆으로 납작하다.
 전체적으로 둥글납작하게 생겼다. 얼핏 보기에는 복어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주로 포항에서 위판되며 포항 지역에서는 별미로 통한다.
집안 경조사에는 꼭 개복치 요리가 상에 올라오고,
개복치 요리 전문점도 있다. 껍질은 수육으로, 살은 회무침으로,
대가리와 뼈 등은 찜용으로 활용된다.

■"말도 마소. 손이 얼마나 가는데"
 
1060 상어꼬리부위 와 내장.jpg
주인장이 상어 꼬리 부위와 내장 등을 먹기 좋게 썰고 있다.


다양한 두투를 한 점 한 점 일별하고 있으려니 잠시 짬을 낸 김 씨가 대뜸 맛이 어떠냐고 묻는다.
"맛있제? 이 두투는 상어고기라서 무우몬 간이 좋아진다데.
나는 속 안 좋을 때 이거 몇 개 집어 무우몬 속이 편해지더라꼬."

김 씨에게 두투 장만법을 물었다. "말도 마라~!" 김씨가 손사래를 치며 "두투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란다.

 "씻기고, 빨고, 벗기고, 긁어내고, 삶고, 헹구고, 말리고, 식히고…내장은 그냥 삶으면 싱겁고 맛이 없어.
소금 넣고 삶아야 꼬들꼬들하고 맛도 좋아진다 아이가."
이러한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상어가 비로소 두투가 된다는 것이다.

푹 삶은 내장은 아주 부드럽다. 이를 쫄깃한 식감을 주기 위해 냉동실에 보관하여 식힌다.

 그래야 손님에게 낼 정도로 꼬들꼬들한 식감이 살아난다.
꼬리는 1차로 물에 삶아서 까끌까끌한 피부의 돌기를 칼로 일일이 다 벗겨내야 한다.
그리고 수돗물을 틀어놓고 이물질 등을 일일이 씻어내고 다시 2차로 삶아야 먹을 수 있다.

■소스의 맛이 중요하다

지느러미는 팔팔 끓는 물에 30분 정도 삶아 손으로 일일이 껍질을 벗겨내 하얀 힘줄만 남으면,

다시 30분 끓인 후 찬물에 씻어야 꼬들꼬들한 식감이 살아난다.
개복치는 꺼끌꺼끌한 껍질을 칼로 벗겨내
야 먹을 수 있다. 20㎠ 이상의 덩어리로 삶는데 '잘못 삶으면 물이 되고,
덜 삶으면 이가 안 들어갈 정도로 딱딱하다'고 한다.
잘 삶은 것은 색감이 반투명, 덜 익은 것은 유백색을 띤다.

두투는 음식 자체의 풍미가 없기에 식감과 소스에 그 맛을 크게 의지한다.

때문에 소스의 주된 베이스인 초고추장 맛이 아주 중요하다.
하여 김 씨는 매실액, 감식초, 탁주식초 등을 아낌없이 써서
 초고추장을 만들어야 두투의 제 맛을 볼 수가 있다고 귀띔한다.

볕이 참 좋은 날, 자갈치시장에는 두투가 있다.

아무리 주머니가 가벼워도 두투 만 원어치 시켜놓으면,
모든 세상사 다 훈수하며 호기롭게 술추렴 할 수 있다.
그것도 그 식재료가 상어임에랴~! 그래, 마음 적적한 날이면 '싸나이'들끼리,
호기롭게 시국을 재단하며 상어 한 점 씹어보는 것도 좋은 일이겠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