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과 고춧가루를 쓰지 않는 궁중 김치, 장김치
한식이야기. 장김치
우리가 일반적으로 김치라 부르는 ‘배추김치(통김치)’는
19세기에 이르러서야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었다.
임진왜란을 전후로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고추가 보급되고 만들어진 형태다.
그 이전의 김치라고 하면 대게는 배추나 무를 소금에 절여 숙성시킨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시절의 김치는 하얀 것이 일반적이었다.
물론 모든 김치가 그랬던 것은 아니다. 궁중김치 중 하나인 장김치는 검은색에 가까웠다.
장김치. 사진=전통향토음식 용어사전(농촌진흥청 발간)
장김치는 소금이 아닌 간장으로 간을 맞춘 김치로 궁중이나 양반가에서 주로 담가 먹었다.
형태로 보면 현재의 나박김치와 비슷하게 국물이 있는 김치다.
김치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석이버섯, 표고버섯, 밤, 대추, 잣 등 고급재료가
사용돼 일반 백성이 만들어 먹기는 힘든 김치다.
장김치를 만드는 법은 요리연구가 이용기가 1924년에 펴낸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 잘 기록되어 있다. 조리법은 다음과 같다.
‘배춧속을 일정한 길이로 썰고 씻는다.
무는 섞박지처럼 썰어 배추와 함께 장(진간장)에 잘 절여 놓는다.
파, 마늘, 생강, 석이버섯, 표고버섯은 채 썰고, 밤, 대추, 미나리, 갓은 적당한 크기로
잘라 넣은 뒤 여기에 잣을 넣고 설탕을 뿌려 장에 절인 배추∙무와 함께 고루 섞는다.
여기에 물을 더 부어 간을 맞추고 봉해 익힌다.
배추를 통으로 설탕과 장에 절였다가 소를 넣고 담그거나 배추와 무를 절이기
전에 설탕을 뿌려 섞어 하루쯤 두었다가 장을 쳐서 절여 담그면 맛이 더 좋다.’
이렇게 만든 장김치는 일반 김치보다 빨리 익기 때문에 여름철보다는
주로 겨울에 즐겨 먹는 별미였다.
추운 겨울에도 2~3일이면 김치가 익어 만든 후 금방 먹을 수 있었다.
궁중에서는 떡을 주로 한 주안상이나 떡국, 교자상 등에 올리기도 했다.
장김치는 소금, 젓갈, 고춧가루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짜지 않고 맛이 담백하다.
물을 부어 농도를 묽게 하기 때문에 설탕이 들어가지만, 단맛은 강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