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요리실패기- 소금게장 살이 다 어디로 사라져버렸지?
기본 주제방 2014/08/17 12:46   http://blog.azoomma.com/finger310/287547

                   내가 만든 소금염장은 실패한걸까!

 

 풍성한 어장에서 나오는 게나 생선들을 미처 다 못먹어 소금에 재는 염장법들은 

제게는 전설같은 이야기였습니다. 어린시절 한 번도 체험하지 못한 요리법들이 주는 신비감.

 그런 동화가 내 밥상위에 펼쳐지길 기대하면서 꼭 한 번 만들어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농부의밥상'이라는 책을 보면, 모항에 사는 시인 박형진의 밥상에 이 소금게장 이야기가 나옵니다.

 

봄꽃게를 오래두고 먹는 저장방법으로 통통한 꽃게를 등딱지를 떼어낸 후 

그 안에 소금을 듬뿍 재여서 차근차근 항아리 속에 묻어두고 한 달을 숙성하면 

여름내내 냉장보관 하지 않아도 되는 고소하고 짭조롬한 소금꽃게가 탄생한다고 합니다.

냉장시설이 없던 우리 조상님들이 쓰던 멋진 저장방법이었던거죠!

 

오로지 소금꽃게를 만들어보고 싶어 딱 한달전 순희님에게서 봄꽃게를 주문한 후

 구매후기에 소금꽃게를 해보겠다고 말씀드리니 모두들 새로운 도전에 열광하며 응원해주셨어요.

(아주 심술맞은 참존님이랑 혜수민님만 빼구요~ㅎㅎ)

 

박형진님이랑은 달리 저는 등딱지를 벗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너무 짜서 먹기가 힘들지 않을까요?

그냥 통째로 소금 속에 푹 파묻어 그늘진 곳에 한달간 놓아뒀습니다.

그리고 7월4일 오늘 드디어 쿵쾅거리는 맘으로 소금독을 열어봤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소금에서 게를 꺼낼 때 지나치게 가벼운 거예요!


 



꺅!!

게살들이 다 없어져 부럿어요!!

 




옛 어르신들이 만들어드시던 소금게장을 먹어본 적이 없어 이게 성공인지 실패인지는 분명히 알수가 없지만

 이정도로 수분이 빠져버려 게가 가지는 풍미가 사라져 버렸다는 건 맛을 살려내는 일에선 분명 실패인 것 같습니다.

 

뭐가 문제인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아 우선 맛객님에게 연락을 취해봅니다.

"맛객님! 저 소금게장 만들었는데 실패했어요. 조잘조잘 조잘조잘~~ "

 

그러자 맛객님이 아주 심드렁한 목소리로 대꾸합니다.

     "소금에 한달이나 저장하면 아무래도 수분이 빠지죠. 일주일 정도가 딱 좋았을건데요"





완벽하게 파내고 남은 빈껍질,,,


 

 

 

안타깝게도 이론과 실전의 차이를 실감하지만...

소금게장이 제맛을 낼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보려 합니다.  

 나의요리실패기는 영원히 이어질지도 모르지만 이 도전을 멈출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여기서 대반전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충격이었지만 밥 한그릇 퍼 와 염장게살을 먹어보니 상상할 수 없는 놀랄만한 맛이었습니다.

깊은맛, 입안에 짝짝 붙는 개미가 있어 이게 진정 발효의 묘미이구나 싶었다는.


지금도 수분이 좌악 빠진채 찰진 맛이 입안에 감도는 게 느껴집니다.

 

오래전 바닷가 사람들이 먹던 소금게장이 이 맛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내가 만난 이 순수한 맛도 바다의 향기와 아주 가까이 있었다는 걸 알 것 같습니다.

내가 원하던 동화의 식탁을 아무래도 저는 만난 거 같습니다^^



 

 

 

 

 

게장 레시피 하나 더 추가!

우리가 간장게장 만드는 방법과 똑같이 하되 간장대신 소금만 달여서 붓는 방법입니다.

준비물은 딱 두가지, 꽃게와 소금만 있으면 됩니다!

 





일반 간장게장은 간장부터 시작해 재료가 많이 들어가다보니 느끼하고

단맛이 강한게 큰 단점입니다. 그리고 보관기간도 짧은 편이구요.

하지만 소금장에 담그면 아주 깔끔한 맛을 즐길 수 있는데다

소금에 절여진 것이라 살이 쫀득쫀득하며 간장보다 보관이 오래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맛에 왕도가 없기에 어떤 것이 더 맛있다 할 수 없으나 진한 양념에만 길들여진 우리 식탁에

이렇게 원초적 생명력을 불어넣어줄 조리방법도 가끔은 괜찮겠다 싶습니다.

두어마리 실험해 보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소금염장게장

1.게를 깨끗하게 씻고 물기를 빼 놓는다

2.작은 단지에 소금을 두텁게 깔고 그 위에 게 한 칸, 소금 한 칸, 

차근차근 소금을 두텁게 먹이며 쌓는다.

3.서늘하고 그늘진 곳에 일주일쯤 뒀다가 꺼내먹는다.

 







소금물게장

1. 이왕이면 활게를 깨끗하게 씻어 준비한다

활게라야 소금물을 부어주면 숨을 토해내 잡물질을 깨끗하게 토해내기 때문.

없으면 냉동게라도 괜찮음~

2. 소금을 짭짤하게 넣고 팍팍 끓인다(소금농도는 취향에 따라)

3. 식힌 후 부어주고 하루 지난 후 한번만 더 달여 부어준다.

소금물은 재활용하지 않는다. 게의 이물질을 깨끗하게 토하게 해준 역할이므로 버려야함~









목포  순희의 생선카폐 제공
http://cafe.daum.net/_c21_/bbs_search_read?grpid=1JEkJ&fldid=MPQP&datanum=780

-404 page 포항여남의 말린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