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케일 김치
겨울의 혹한은 따뜻한 곳에서 잘 피해서 남의 일같이 구경만 했지만 오시는 봄은 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지요.
그럼 열대지방에서 어쩔 거냐고요?
일단 이곳에서라도 오시는 봄님에 대한 대대적인 환영식을 열어야지요.
그리하야...
며칠 전에 꽃케일 김치를 만들었습니다.
한국은 케일이 비싸지만 이곳은 그리 비싸지 않습니다.
중국인들이 케일을 좋아해서인지 열대지방에서 재배하기에 알맞은 채소인지 그것은 잘 모르겠지만,
중식당에 가면 여러 가지 케일 요리들이 있고 어느 곳에서든지 비교적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입니다.
이곳에 순수 한국 김치 재료들이 없을 때 야채면 무엇이나 김치를 만들어 먹어보곤 했습니다.
한국에서 공수해온 고춧가루가 아까워서 약이 오른 경우도 있었지만..
아주 무른 종류의 야채가 아니면 신기하게도 거의 김치가 되어지더군요.
꽃케일 김치도 그런 실험 중에 하나였는데 그 고소한 맛에 반해서 자주 만들어 먹는답니다.
꽃이 만발한 케일을 구하기가 쉽지가 않아서 그렇지 만드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한데 요즘 Total Buah에 가면 노란 꽃이 야무지게 핀 크기도 적당한 꽃케일을 살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꽃을 정말 먹어도 되는지 종업원에게 물었었는데 먹어보니 꽃이 많을수록 고소하다는 것을 알았답니다.
그리고 튼튼하게 꽃이 올라온 대궁도 전혀 질기지 않고 마치 브로콜리 대궁 같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한국에는 케일 꽃이 몇 월에 피나요?
하우스에서 재배를 할까요?
한 번 시도해 보세요.
아주 고소하고 맛있는 밥도둑이 탄생할테니...

노란꽃이 핀 케일을 잎사귀는 하나씩 떼어내고 굵은 대궁은 버리지 말고 칼집을 넣거나 반으로 쪼갭니다.
받아놓은 물에 열무를 다루듯 살살 씻어 보통 김칫거리를 절이듯 소금에 절입니다.
흐르는 물에 씻으면 노란 꽃이 다 떨어지고 맙니다.
찹쌀 풀을 묽직하게 쑤고,
배와 사과를 강판에 갈아 찹쌀 풀에 섞습니다.
약간의 설탕과 생강즙과 다진 마늘, 송송 썬 대파,
멸치액젓을 듬뿍 넣고 함께 넣어 버무립니다.
멸치액젓의 비율에 따라 김치의 맛이 진해지거나 상큼해집니다.

절여진 케일을 씻어 케일위에 찹쌀풀 양념을 그 위에 케일, 그 위에 양념을 층층이 한켜씩 끼얹습니다.
김치에서 풋내가 안 나게 쉽게 버무리기 위해서 입니다.^^*

풋내가 나지 않게 살살 버무립니다.
양념을 켜켜 얹었기 때문에 대충 뒤적거려도 간이 골고루 배어듭니다.
솜씨 자랑을 좀 하려했는데..
고춧가루가 너무 매워서 적게 넣었더니 영 시진빨이 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덜 절여졌는지 꽃이 환하게 살아있습니다.
노란 꽃이 뻘건 양념 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삐죽 웃네요. 나는 아직 안 죽었다오~!ㅎ

겉절이로 먹어도 맛있지만 익으면 더 풍미가 있습니다.
섭씨 26도 정도의 더운 날씨에는 12시간 정도를 두면 익습니다.
요 곰삭은 김치는 지난 번에 담았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케일김치는 오래두고 먹으면 맛이 없습니다.
저는 김치가 익으면 맛있을 때 얼른 나누어 먹어치웁니다.

오늘 저녁 저는 꽃케일 김치와 나물들을 먹으며 봄나들이 기분을 느껴볼까합니다.
마침 정월 대보름날입니다.
자카르타의 하늘은 흐려있습니다.
이렇게 쓰고 나가보니 커다란 보름달이 휘엉청..
맑은 하늘에 떠 있었습니다.
걸으면서 부름을 깨물지는 않았지만 건강해지길 기도했습니다.
나 자신과 우리 모두가...
달 밝은 자카르타의 정월 대보름 밤이 지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 제공 :
전경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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