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사필귀정 [ 事必歸正] [ 美味 ]

독말풀

독말풀은 이름에 ‘독’자가 들어있는 풀로 얼마나 독이 많이 있기에 그리 이름을 지었을까 싶다. 인가 주변에 흔하게 자라는 이 풀이 요즈음은 많이 보이지 않는다. 열매가 온통 가시가 나 있는 모습을 보면 접근을 하지 말라는 경고로 보여 지기도 하거니와 독이 있다기에 독말풀이 보이면 가까이 하기가 싫어 피하게 된다. 익은 열매는 네 갈래로 갈라지며 겉에 가시처럼 생긴 돌기들이 빽빽하게 나 있고 속에는 참깨처럼 생긴 검고 작은 씨들이 쏟아져 내린다. 사람도 새들도 초식동물도 독말풀을 가까이 하지 않기에 번식력도 강하다.

독말풀이 자라는 곳을 찾아 나섰으나 쉽지 않았다. 오래 전 서울의 상암축구장 주변들은 쓰레기를 쌓아 만든 동산들인데 독말풀이 많은 것을 본 일이 있지만 지금은 당시의 식물군과는 달라져 있으리라. 올 해 새로운 공사가 끝난 성서 인터체인지를 돌아가니 척박한 땅임에도 독말풀들이 군집을 보이는데 접근하기가 어려워 그냥 지나쳤기에 독말풀인지 흰독말풀인지 구분이 안 된다. 그 후에 경산의 오목천을 따라 가다가 들판의 개울가에서 독말풀이 몇 포기가 발견되어 자세히 관찰을 했다.

독말풀은 1년생 초본으로 키가 1m 정도 자라고 열대 아메리카가 원산지며 독말풀의 꽃, 잎, 열매, 종자 모두가 사람에게 중독을 일으키는 것으로 전한다. 지구상에는 20여종으로 파악되어 있는 독말풀 종류가 우리나라에도 몇 종이 들어와 약용식물로 심었던 것이 야생하게 되었다. 독말풀은 다른 풀들에 비해 잎도, 꽃도, 열매도 잘 보이기에 찾기가 쉬운 풀이다.

우리 주변의 독말풀들은 문헌상으로 독말풀, 흰독말풀, 털독말풀, 천사의나팔 등이 독말풀에 속하는 형제간이다. 털독말풀은 집에서 화초용으로 길렀기에 계속관찰이 되어 구분을 할 수 있다. 흰 꽃이 저녁쯤에 탐스럽게 피어 다음날 해가 뜨면서 시들기에 오래가지는 못하는 편이다. 독말풀과 흰독말풀의 열매는 위쪽을 보고 달리며 열매가 익으면 4곳으로 갈라져 열매 속의 씨앗은 검은색과 흰색을 보인다면 털독말풀은 열매가 아래쪽으로 달리고 익을 시 열매의 껍질이 산산조각 갈라져 떨어지면 황갈색의 편평한 씨앗을 볼 수 있다.

이 털독말풀은 꽃의 색이 희고 크면서 잎의 가장자리에 톱니가 없으며 원예종으로 많이 기르는 편이다. 털독말풀에는 독성이 있어 벌레들이 오지 않을 것 같았는데 노린재의 유충들이 늘 서식하며 수액을 빨아 먹는 것이 특이했다. 털독말풀은 꽃이 희기에 이명으로 흰독말풀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흰독말풀이 엄연히 있는 상태에서 이명 사용을 해서는 혼란만 자꾸 커지는 경우이니 신중을 기해야 되리라.

여러 문헌들이 독말풀 형제들을 잘 구분하지 못하여 사진이나 내용들이 달리 진술되어 있기에 구분에 어려움이 많다. 인터넷의 검색에도 다른 경우도 있었다. 아마도 외래종인 독말풀들이 원예종으로 개량되어 들어오면서 편리한대로 이름을 부르다 보니 그런가 여겨볼 뿐이다.

속담에 겉 다르고 속 다르다는 말이 있다. 독말풀이 그러하다. 이 형제 모두는 독성이 있어 겉으로는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속으로는 꽃과 잎, 줄기와 가지, 뿌리와 열매, 씨에 독성을 가지고 있기에 크고 탐스러운 겉모습과는 달리 함부로 만지거나 꺾어서는 안 된다. 독말풀 종류들은 모두가 귀화식물들로 우리의 땅에 안착을 성공한 식물이다. 그 중에서도 ‘천사의나팔’은 요즈음 대유행을 타면서 전국 어디를 가도 주렁주렁 매달린 꽃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여러해살이식물로 성장의 속도가 빠르며 삽목으로 분주가 잘 되는 이 꽃은 더욱 겉 다르고 속 다른 꽃이기에 아름답다고 만지거나 꽃을 따서 놀다가 눈을 비비거나 피부에 접촉을 하지 않게 유의해야 한다.

중국의 명의 ‘화타’는 기원전 200년에 유명한 ‘마비산’을 발명하여 외과 수술에 썼다는 기록으로 유명한데 이것이 인류역사상 마취약의 효시가 된 것으로 전한다. 이 마비산에는 몇 가지 생약재가 배합되었기는 하나 마취효과의 주약은 역시 독말풀이었다. 독말풀의 마취성분은 아주 강하기에 잘 못 복용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하고 적정량을 복용하면 극락에 간 희열을 느끼기도 하기에 주술사들이나 아메리칸 인디언들과 초창기 이주민들이 약제와 종교의식에도 사용한 내력이 전해온다. 독성이 강한 흰독말풀은 미국의 10대들 사이에 새로운 환각제로 남용되어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어 또 다른 걱정꺼리가 되어있다. 독말풀은 무서운 독초임이 밝혀져 있으나 현제에도 이를 이용한 마취약이나 진통제를 만들 수 있기에 약재로의 이용을 위해 연구가 필요하다 여긴다.

약과 독은 항상 공존하며 독을 적정하게 사용하는 것이 약이다. 독말풀들이 우리에게는 아직도 잘 못 이용된 경우는 없어 다행이지만 원예종으로 여러 가지가 개량되어 다가오는 관계로 자주 접하다 보면 햬를 입을 수도 있다 여겨지기에 화려함 뒤에 숨은 독을 아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