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들 권력서 멀기 때문에 천대 받아”
ㆍ‘무교…’ 펴낸 최준식 교수
“무당들이 그래요. 다른 종교 신도들이 평소 미신이라고 무시하면서 절박할 때는 왜 찾아와 점도 보고 굿도 하냐고요.”
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가 펴낸 <무교(巫敎)-권력에 밀린 한국인의 근본신앙>(모시는사람들)은 한국의 기층문화로 뿌리박고 있는 무교가 왜 우리 역사에서 ‘미신’이자 ‘무속’으로 왜곡되고 비하되었는지를 살펴본 책이다.
최 교수는 19일 기자들과 만나 “무교는 문화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산인데 어두운 무의식 속에 처박아 놓고 삶과 무관한 척하고 있다”면서 “문화적·관광적으로 엄청난 자산인 무교를 문화 발전을 위해 유용하게 쓰자는 뜻에서 책을 썼다”고 말했다.
“우리 민속 문학의 뿌리는 모두 다 굿판”이라며 “판소리는 남도 굿판에서 산조나 태평무도 굿에서 나왔다”고 했다. “우리처럼 매일 음주가무에 빠져 사는 사람들이 없어요. 이렇게 신명나는 민족성은 무교에서 발흥된 겁니다.”
지금도 기층문화의 핵을 이루는 무교가 천대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 교수는 “조선시대, 일제강점기에 박해받았고 건국 이후 처음 들어선 정권이 ‘친미 기독교정권’이란 역사적인 배경도 작용했다”면서 “지금도 수많은 무당과 신도가 있지만 권력의 자리에서 멀어져 있기 때문에 무시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종교학에서는 미신이란 말을 안 쓴다. 다른 종교를 자기 종교의 잣대로 볼 수 있나”라며 “불교나 기독교 신자들이 자신들을 고등신으로, 무당을 저속하게 여기는 태도가 잘못됐다”고 말했다. “한국에는 기도발, 영발이라는 말도 있죠. 부흥회도 일종의 굿판인데 무교를 무시하는 관점이라면 그것도 마찬가지로 미신입니다.”
심봉사가 공양미 300석을 바쳤을 때나 교회에 가서 자식의 병을 낫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도 구조상 무교와 다를 게 없다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이 같은 학문적 소신 때문에 때때로 ‘적 그리스도’나 ‘왕 사탄’이라는 비난을 듣는다며 웃었다. “무교에 대해 조선 때는 중국, 지금은 미국의 시각으로 즉 타자적으로 보는데 이제는 우리 시각과 정체성을 회복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글·사진 김종목기자>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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