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보선창 아복집
기본 주제방 2008/11/07 12:45   http://blog.azoomma.com/finger310/282775
                                                            
                                                                       '복껍질 무침'
 
오이와 배가 들어가서인지 봄향기를 느낄 수 있었던 ‘복껍질무침’. 매콤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복껍질무침


 
한때는 뱃사람들과 경매꾼들의 고함소리로 왁자지껄했던 째보선창, '언청이'를 이르는 '째보'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물길이 두 갈래로 갈라져 흐른다고 해서 붙여진 호칭인데요. 
  
싱싱한 굴무침, 조개무침, 파무침과 각종 조림 등 깔끔한 밑반찬과 함께  "귀헌 것잉게 맛이나 보셔유"라며 무침 한 접시를 내왔습니다. 서비스까지 주셔서 고맙다며 뭐냐고 물었더니 "금방 무친 것잉게, 묻지 말고 그냥 잡수세유"라는 대답뿐이었습니다.
 
그래도 알고나 먹어야 할 것 아니냐고 했더니 '복껍질무침'이라고 하더군요.  맛도 별미 중에 별미였습니다.
 
처음엔 맛만 보다 몇 첨을 집어넣고 씹었더니 복사시미를 먹으면서도 느끼지 못했던 야릇한 맛과 봄나물처럼 상큼한 맛이 입안에 감돌면서, "째보선창 '아복집' 과연 '명불허전'이로세!"라는 감탄사가 저도 모르게 튀어나왔습니다.
 
'복껍질무침'은 신선한 참복을 다룰 때 뱃가죽 부분 껍질과 꼬리부분을 보관해두었다가 미나리, 오이, 배 등을 넣고 갖은양념을 해서 버무린 것인데요. 팔지는 않고 서비스로 나온다고 합니다. '아복집' 단골들이 가장 받기 원하는 옵션 음식이라고 하더군요.
 
                                                  '개운하고 맛있다!  아귀탕
 
집된장을 풀어낸 육수라서 그런지 국물이 얼큰하면서도 개운한 ‘아귀탕’. 아귀탕에는 씹을 수록 상큼한 향이 더하는 미나리가 들어가야 제 맛이 납니다.  아귀탕1


그릇에서 건져낸 아귀. 아귀탕은 오돌오돌하고 쫄깃쫄깃한 지느러미와 상체 부분을 발라먹는 재미가 쏠쏠하지요. 아귀탕2
 
'복껍질무침'을 먹고 조금 있으니까 보기만 해도 침샘을 자극하는 '아귀탕'이 나왔는데요. 애주가도 아니면서 뜨끈뜨끈한 국물을 후루룩 들이키며 "개운하고 맛있다!"를 연발하니 괜히 신이 났습니다.
 
'까치복탕'과 '참복탕'으로 애주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아복집' 아귀탕은 싱싱한 생물로 끓여내기 때문에 육질이 쫄깃쫄깃하고 국물도 시원합니다. 특별히 생각해서 넣어줬는지 날감지(지느러미)와 껍질, 내장이 모두 담겨 있더군요.  
 
국물 맛이 깊고 얼큰하고 개운해서 주당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아귀탕은 뱃사람들이 주로 다녔던 군산 째보선창가 선술집들이 원조일 것입니다. 아귀를 살짝 말렸다가 끓여서 술안주와 해장국으로 내놨고, 애호가들이 늘면서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즐기는 음식이 되었으니까요. 60년대 초까지만 해도 아귀탕은 막걸리나 소주를 사먹으면 서비스로 나왔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식가들은 부드러운 살코기보다 지느러미와 껍질, 상체 부분을 선호하는데요. 아귀 맛의 진수라 할 수 있는 쫀득쫀득한 '암뽕'(내장)은 고소한 맛이 그야말로 일품이며 먹는 행복감에 빠져들게 합니다. '아복집' 주인도 탕이나 찜을 주문하면서 '암뽕'을 많이 넣어달라는 손님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고 하더군요. 
 
아귀는 얼굴이 흉측스럽고 이빨도 악어처럼 뾰쪽해서 처음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두려움을 느끼게 하지요. 못생긴 물메기가 사춘기에 방황하는 청소년이라면, 흉물스런 아귀는 주먹을 휘두르는 밤길의 무법자처럼 무섭게 생겼습니다. 그래도 고질병인 당뇨예방과 고혈압에 좋다니 고마운 생선이지요. 
 
 
출처 :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