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능해 쌀뒤주, 큰덕을 담다.
기본 주제방 2008/11/07 12:41   http://blog.azoomma.com/finger310/282773
 
      타인능해 쌀뒤주, 큰 덕을 담다.

... 몇 해 전 그 길을 가다 들렀던 기품 넘치는 한옥 생각이 났습니다. 구례군 토지면의 운조루(雲鳥樓)였습니다. 구름과 새를 보는 누각이라는 뜻일까요? 오래전에 지어진 부유한 선비의 집입니다. 

 곳간에 큰 쌀뒤주가 있었지요. 거기에 적힌 한자가 생각났습니다. 他人能解(타인능해), (식구가 아닌) 다른 사람도 쌀뒤주 덮개를 열 수 있다는 말. 식량이 아쉬운 이는 언제나 퍼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 ‘타인능해’의 착함은 이 같은 생명의 참 모습을 구하는 구체적인 발현(發顯)이겠지요. 아니면 우주 운행의 천기(天機)를 명상하는 방안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이 같은 생각의 계기를 만들어준 옛 선비의 착한 지혜에 감사합니다. 어찌 부유함만으로, 또 뜻만으로 가능했을까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봅니다. 비록 그 이쁘디 이쁜 덕(德) 다 가질 수는 없다고 치더라도, 흉내라도 낼 수 있기를 열심히 궁리하고 기원합니다. 그리하여 비로소 봄날 꽃 이파리 한 장에서도 생명의 울림을 몸소 느낄 수 있기를 가난한 마음으로 갈구합니다...

어진 쌀뒤주를 화두로 꿈같은 봄날, 우주를 가늠하는 명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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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