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칼국수라고 하면 고향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동짓달 겨울뿐 아니라 사철 입이 궁금할 때 차려먹던 별미였다. 손품이 많이 드는 새알심 대신 칼국수를 넣어 쉽게 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 조미료를 넣지 않고도 우러나던 그 진하고 깊고 구수한 맛. 그것은 어머니의 맛이다. 냄비 들고 시장에 팥칼국수 사러 가던 기억을 지닌 이도 적지 않을 것 같다. 벌교 구례 장흥 남해…. 지금도 남도 장터엔 1500~2000원 하는 팥칼국수가 향수(鄕愁)를 일깨운다.
경기 고양시 효자동 '오우가'의 팥칼국수는 고향집에서 먹던 바로 그 맛이다. 흔히 삶은 팥을 통째로 믹서에 갈아버리는데, 그러면 거칠고 탁하다. 이 집은 팥을 일일이 체에 으깨 받쳐내 아주 곱다. 찹쌀 가는 기계도 갖춰놓고 매일 새알을 빚는다. 집으로 사가는 손님, 가족 특히 어머니 모시고 오는 손님이 많은 것도 거기 담긴 정성의 맛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5000원. 새알심 팥죽은 1000원 더 받는다. 설탕보다는 소금을 넣어 먹어야 제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