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영감께 올리는 편지
기본 주제방 2008/10/23 11:12   http://blog.azoomma.com/finger310/282524
 
 저승 영감께 올리는 편지

글 김 은섭

영감 난 그저 오늘도
손주 보고 집 지키며
생색 안 나는 낮 틀만 짜고 있어요

허구 헌 날
그릇 깨고 애들 무릎 깨놓고
조심해도 일은 왜 그리 저질러 지는지
좌불안석 눈칫밥에
심장병만 자꾸 도진답니다

눈물도 추하다 할까
자식 앞에 못 떨구고
비극을 희극인양
날마다 조연으로 꾸며 살고 있답니다

점잖게 늙어야 한다고….
추하지 말아야 한다고….
부족해도 불평 말라 했는데

어디서 얻었는지
바람 않던 늙음을 받아 들고
살생 당하는 자아를 보고 산답니다

자게 장 치마 저고리도 좀이 쓸었고
산해 진미도 간 모르겠고
산나물 잡초도 이젠 구분키 싫답니다

그저
죄 없는 흰 바람 벽만 바라보고
하염없는 구름만 쫓고 있습니다
마치 채석장에 나뒹구는
부스러기 잡석처럼...

후 우….
영감!                                                                             
궁량중입니다..gif


거긴 어떠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