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무김치와 열무국수
기본 주제방 2008/09/09 11:40   http://blog.azoomma.com/finger310/282030
 
 

                          우리 집 요리는 열무김치와 열무국수

 

여름철 별미인 열무는 요즘 기능성 채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원래 여름에는 열무라는 채소를 가까이 하고 살았다. 더워서 입맛을 잃었을 때, 비빔밥으로 또는 국수나 냉면으로 열무김치는 다양하게 궁합을 맞춰 자칫 잃기 쉬운 여름 입맛을 지켜주었다. 자주 해먹는 면 요리에 얹어 고명으로 사용할 때 열무김치만한 게 또 있으랴.

 

열무김치를 맛있게 담그려면 무엇보다 싱싱한 열무를 골라야 한다. 열무는 연필 굵기가 딱 적당하다. 열무와 무의 차이, 그 효능이나 성분은 같은데, 꽃이 피기 전에 뿌리가 커지는 게 무고, 뿌리 무가 채 자라기도 전에 꽃이 피는 것이 열무(여린 무의 줄임말)다. 콩밭에서 자란 열무가 가장 맛있다. 콩이 열무 근처의 질소를 다 빨아들여서 열무가 노르스름한 색깔을 띠고, 열무대가 사각거리면서 풋내가 안 난다.
 

▲ 미리 담아 잘 익혀 둔 열무김치 여름내 우리집에는 열무김치가 바닥나지 않는다. 더구나 요즘과 같이 소설한 바람이 불 때는 더욱 제격이다.

열무 잎에는 과일보다도 더 많은 비타민C가 들어 있다. 열무는 그 종류가 많다는 데, 지방마다 즐겨먹는 종류가 다 다르다. 일반적으로 경상도는 줄기가 짧고 털이 있는 열무를 좋아하고, 경기도는 부드러운 열무를 선호하는 편이다. 명품김치는 재료 선택서부터 좋은 산지에서 생산된 것이어야 한다.

 

이렇듯 열무에 따라 그 담그는 방법도 약간씩 다르다. 좀 억센 열무는 국물 없이 김치를 담으면 좋고, 부드러운 열무는 국물 잘박하니 부어 물김치로, 아니면 그 중간 형태로 반열무김치를 담는다. 여름 제철 김치로는 열무김치 버금가는 게 없다. 열무가 나오는 초가을까지  줄곧 열무김치를 담아 먹는다.
 

▲ 열무김치국수말이 열무김치에다 국수를 말았다. 빨간 열무김치 국물이 군침을 돋군다.

우리 집 열무김치는 한 여름 열무국수나 열무 냉면, 초가을 열무비빔밥을 겨냥하고 있다. 다른 집에 비해 특별한 재료를 장만하는 것은 아니나, 감자나 양파, 콩물(배를 넣을 때는 갈아서 넣지 않는다)도 갈아 넣는데, 날로도 넣고, 무는 냉면 무김치처럼 조금 납작하게 썰어서 열무와 함께 버무리고, 국물을 넉넉히 부어 자박하게 만든다.

 

열무 다듬기

 

열무의 뿌리는 떼어 내지 않고 가능한 그대로 손질한다. 그래야 열무김치의 맛을 더해 준다. 열무를 처음 다듬을 때 막상 어떤 걸 떼어 내고 어떤 걸 쓸 건지 몰라 망설여진다. 그러나 그저 건강치 못한 잎을 떼어 내면 된다. 겉잎이 제일 억세고 어쩌면 노랗게 변색이 되어있기도 하다.

 

싱싱하다면야 굳이 겉잎을 떼어낼 까닭이 없다. 다만 달팽이나 벌레나 없는지 잘 살펴보면 된다. 무의 잔뿌리가 있으면 잘라주고, 열무는 다듬어서 모래가 나갈 때까지 여러 번 씻어준다(열무를 다듬고 난 열무시래기는 삶아서 그대로 무쳐 먹어도 좋고 국거리로 사용해도 좋다).

 

열무 절이기

 

열무 한 단이면 소금 한 컵에 물 1리터 정도의 소금물에 절인다. 자박자박해야 열무가 잘 절여지기 때문이다. 절인 뒤 30분쯤 지나 어느 정도 숨이 죽으면 뒤적여 놓는데, 그냥 통째로 뒤집어 준다. 그렇지만 가능하면 자주 뒤집지 않는다. 여린 채소가 상처 나지 않게 살살 다룬다. 상처가 나게 되면 풋내가 나서 김치 맛이 쓰게 된다. 상온에서 한두 시간이면 적당하게 절여진다. 너무 푹 절이지 않는 게 좋다. 알맞게 절여진 열무는 맑은 물을 넉넉히 받아서 여러 번 살살 헹구어 건져 물을 뺀다.

 

양념 만들기

 

열무는 3단을 기준으로 삼는다. 그래서 양념 레시피는 3단을 기준으로 정한다(약간의 가감은 있음). 열무 3단에 호염(절임용 굵은 소금) 3컵, 절임물 물 3L, 홍·청고추 300g, 고춧가루 반컵, 생강 70g, 간마늘(취향에 따라 가감), 찹쌀가루 1컵, 양파(취향에 따라 가감),  무 1/2 개, 감자 2개. 콩물 400g, 액젖1컵(액젖은 한지에 받혀 깨끗하게 거를 것이 좋다. 그래야 비린 맛이 안 난다), 물김치 국물로 쓸 물 2L, 파나 부추, 배(취향에 따라), 단 것을 좋아하면 감미당을 약간만 넣는다.

 

열무김치를 담글 때 설탕을 넣으면 국물이 지룩해진다.

저장 김치가 아닌 여름김치에는 마른 고춧가루보다 다진 청홍고추가 더 맛있다

(믹서에 갈 때는 너무 곱게 갈지 않는다).

열무김치를 담글 때 배를 넣으면 시원하고

(배는 갈지 않고 조각으로 넣는다. 갈아 넣으면 국물이 뻑뻑해진다),

감자를 넣으면 구수하다(날감자를 믹서에 갈아서 풀을 쑬 때 함께 넣어서 익힌다).

찹쌀풀이든 밀가루풀이든 상관없다.

 

열무김치를 담글 때 굳이 풀물을 끓여 넣는 이유는 곡류의 풀기가 우선 열무김치에서 나기 쉬운 풋내도 가시게 해줄 뿐만 아니라, 발효를 도와주기도 하고, 맛도 좋아지기 때문에 넣다.

 

물론 넣지 않아도 김치야 되지만, 특히 여름 열무김치는 그  잘박한  국물이 새콤하고,

시원해서 즐겨먹는 것인데 맹물만 넣으면 맛이 나지 않는다. 열무풀쑤기에는 예전부터 보리밥물을 넣기도 하고, 찹쌀가루, 밀가루, 삶은 콩물이나 감자를 삶아 으깨어 넣었다.

물론 풀물 종류에 따라 맛이 조금씩 달라진다.

 

버무리기

 

열무김치를 버무리는 비법은 따로 없다. 손맛이 좌우할 뿐이다.

버무릴 때 아주 살살 조심하여야 한다. 간이 약하면 소금간으로 맞춘다.

다 담았으면 통에 담아 반나절 쯤 익힌 뒤 냉장고에 저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