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농부는 백 명 중 한 명, 이를 위해 귀농 권유하는 건 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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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초대석] 억대 농부는 백 명 중 한 명, 이를 위해 귀농 권유하는 건 죄악
귀농운동본부 박용범, 귀농으로 돈번다?...“도시에서 창업하면 다 성공하는가”
[폴리뉴스 정찬 기자 ] 기사입력시간 : 2009-10-31 10:01:30
박용범 전국귀농운동본부 사무처장 (사진 전수영)
2000년대 후반들어 귀농에 대한 도시민의 관심이 늘고 있다. 특히 올해 귀농인구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외환위기가 시작된 1998년에 한해 귀농가구수가 6,409가구에 달했으나 이후 급감 추세를 보여 2000년에는 1,154가구로 떨어졌던 귀농인구가 2009년에 1998년 수준을 넘어설 조짐이다.

이는 올해 정부가 귀농·귀촌대책 발표 하면서 귀농가구에 대한 지원이 대폭 늘어나면서 귀농에 대한 도시민의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시군통합과 관련 지역의 자치단체들이 인구감소로 막기 위해 귀농인에 대한 지원이 대폭 강화된 것도 한 요인이다.

한편 도시민들의 경쟁적인 도시생활에 대한 회의도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귀농인 중 40대의 비중이 가장 높은 데서 드러난다. 이들 40대는 도시의 경쟁적인 삶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들은 직장에서는 구조조정의 압력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연령대이다.

게다가 최근의 귀농에 대한 관심은 우리 사회의 여론주도층에까지 번지고 있다. 삶의 방식을 변경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 퇴임후 선택한 길이 농촌으로의 귀향이란 점 또한 이러한 귀농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데 일정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폴리뉴스> 자매지 월간 <폴리피플>은 10월 19일 귀농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얻고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귀농운동을 전개하고 지금까지 51기의 교육생을 배출하며 많은 귀농인을 배출한 전국귀농운동본부 박용범 사무처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경기도 군포시 속달동 시골마을에 위치한 귀농운동본부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박용범 사무처장은 40대의 귀농이 늘고 있는 것에 대해 “경쟁적인 삶에 대한 반성이 40대가 귀농에 관심을 가지게 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리고 박 사무처장은 잘못된 귀농의식과 함께 정부의 귀농정책의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도시적인 삶의 연장으로 생각하고 농촌문화와 호흡하지 못하는 경우, 돈을 벌기 위해 귀농을 선택하는 것에 대한 문제점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또한 정부에 대해서도 “억대 농부, 블루오션 하면서 정부는 그런 사람들한테 지원한다는데 이는 100명이 한다면 1명이 될까 말까다. 그 1명 때문에 100명에게 귀농을 권장한다는 건 웃기는 짓이며 엄청난 죄를 짓는 것과 똑같다”며 비판했다.

현직 검사도 그만두고 귀농 선택...올해 귀농인구 증가 1998년과는 성격이 다르다

▶도시민들의 귀농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40-50대 여론주도층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 이런 사회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 사회질서 속에서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다. 경쟁적이고 일자리 문제도 상당히 심각하지 않나? 경쟁적인 삶으로 인해 바쁘다. 행복을 위해서 돈을 버는 건데 결국 자기 행복은 거기에 없다. 이런 삶에 대한 반성, 그래서 40대가 귀농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 것 같다.

보통 40대 보면 직장생활 20년 가까이 해가면서 내가 이 직장생활을 오래 해야 될지, 앞으로도 계속 갈 수 있는 건지, 그리고 나 아니면 우리 가족의 행복은 어떠한지, 여기에 대한 고민들이 많은 것으로 본다. 그래서인지 직장에 쫓겨나서 내려가는 분보다 자기 직장을 스스로 그만두고 내려가시는 분들이 훨씬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또한 월수 400-500만원으로 안정된 생활을 하는 분들도 귀농을 선택한다.

이분들이 귀농해서 내려가면 월 50만원 벌기도 힘들다. 그런데 그래도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살고 계시다. 얼마 전 기수에는 현직 검사를 하시던 분이 그만두시고 귀농을 선택하기도 했다. 참으로 다양한 분들이 많다.

▶ 1998년 IMF 때도 귀농인구도 늘어났었다. 그때와 올해의 귀농인구 증가 현상을 비교하면?

-IMF 때와 올해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1998년에는 노숙인들도 엄청 늘어났다. 그 때 정부에서 귀농을 지원해 주기 시작하자 사실 농업에 대한 고민 없이 돈을 많이 준다니까 살만하다고 해서 귀농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시 도시로 유턴하는 비율이 높았다.

올해는 다르다. 귀농하고자 하는 분들이 자기 인생의 새로운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그리고 스스로 자기 먹을거리와 자기 삶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것, 이런 삶에 대한 갈구 등이 많다. 귀농을 통해 소비도 줄이고 자기 삶의 패턴을 바꾸는 등 도시의 삶 자체를 뿌리째 뽑아서 다시 (농촌에) 뿌리내리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물론 농촌에 블루오션을 해서 억대 농업인을 꿈꾼다 하고 가시는 분들도 있다.

귀농, “돈을 벌겠다고 하면 그건 어불성설이다”

▶ 도시민들이 귀농을 선택하는 이유로 농촌의 삶이 보다 편안할 것이라는 생각도 한몫했다. 그러다 고생하고 다시 유턴한 경우도 많았는데

- 농촌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지금 하는 일을 그만두고 다른 직장에 다니게 되면 편하겠는가? 시골도 마찬가지다. 마흔 넘게 다른 일을 해왔는데 농촌 일을 시작하게 되면 당연히 힘들다. 뿐만 아니라 도시와는 다르게 농촌은 폐쇄적이고, 또는 이러 저러한 간섭도 많다. 문화도 다르고 해보지 않았던 일이기에 당연히 힘들 것이지만 그건 다른 일이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 귀농하고 있는 분들도 다양하고 그 형태로 다양할 것으로 보이는데

- 귀농 형태를 한마디로 얘기를 할 수가 없다. 다양하다. 60세 전후의 은퇴귀농자들은 직장생활을 마무리한 분들이라 재산이나 기반을 가지고 귀농하는 분들이라 굳이 농촌에서 소득을 올리는데 대한 욕심은 없다. 귀농이지만 전원생활에 가까운 노후를 즐기는 게 귀농형태다. 그렇지만 저희같이 30, 40대 연령층은 소득이나 뭔가를 꾸려내야 할 상황이다. 이들은 작물을 잘 선택해야 하고 농촌사회에 잘 적응하면서 농촌에 잘 적응해서 소득도 되면 작농을 키우면서 자연의 삶을 누리려고 한다.

또한 진짜 돈을 벌겠다는 분도 있다. 그러나 저는 시골에서 돈을 벌어야지 하는 사람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시골에 별장 짓고 살겠다는 분도 마찬가지다. 돈을 벌려고 내려간다면 그건 어불성설이다.

귀농, “욕심을 줄여 적게 벌고 적게 쓰는 삶을 선택하는 것”

▶ 그러면 어떤 자세가 필요한가?

- 돈을 많이 벌겠다는 마음은 버리고 가야 된다. 욕심을 줄이라는 것이다. 적게 벌면 적게 쓰고 이런 삶을 살다 보면 자연에 가까이 갈 수 있는데 만일 시골에 가서도 2, 300만원을 벌어야 돼 하고 내려가면 도시 삶과 비슷하게 효율을 찾게 되고 그래서 자기 밭 농사는 사람 부려서 쓰고 자기는 노가다 가서 그 인건비를 버는 방식이 된다.

귀농해 돈 좀 벌겠다. 가면 정말 행복하다. 이런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귀농하시는 분들은 당연히 실패할 수밖에 없다. 이런 분들이 귀농하게 되면 자기 돈, 기반 다 들고 내려가 실패하면 개인적으로 더 힘들어진다.

중요한 것은 내 삶의 태도, 삶의 패턴, 소비 형태를 바꿔야 한다. 생각을 바꿔야 한다. 그런데 이게 쉽게 바뀌는 건 아니다. 일단 귀농을 결정했으면 교육도 받고 귀농하고자 하는 지역에 가 몇 달간이라도 머무는 것이 중요하다.

마을사람들하고 지내보고 내가 앞으로 이 사람들과 계속 살 수 있을 건지 선을 보는 것이다. 3개월에서 길게는 1년 정도 선을 보고 결정하면 실패할 가능성은 준다. 이번에 ‘귀농인의 집’을 저희 귀농연구소장님이 시작했는데 이는 귀농자를 위한 몇 달간의 ‘게스트하우스’로 보면 된다. 운영 결과 4가구가 와 3가구가 그 지역에 정착을 했다. 상당히 효과를 냈다.

귀농자도 토박이들이들한테 선봐야 하지만 토박이들도 이 사람을 봐야 될 거 아니냐. 토박이들도 도시사람에게 많이 속고 많이 당해봤서 신뢰를 잘 주지 않는다. 도시인이 보기에는 텃세가 세다고 생각하겠지만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야 한다.

“억대농부 1명은 마을의 자원을 독점하는 것, 그러면 농촌공동체를 깨야 가능”

▶ 귀농시 자산을 가지고 귀농하는 것이 자산 없이 귀농하는 경우보다 낫지 않겠는가?

- 그렇지 않다. 자산은 의미가 없다. 빈털터리로 내려와도 아주 정착 잘 하시는 분들 많다. 돈을 몇 억씩 가져가서 땅을 사지 말라고 했는데 가자마자 땅을 사서 저 땅은 안 사두면 내일 팔릴 것 같아서 샀더니 맹지, 길도 없는 땅, 잘못 산 경우도 있다. 이 경우 팔리지도 않고. 빈털터리 돼서 돌아온다.

원래 농사지을 사람은 집부터 짓거나 땅부터 사지 않는다. 땅도 자기 땅이 따로 있다. 그 땅은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 쓸모없는 땅들이 귀농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좋은 땅은 이미 자기들이 농사짓고 있다.

성실하게 적응하다 보면 노령자 중에서 내 땅을 아무한테나 주는 것보다 자네한테 주는 게 좋겠다 해서 제값에 좋은 땅을 구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에 대한 로망이 있어 자기 집, 경치 좋은 땅 사서 짓고 살고 싶어 한다. 그걸 죽이면 죽일수록 성공할 수 있다.

▶ 언론보도를 보면 귀농해서 성공한 사례로 블루베리 등 뭘 재배를 잘해 몇 억을 벌었다는 보도가 많이 나오는데

어디 가도 마찬가지 아닌가? 도시에서 창업을 해 많은 돈을 벌었다는 얘기가 일반화돼 있다. 그런데 도시민 대다수는 아니지 않은가? 농업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농업은 확률적으로 더 적다. 억대 농부 블루오션 하면서 정부는 그런 사람들한테 지원한다는데 모두에게 그렇게 될 수 없다. 100명이 한다면 1명이 될까 말까다.

그 1명 때문에 100명에게 귀농을 권장한다는 건 웃기는 짓이며 엄청난 죄를 짓는 것과 똑같다. 그리고 누가 억대를 벌어들이려면 그 마을의 자원을 한 사람이 독점해야 되는데 그러면 농촌공동체를 깨야 가능하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농업은 파이가 적다. 파이는 적은데 그 적은 파이를 독점하는 걸로 자꾸 귀농을 설득한다는 건 문제가 있다.

▶ 정부의 정책방향은 농업경쟁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귀농운동은 이와 배치되는 것이 아닌가?

- 정부의 정책방향은 대규모 기계농 육성이다. 우리나라 소농은 2천평, 3천평이지만 외국은 2만평, 3만평이 소농이다. 규모로 경쟁이 안된다. 그리고 정부가 권유하는 특성화작물 재배는 투기적인 성격이 강하다. 작년에 파프리카 잘 됐을 경우 다른 후발주자가 들어와 다음 해 파프리카는 안된다. 그래서 특성화 작물은 매년 바뀌게 된다.

그래서 귀농을 선택할 때 자기 삶의 행복, 자기가 어떤 삶을 선택해야 행복할 수 있는가 그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귀농준비, “텃밭 가꿔봐야, 전문지식은 귀농후 지역농업센터에서 충분히 습득”

▶ 귀농은 하고 싶지만 농사경험이 없을 경우 귀농에 대해 두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 당연히 두려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도시농업이라고 해 귀농하기 전에 텃밭 정도라도 가꿔봐라, 씨를 직접 한번 뿌려봐라, 김을 매어봐라, 풀매는 게 그렇게 쉽지 않다. 저희가 주말농사로 텃밭을 9개 이상 운영하고 있다. 귀농을 꿈꾸는 우리 회원들이 여기에 참여하면서 그 두려움들은 상당 부분 사라진다.

▶ 그리고 귀농시 작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경우에 대비한 교육은?

- 작물에 대한 교육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특정작물에 대한 기술교육은 귀농결정 시점에서 필요 없다. 예를 들어 버섯 수업을 들으면서 공부했는데 귀농할 지역이 버섯 할 귀농지가 아니어서 결국 다른 작물을 선택할 경우가 많이 생긴다. 그건 나중에 지역의 농업기술센터에서 다 교육을 하고 있다. 지금 교육 안 받아도 된다. 그래도 교육받고 싶다면 텃밭 정도, 최소한 자기 먹을거리 정도만 교육받아도 충분하다.

“농촌문화에 적응해야, 농촌은 돈과 경쟁으로 맺는 관계 아니다”

▶ 도시문화와 농촌문화간의 차이도 귀농을 결심하는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 도시민으로선 농촌문화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텐데 이에 대한 생각은?

- 적응하면서 호흡하는 수 밖에 없다. 사람 사는 곳에 가서 사람답게 살려고 간 건데 자기가 딱 문 닫고 그렇게 살 것 같으면 갈 필요가 없다. 자기가 간섭받는 게 싫다고 하면 도시에 사는 게 행복하다.

농촌도 다 착한 사람들만 사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농촌은 돈으로 관계를 맺고 경쟁으로 관계를 맺는 관계가 아니다. 따라서 경쟁에 따른 스트레스는 없다. 도시문화에서 받는 스트레스 보단 훨씬 적을 것이다. 또한 농촌에서 자기 욕심을 버리면 버릴수록 자연과 만나는 시간이 많아지게 된다.

귀농학교 51기 학생들의 단체 사진(사진제공 귀농운동본부)
“귀농민, 농촌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농촌, 농민만 필요한 건 아니다”

▶ 귀농민이 농촌 고령화나 여러 농촌 현안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고 있는가?

- 귀농을 결정하는 분들의 연령이 인생의 전환기, 40대 중반이 가장 많다. 그런 분들은 농촌에서는 엄청 젊다. 그래서 보통은 귀농하자마자 마을 이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귀농 1년 좀 지나면 마을에서 큰 일꾼이 된다.

그리고 지금 제대로 정착한 귀농인들이 농촌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농촌의 연로한 분들이 행정능력이나 기획에 취약하다. 귀농자들이 농촌의 이런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다.

귀농학교 오시는 분들은 다양한 직업군을 갖고 있다. 그리고 직업을 포기하는 사람들만 있지 않다. 직업을 가지고 귀농하는 경우도 있다. 치과의사, 학교선생 이런 사람들은 반농(半農)이다. 아시는 분은 널널한 치과를 하겠다, 출장 다니는 치과를 하겠다고 한다. 자기 욕심을 줄인 것이다. 그런 분들에게 농사만 지으라는 건 말이 안 된다.

시골에는 농부만 필요한 게 아닙니다. 이발사도 필요하고 하물며 당구장 주인도 필요하다. 지금은 그런 사람들이 다 없고 농사꾼만 있으니까 시골이 힘든 것이다. 다양한 직군들이 내려가서 텃밭정도는 하면서 자기 직업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귀농이다.

“우리 국민 식량문제의 심각성 모른다. 반도체만 믿고 있다”

▶ 최근 쌀 수매제도가 없어지면서 농민들이 쌀을 갈아엎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농업문제, 식량문제에 대한 생각은?

- 자기가 가꾼 것을 하나의 생명으로 바라본다면 그렇게 갈아엎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마음이 오죽 상했으면 그렇게 했을까 싶다. 지금까지 쌀은 농촌 소득에서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된 부분이다. 그런데 쌀개방, 수매제도 폐지 등은 농업보호 보다는 반도체를 좀 더 파는 것이 낫다고 하는 국민들 인식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있다.

우리나라 지금 식량자급도가 24, 25% 수준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쌀을 빼면 7%, 8%도 안 된다. 심각한 상황이다. 그런데 국민들은 심각한 줄 모른다. 반도체만 믿고 있다.

▶ 최근 농민운동도 많이 약화됐는데

- 농업이 자꾸 약화되고 있는데 농민이 세질 리 없다. 옛날에는 그래도 학생들이 노동운동에 참여하듯이 농민운동도 많이 가고 농활도 많이 가고 했다. 요즘도 농활 잘 간다. 그런데 학점 받으려고 가는 농활이다. 그래서 농민들이 농활 오는 학생들 받기가 너무 힘들다고 한다. 다들 농업이 관심 있는 게 아니라 끌려오듯 오고 시간 채우러 온다.

“귀농인이 나서 교육문제 해소에 참여”, “자녀 서울대에 보내겠다고 하면 어려워”

▶ 귀농을 주저하는 이유 중 자녀 교육문제도 큰 애로사항인데

- 교육문제가 상당히 중요하다. 이에 농촌은 대안교육에 대한 운동도 많이 돼오고 있다. 그리고 기존의 농촌학교에 귀농자들이 운영위원회에 참여해서 귀농학교를 바꾸는 경우도 있다. 자기들이 직접 자원해서 방과 후 수업을 진행한다든지 해 이 문제들을 극복해 나가는 경우도 있다. 다들 도시에서 전문적인 일들을 하시다 오셨던 분들이라 다 가능하다.

경북 상주 귀농지원센터를 했던 임영학 씨 같은 경우도 자기 자식에게 문제가 곧 닥치니까 이 운동을 해왔고 강원 홍성에 귀농자들도 정부에 제안을 해 교육문제에 있어 여러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일하고 있다.

그런데 자기 자식을 서울대에 보내겠다고 할 경우 귀농은 어렵다. 나는 내 자식을 농사꾼으로 살면 더 좋겠다 하시는 귀농자들이 많다. 경북 봉화의 추성수 씨 아들 같은 경우는 자기가 자발적으로 학교도 그만두고 공부도 상당히 상위권에 있던 아이들이 결정해서 아버지와 기계를 전혀 쓰지 않는 농사를 시도하고 실험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돈으로 지원하는 것엔 부정적, 시스템적 지원체계 필요”

▶ 귀농자에 대한 정부지원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정부지원이 개선돼야 한다면 어떻게 개선돼야 하는가?

- 올해 귀농귀촌종합대책을 농식품부에서 발표했다. 2000만원에서 2억원까지 저리로 융자를 해 주고 빈집 수리비용도 500만원까지 지원하며 귀농학교를 교육비를 다시 돌려주는 등의 지원들이 있다. 교육비를 돌려주는 것은 교육을 받고 전입을 가족들이 다 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그리고 각 군마다 지원책이 따로 있다. 귀농지원조례가 지금 30 곳 이상 지역에서 만들어졌다. (전남) 강진군이 처음 시작했는데 이런 군들은 인구문제가 있어서 군이 통합될 위기에 처해있는 지역들이다. 그런데 지원방식은 천차만별이다. 강진군은 3천만원의 정착금을 융자가 아니라 그냥 준다. 어떤 곳은 정착금은 적게 주더라도 다른 부분에서의 지원부분이 많은 경우도 있다.

그런데 돈에 대한 지원은 저희는 부정적이다. 오히려 2차적인 시스템 지원체계를 갖춰주는 것이 더 필요하다. 당장 땅이 생겼는데 이 땅을 어떻게 할 수 없을 경우 자문이라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낫다.

자금지원에 편중될 경우 처음부터 귀농인이 시설투자를 위해 땅 사고 시설자금 융자를 받을 경우 그 사람은 빚쟁이가 된다.

“정부 귀농교육 지원으로 여러 곳에 귀농학교 생겨”

▶ 지금 귀농학교나 귀농관련기관 현황은?

- 귀농학교 수가 올해 많이 생겼다. 이는 올해 정부에서 귀농·귀촌 종합대책을 발표한 데에 기인한다. 그 전까지는 귀농에 대한 교육기관들이 별로 없었다. 이제 교육기관에 지원을 해 주다 보니까 많은 단체나 여러 곳에서도 지금 귀농학교를 많이 연 것으로 알고 있다.

▶ 귀농운동본부가 일반인에게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데 설립 배경은?

- 귀농운동본부는 농어업 관련 단체들이 모여서 도시에 살고 있는 젊은 사람들이 시골로 내려올 수 있도록 해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그래야 농촌이 고립되고 농업인구로 감소하는 상황을 조금이라도 해소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여러 단체가 모여 대책을 강구하고자 만든 단체가 귀농운동본부다. 여기에는 카톨릭농민회,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한 살림공동체 등 여러 단체들이 참여했다.

▶ 운동본부가 12년 동안 기수로는 51기까지 배출했는데 그 동안 귀농성과를 평가한다면?

- 구체적인 자료는 없지만 여기서 교육을 받은신 분의 20%~30%는 귀농하지 않았나 보고 있으며 올해 같은 경우는 더 많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요즘 귀농학교에 입학하는 분들 중 귀농을 바로 겨냥하는 분들이 많이 생기는 경향이다. 아무래도 정부 지원의 영향이 좀 있을 것 같다.

귀농 상담, “돈을 벌겠다고 하면 안 오는게 좋다”

▶ 귀농운동본부에 귀농문의를 해올 경우 어떤 부분을 주로 상담하는가

- 상담시 돈 때문이라면 오지 마시라고 한다. 저희는 돈 벌러 보내는 곳이 아니다. 돈을 버는 게 아니라 농사를 지으면서 평생을 살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오면 저희는 최대한 도움을 드릴 수 있다. 그런데 내가 돈은 얼마를 벌어야 되고 지원금을 1억은 받았으면 하시는 분들은 안 오시는 좋다.

▶ 교육과정은?

- 귀농학교는 1기당 2개월의 교육과정을 거친다. 1년에 4번 교육기수를 받는다. 이곳에 직영만 있는 게 아니라 부산귀농학교, 경남귀농학교, 광주귀농학교 이런 데서도 귀농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2개월 동안 교육은 주당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시간에 농협교육장을 빌려서 하고 있다. 교육비는 월 20만원이 소요된다.

▶ 귀농 하는 분들이 지역단위로 많이 뭉쳐져 있던데

- 귀농자가 아무도 없는 마을에 귀농자가 있을 수 없다. 비빌 언덕이라도 있어야 되는 이치다. 귀농했던 선배들이 비빌 언덕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귀농인이 많은 지역이 괴산, 문경, 상주 지역이다. 이는 귀농 선배들이 자꾸 그리로 가다 보니까 더 많아지고 그걸 소개로 해서 더 가니까 또 더 많아 지는 것이다. 무주, 진안, 장수도 비슷하다. 지리산 실상사의 경우에는 지나쳐서 거기는 포화상태이다. 마을에 인구가 엄청나게 늘어서 들어갈 데가 없고 땅값이 엄청나게 비싸져서 농사지으러 들어갈 수가 없게 됐다.

“정책입안자들이 생태적인 귀농에 대해 고민해 줬으면”

▶ 귀농운동을 하시면서 제도적인 면에서 어떤 뒷받침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 돈에 대한 지원, 해당 군의 인구가 주는 걸 막기위해 귀농인에게 돈으로 지원하기 보다는 국가가 시스템, 체계를 가지고 지원했으면 한다. 그리고 귀농과 관련된 활동 단체나 시민사회 세력들을 적극 활용하는 방향이 됐으면 한다.

그리고 농업 선택을 소득과 직업이란 관점에서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농촌공동체를 살리는 방향이어야지 한 사람의 농사꾼한테 소득을 안겨주는 정책을 펴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대규모 농사방식보다 소농을 직접 하고 계신 분들한테 도움이 될 수 있는 시스템과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 줬으면 한다. 저희가 이런 얘기를 자꾸 하니까 우리는 낭만적 귀농이라고 말하는데 낭만이 없으면 귀농을 왜 하나?

정책을 입안하는 분들은 생태적인 귀농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으면 한다. 어차피 농업은 돈이 되는 산업이 아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