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듬히 드러누워 MP3 음악을 들으며 노트북컴퓨터 화면을 보는 부처님을 보신 적 있습니까? 탱화(幀畵)라는 용어가 있지요. 절집을 자주 드나드는 불자이거나 전통미술에 관심있는 분은 많이 들어보셨을겁니다. 대웅전에 가면 신앙의 대상으로 불상이 봉안돼 있고 그 배경으로 걸린 그림을 말합니다. 또 불교에서 등장하는 사천왕 등을 그린 신중탱화도 있지요. 탱화가 아무렇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불교문화에 익숙치 않은 젊은층 가운데는 생경함을 느끼는 분들도 더러 있습니다. 대구.경북의 명산인 팔공산 자락의 한 사찰에는 이 탱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전혀 새로운 관점으로 내놓았습니다. 칠곡군 동명면에 위치한 묘향사는 얼마전 대웅전 석가모니불 뒷벽에 160여 개의 부처 탱화를 봉안했습니다. 이들 탱화는 기존의 엄숙하고 점잖은 전통탱화와 확연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어요. 학사모와 검은 가운을 입고 공부하는 부처가 있는가 하면, 산타클로스 모자를 쓴 부처도 보이고 술병을 든 부처, 의사가운 차림 등 현대적인 차림과 행동을 하고 있죠. 한편에는 가톨릭의 테레사 수녀 초상이 눈에 띄고 '화엄경' 경전에 나오는 진리의 구도자 선재동자는 소(牛) 대신 인라인스케이트나 스케이트보드를 탑니다. 사찰 주지 혜민 스님은 새로운 탱화를 봉안한 취지에 대해 "현대인들이 불교의 여러 장점에 대해 알면서도 선뜻 사찰을 찾지않아 이들을 이끌어 내는 한 방법으로 불교의 현대화를 계획했다"고 말합니다. 스님은 3년 전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한국화가인 문봉선 화백의 작품을 보고 우리 시대에 맞는 새로운 형식의 탱화를 그려 달라고 부탁했다고 합니다. 그는 "불교와 다소 거리감을 느끼는 젊은층과 현대인들이 새로운 개념의 탱화를 보면서 종교의 참 의미를 생각해 보기를 바랍니다"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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