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선비들은 귀신을 봤다
직접 귀신을 본 적은 없더라도 주위에서 귀신을 봤다는 이야기,
옛날부터 전해 오는 귀신 이야기 등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귀신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관심과 호기심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연 귀신은 있을까, 없을까.
조선의 유학자들은 명확하게 “있다”고 답했다.
불교와 도교 문화에 젖어 있던 사회를 유교적으로 개조하는 데 온 힘을 쏟았던
조선 건국의 주체들은 정치적, 사상적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귀신론’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새로운 사회에서 백성을 다스리려면 생사관(生死觀)이 들어 있는 이론이 필요했다.
삶과 죽음을 담고 있지 않은 사상은 결국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조선의 선비 귀신과 通하다’
는 조선조 학자들이 주장하는 여러 귀신에 대한 이론적 설명과 다양한 귀신담을 소개한다.
괴물류의 귀신, 원혼 귀신, 조상 귀신 등이 등장한다.
‘귀신’하면 두렵고 무서운 이미지만 떠올리기 쉽지만 인간들의 삶을 보살피는 고마운 귀신도 있다.
생전에 받지 못한 사랑을 받기 위해,
더 많은 사랑을 주고 싶은 마음에 인간 세상을 떠나지 못한 가여운 귀신들도 있다.
여성 원혼귀 이야기는 그 시대 여성들에 대한 차별의 증거다.
인간의 적나라한 성적 욕망이나 쾌락의 욕구를 드러내는 귀신 이야기는
사회의 근엄한 예법과 질서에 대한 저항이다.
저자는 자신이 모은 조선 시대 원혼담을 통해 이야기가 떠돌았던
당대의 사회적 모순과 왜곡된 지배 구조를 짚어낸다.
단순히 무섭고 두려운 영혼 이야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정치, 사회, 종교를 훑는다.
개인적인 체험도 소개한다.
귀신에 씌어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난 친척 이야기, 동네 시장 할아버지가 겪은 귀신 등을 담았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