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과女
터놓고 하는 수다 2006/12/06 21:37   http://blog.azoomma.com/esook1143/237779
      그 남자
      첫눈을 기다리기엔 너무 이른가?
      날씨가 많이 흐리네
      그래도 비는 오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비는 너무 쓸쓸해
      가을엔 더 그래
      하긴..
      비가 쓸쓸하지 않은 계절이 있었던가?
      "내리는 눈밭에서"라는 시
      미당 서정주는 그렇게 노래했지..
      '괜찮다..괜찮다..괜찮다..괜찮다..'
      그런데 비는
      가을에 오는 비는
      나한테 자꾸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아서
      울어도 괜찮다..울어도 괜찮다..
      아직도 나는 그래
      냉장고에 붙여 놓은 폴라로이드 사진이
      뚝하고 떨어질 떄마다
      그 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너를 발견할 때마다
      울고 싶어지지
      한번쯤은
      '눈이 따갑다..눈에 뭐가 들어갔다..'
      그런 핑계없이
      목구멍이 따갑게 울어 봤으면.
      짧다는 가을도 나한텐 너무 길고
      이별도 나한텐 너무 길다.
        그 여자
        창문을 열었더니
        하늘이 바로 머리 위에 있네.
        처음 우리가 사랑하게 됐을 때
        니가 준 짧은 편지가 생각난다
        구름낀 하늘을 찍은 사진 위에
        넌 두꺼운 매직으로 그렇게 써 놓았지.
        "이건 흐린 가을 하늘에 쓰는 편지야.
        나는 너를 좋아해"
        사랑한다는 말이
        세상엔 그렇게도 흔한데
        넌 끝까지 좋아한다고만 말했어
        '좋아해.좋아해'
        슬프다는 말이나
        마음이 아프다는 말 대신
        언제나 그렇게만 말했지.
        '괜찮아 괜찮아'
        비를 잔뜩 머금고도
        빗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이런하늘을 보면
        니 생각이 나.
        목까지 울음이 차 있어도
        끝까지 괜찮다 말하던 니 표정도 기억나.
        두고두고 나를 미안하게 만들던 그 때의 니 얼굴이
        이런 날엔...
        가끔 생각나.
        **이미나의 "그남자 그여자**중에서

    편지지: *:.:*♡ 37red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