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첫눈을 기다리기엔 너무 이른가?날씨가 많이 흐리네그래도 비는 오지 않았으면 좋겠는데..비는 너무 쓸쓸해가을엔 더 그래하긴..비가 쓸쓸하지 않은 계절이 있었던가?"내리는 눈밭에서"라는 시미당 서정주는 그렇게 노래했지..'괜찮다..괜찮다..괜찮다..괜찮다..'그런데 비는 가을에 오는 비는나한테 자꾸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아서울어도 괜찮다..울어도 괜찮다..아직도 나는 그래냉장고에 붙여 놓은 폴라로이드 사진이 뚝하고 떨어질 떄마다그 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너를 발견할 때마다울고 싶어지지한번쯤은'눈이 따갑다..눈에 뭐가 들어갔다..'그런 핑계없이목구멍이 따갑게 울어 봤으면.짧다는 가을도 나한텐 너무 길고이별도 나한텐 너무 길다.그 여자창문을 열었더니 하늘이 바로 머리 위에 있네.처음 우리가 사랑하게 됐을 때 니가 준 짧은 편지가 생각난다구름낀 하늘을 찍은 사진 위에넌 두꺼운 매직으로 그렇게 써 놓았지."이건 흐린 가을 하늘에 쓰는 편지야.나는 너를 좋아해"사랑한다는 말이 세상엔 그렇게도 흔한데넌 끝까지 좋아한다고만 말했어'좋아해.좋아해'슬프다는 말이나마음이 아프다는 말 대신언제나 그렇게만 말했지.'괜찮아 괜찮아'비를 잔뜩 머금고도빗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이런하늘을 보면니 생각이 나.목까지 울음이 차 있어도끝까지 괜찮다 말하던 니 표정도 기억나.두고두고 나를 미안하게 만들던 그 때의 니 얼굴이이런 날엔...가끔 생각나. **이미나의 "그남자 그여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