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과女
터놓고 하는 수다 2005/05/01 20:59   http://blog.azoomma.com/esook1143/191102

*그 남 자*

 

그녀가 또 늦습니다.

벌써20분 경과..

이 지각쟁이! 게름뱅이! 궁벵이!

 

아마 학교 다닐때도

보나마나 지각 대왕이었을겁니다.

안 봐도 다 알죠.

매일 아침마다 허둥지둥 헐레벌떡

막 뛰어오다가 넘어진 적도 여러번이거든요.

 

솔직히 말하자면 학교 다닐땐,

나도 좀 유명 했어요. '지각윤'이라고

 

하지만 요즘은 안 늦죠.

그건 소풍가는 날 일찍 일어나는거랑

비슷한 원리라고 할수 있는데요.

그녀를 만나러 나오는 거니까~~

 

그렇잖아요. 내가 늦게 나오면

그녀가 혼자서 길거리에 서 있을텐데...

그건 안되죠.

 

그런데 요즘은 하도 그녀가 늦으니까

'나도 아예 10분쯤 늦게 나갈까'

그런 생각도 가끔 들긴 하더라구요?

하지만 그래도 혹시나..혹시나..하는 생각 때문에

오늘도 이렇게 하염없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휴..

문자 메시지나 한 통 보내줘야겠습니다.

차가 막혀서 나도 20분즘 늦을 테니까

천천히 오라고

또 뛰어 오다가 넘어지지 말라구요.

 

*그 여 자*

난 원래 지각 같은 거 안 하는데

남자친구랑 만날 때면 꼭 이래요.

 

나오려다 보면 앞머리가 이상하고,

나오려다 보면 눈썹이 짝짝이 같고,

또 나오려다 보면

신발이 너무 튀는 것 같고,,

 

그렇게 현관을 몇번 들락거리다 보면

시간은 훌쩍 지나가 버리죠

 

오늘도 20분쯤 늦었거든요.

약속 장소로 정신 없이 뛰어가는데

저만큼에, 전화기를 들고 있는

남자 친구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나왔어!!"

막 소리를 지르려는데 메시지가 도착했어요.

그런데 내용이..

자기도 아직 도착하지 못했다고

천천히 오라고,

 

바보같이..

가뜩이나 미안해 죽겠는데, 내맘 편하라고 거짓말까지..

 

코끝이 시큰해져서 남자 친구의 등 뒤에 숨어

문자 메시지를 한 통 보냅니다.

 

"있잖아.. 난데..지금 절대 뒤돌아보지 마..

돌아보면 나 너무 미안하고 고마워서

확 녹아 버릴지도 몰라.ㅜㅜ"

 

버튼을 꾹 눌러 메시지를 보내며

다시 한번 결심합니다.

다음엔, 꼭 내가 먼저 도착해서 기다려야지...

 

 

----------------------이미나---------------(그 남자 그여자 )중에서-----------